안국동에서 걸어 나오다가 발견한 만두집이다.
간판도 없지만 뭔가 특이한 집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들어갔다.
사장님은 한국 분이라고 하는데, 일하시는 분들 두 분은 중국에서
건너온 천진 요리사라고 한다. 한국어를 전혀 구사할 줄 모르신다.
그래도 1번~4번까지의 메뉴를 직접 손으로 가리키시며 주문을 받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을 듯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내 얄팍한 중국어로는 속 재료와 육즙...
이렇게 궁금한 점들을 전혀 물어볼 수 없었다는 것...-.-;
내부는 좁지만, 특색있는 물건들이 시선을 끈다.
오래된 전화기도 그렇고~값 나가 보이는 고가구도 그렇고...
더욱 시선을 끄는 건...아주머니들의 사진...-.-;
직접 찍은 사진을 걸어두면 좋을 텐데...프린터로 뽑은 사진을 붙여두니
현상수배 사진 같았다는...-.-;;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삼선해물포자와 야채지짐만두~
삼선해물포자를 비롯한 포자(보통 발효된 밀가루 반죽을 이용해
피를 만들어 속을 채운 만두를 포자라고 함, 교자와는 차이가 있음)
종류들은 미리 만들어서 따뜻하게 데워주기도 하는데, 우리가 갈 때는
갓 쪄낸 빠오즈를 내오셨다.
그리고 야채지짐만두의 경우에는 주문을 받자마자 바로 철판에 피를
놓은 후 소를 올려서 기름에 지진 후 나온다. (모양은 우리가 먹는 수수
부꾸미와 비슷~)
개인적으로 두툼한 만두피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먹은 만두는
두툼한 피가 매력적이었다. 육즙이 가득 담긴 편은 아니지만, 흘러나오는
육즙을 두툼하고 쫄깃한 피가 어느 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먹기에 좋았다. 삼선해물포자는 맛과 향 모두 첫 느낌이 상당히 독특했다.
민감한 사람에 따라서는 역하다 싶을 정도...하지만 먹을수록 당기는
맛~ 마른 고추를 기름에 절인 것과 함께 먹으면 개운하다. 하지만 다음엔
고기만두를 주문하고 싶다.
야채지짐만두는 부추가 가득 들어있는 군만두로, 속이 꽉 차 있어서
스며나오는 육즙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만두였다. 다만,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간장은 적당량만 찍어서 먹는 것이 좋고, 먹은 후 기름진
느낌을 받았다면 처음 나오는 자스민 차로 개운함을 달래는 것이 좋다.
중국 텐진의 정통 빠오즈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정통 요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보통 정통 요리를 추구한다고 현지인을 데리고 오는 경우엔
한국 사람들 취향에 맞게 음식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서...-.-;)
그래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특색있는 만두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중국에서는 훨씬 저렴하겠지만...-.-;
*위치-정독 도서관에서 조금 내려와 사잇길로 들어가면 됨~
아마 예전 먹쉬돈나 자리인 듯 싶은데, 바로 앞집은 라면 땡기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