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봉
나주터미널에서 기다리던 황현필님의 차를 타고 해남으로 가 어둠속에 이리저리 헤매다가 지도를 몇차례 검토한 끝에 자경동고개라고도 하는, 좁은 시멘트임도가 넘어가는 바람재를 간신히 찾는다.
감기라도 걸렸는지 으슬으슬한 추위를 느끼며 배낭을 놔두고 반대쪽 숲으로 들어가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올라가면 곳곳에 커다란 편백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앞을 막는다.
유난히 어두운 밤눈을 탓하며 나뭇가지에 걸려 번번히 벗겨지는 헤드랜턴을 찾아서 흐릿한 족적 따라 쓰러진 나무들을 넘어 땅끝기맥상의 첨봉(352m)으로 올라가니 화원지맥을 알리는 이정판이 서있다.
날이 밝으면서 나타나는 흐릿한 족적들을 보며 서둘러 앞서간 일행들을 따라가다 남서쪽 지능선으로 잘못 꺽어 덤불속에서 헤메이고는 묵은 임도를 만나 힘겹게 바람재로 내려간다.
막걸리 한컵씩을 돌려 마시고 무덤가에서 억새숲으로 들어가 흰 비닐끈이 매어져 있는 능선으로 들어가면 잡목과 온갖 가시나무들이 사방에서 찔러댄다.
▲ 첨봉 정상
▲ 바람재
- 깃대봉
땀을 흘리며 가파른 능선을 지나 오래된 삼각점이 있는 깃대봉(388.3m)을 오르고 흐릿한 산길을 따라 무덤을 지나서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건들재로 내려선다.
통신탑이 서있는 고갯마루에서 막걸리와 간식을 먹고 마루금과 가깝게 지나가는 임도를 따라가니 멀리 서기산이 뾰족한 모습으로 서있고 월출산은 박무속에 흐릿한 모습만 보여준다.
개들이 짖어대는 목장들을 지나 포장도로와 만나서 상가저수지를 바라보며 구룡목재 고개로 올라가면 땅끝기맥과 화원지맥에 대한 안내판이 서있어 눈길을 끈다.
가시덤불이 극성을 부릴 낮은 능선을 피해 물결이 출렁거리는 상가저수지를 보며 상가마을로 들어가 팽나무 보호수를 구경하며 능선으로 들어가다 빽빽한 산죽숲에 막혀 돌아온다.
멀리 땅끝기맥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200년도 넘었다는 옻나무 보호수를 지나 한동안 가파른 시멘트임도를 타고 196봉과 185봉을 우회해 능선으로 붙으니 그런대로 흐릿한 산길이 이어진다.
▲ 깃대봉 정상
▲ 건들재
▲ 임도에서 바라본 덕음산과 416봉
▲ 구룡목재
▲ 상가저수지
▲ 수령 350년이 넘었다는 팽나무 보호수
▲ 국화가 만발한 상가마을
▲ 수령 200년이 넘었다는 옻나무 보호수
- 덕음산
무심코 덕음산 갈림길을 지나 축대가 남아있는 안부를 지나고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곳곳의 전망대로 올라서면 첨봉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덕룡-주작산을 지나 두륜산과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앞에 암봉으로 높게 솟은 416봉을 덕음산으로 착각하고 올라가다 뒤늦게 알아채고는 배낭을 벗어놓고 아무것도 없는 덕음산(327m)을 다녀오느라 30여분을 쓰고만다.
갈림길로 돌아와 빽빽한 산죽들을 헤치고 416봉으로 올라 험한 암릉들을 크게 우회해서 도는데 직접 오른 일행들의 이야기로는 조망이 대단히 좋았다고 해 아쉬워진다.
암릉지대를 우회하다 나침반 한번 확인도 안하고 무심코 서쪽 지능선으로 꺽어 한동안 산죽숲을 떨어져 내려가다 30여분을 허비하고 힘겹게 능선으로 되올아온다.
원형 하천정비표석이 놓여있는 383.7봉을 지나고 부처손이 무성한 넓직한 암릉지대로 내려가니 앞에 금강산과 만대산이 모습을 보이고 지나온 능선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 416봉 오르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남읍과 녹우단
▲ 전망대에서 바라본 병풍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룡-주작산과 백호저수지 옆의 지나온 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기산
▲ 당겨본 덕룡-주작산
▲ 땅끝기맥의 산줄기
▲ 덕음산 정상
▲ 416봉 지난 암릉에서 바라본 덕룡-주작산
▲ 암릉에서 바라본 금강산과 만대산
- 만대산
중간중간 족적이 사라지는 산죽지대에 신경 쓰며 275봉을 넘어 미리 점심을 먹던 일행들과 만나 꽁치찌개 라면으로 빈속을 채우고 독한 포도주로 피로를 달랜다.
미열과 함께 욱씬거리는 몸살 기운을 느끼며 밑으로 해남터널이 지나가는 13번 국도상의 우슬치로 내려가니 광주 5.18항쟁 때의 사적비가 서있어 그날의 참상을 떠올리게 해준다.
시멘트계단들을 지나고 산으로 들어가 전지가위로 무성한 가시덤불들을 뚫고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면 해남읍 일대가 시원하게 펼져지고 멀리 두륜산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학생교육원에서 오는 일반등로와 만나 흰줄들이 얼기설기 쳐져있는 산길을 지나 조망이 트이는 447봉으로 올라가니 금강산과 만대산이 가깝고 흑석지맥 너머로 월출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반질반질한 산길 따라 바위들이 줄줄이 서있는 삼형제바위를 지나고 전망대 데크가 있는 만대산(493m)으로 올라가면 역시 해남 일대가 발밑으로 시원하게 펼쳐지고 맞은편으로 뾰족 솟은 금강산이 가깝게 모습을 보인다.
▲ 우슬치
▲ 우슬치의 5.18민중항쟁 사적비
▲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남읍과 남각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땅끝기맥과 지나온 마루금
▲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산
▲ 447봉에서 바라본 해남읍내
▲ 447봉에서 바라본 땅끝기맥
▲ 전망대에서 바라본 흑석산과 월출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두륜산, 대둔산과 왼쪽 뒤의 완도 상황봉
▲ 만대산 정상
- 금강산
뚝 떨어지는 산길을 서둘러 뛰어 내려가 378봉을 넘고 가파른 산길 따라 전위봉들을 지나서 419봉으로 올라가니 만대산에서 이어온 능선이 가깝게 펼쳐지고 앞에 금강산이 지척으로 보인다.
헬기장이 있는 죽산성터를 지나고 곳곳의 암릉 전망대에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다 반대에서 오는 산객들을 지나쳐 나무데크가 있는 금강산(482.8m)으로 올라가 정상석을 만난다.
역마산으로 이어지는 화원지맥의 산줄기를 내려다보며 막걸리를 돌려마시고 통신탑이 서있는 전위봉으로 올라 고대하던 금강산의 일등삼각점(해남11/1990복구)을 알현한다.
잘나있는 산길 따라 밧줄이 쳐져있는 짧은 바위지대를 넘고 완만해진 능선을 따라가면 산길은 290봉 전 송전탑에서 왼쪽으로 도망가고 다시 지겨운 가시덤불숲이 이어진다.
▲ 419봉 정상
▲ 암릉에서 뒤돌아 본 419봉과 만대산
▲ 암릉에서 바라본 금강산
▲ 암릉에서 바라본, 금강산에서 역마산으로 이어지는 화원지맥
▲ 암릉에서 바라본, 두륜산으로 이어지는 땅끝기맥
▲ 금강산 정상
▲ 금강산에서 바라본 해남읍과 두륜산
▲ 금강산에서 바라본 통신탑봉과 영암호
▲ 금강산에서 바라본 흑석지맥
▲ 금강산에서 당겨본 덕룡-주작산
▲ 통신탑봉에 있는 일등삼각점
- 장성마을
290봉을 올라 가위전지로 빽빽한 가시나무들을 자르며 이리저리 갈만한 곳을 찾아 무덤들을 지나서 비포장임도가 넘어가는 아침재로 내려선다.
오후 들어 바람이 불고 쌀쌀해진 날씨를 느끼며 시간이 부족해 평화목장을 지나 뚜드럭재로 이어지는 왼쪽의 임도를 타고 255봉을 우회하기로 한다.
무덤가에서 마지막 막걸리를 다 돌려마시고 임도를 한동안 따라가면 지형도와는 달리 임도는 장성저수지를 오른쪽으로 끼고 256봉과 점점 멀어지지만 화원지맥 종주를 하는 게 아니라는 핑계로 위안을 삼는다.
찬바람에 덜덜 몸을 떨며 장성마을로 내려가 마침 지나가던 마산택시를 잡아 바람재에 세워놓은 차를 회수하고 나주에서 이고장 명물인 곰탕으로 뒷풀이를 하고는 예애해둔 기차를 탄다.
첫댓글 컨디션도 안좋은데 3번의 알바까지 하시궁 고생하셨어요
킬문님 평소 운동량을 좀 줄이시면 좋겠다는 생각 입니다만...
요새 운동 안해서 배만 나옵니다. 지금은 독감으로 조깅도 못하고...ㅠㅠ 알바는 2번...^^
@킬문 첨봉 하산중 알바 덕음산도 알바 416봉 우회 알바 합 3번 ㅠ
ㅎㅎ 맞네여~~ ^^
서산 금강산.
해남 금강산
부칸 금강산
도대체 언넘이 원존지?
잡목 때문에 고생하셨네요 남쪽이라 그런지 다행이도 눈이없네요.
따라갈까 말까 한참쟀었는데.. ㅎㅎ
북한 금강산이 원조겠지. 해남 금강산도 낮지만 조망이 좋아요...
낙남정맥 옆구리 김해에두 금강산이 또하나 있어유
@캐이 오마나! 남한에만 3개씩이나..ㅋㅋ
나중에 산행기를 더 잘 살펴보고요,같은 길을 한 번 가야겠습니다.이번 주에 가시면 저도 갔을텐데~~덕분에 조망을 시원하게 하고 갑니다.
한번 가보십시요. 정말 해남의 진산입니다.
앞만 보고가는 산행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알바를 많이 하는 편이라..
준비해간 산행지도를 꼼꼼히 살피면서 산행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올해 두번째 산행을 동행하게 되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것저것 고생 많으셨습니다. 곰탕도 잘 먹었구요...^^
역시 주작-덕룡이 공룡 돌기처럼 뾰족뾰족하군요.
그 해남, 영암쪽에 월출,주작,덕룡,달마 같이 바위산 믾은게 특이합니다.
금강산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
이쪽 산들 아주 알이 꽉찾네요.
어지간해가꾼 명함 내밀지 못할것같아요~~ㅎ
ㅎㅎ. 캐이님이랑 같이 가셨군요, 캐이님 산행기 보고 나는 누구랑 같이 갔나 했는데, 먼곳까지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