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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컨퍼런스 파이널을 보면서 가장 흥미있게 지켜보는 부분은
제임스 하든이 미친듯한 집중력으로 스탭백 롱2나 3점을 때려 박아 넣으면서 가끔 보여주는...
해설자가 외치는 stirring... 혹은 쿠킹 댄스/ 셀레브레이션입니다.
저는 그걸 볼 때마다 진심 제 머리통안에 빡이 돌곤 하는데요.
특히 하든이 오라클에서 저짓을 하고 있으면 말이죠.
왜냐 하든이 하는 세레모니의 원조는 베이에어리어 출신 어느 괴짜 래퍼거든요.
베이 지역에 살고 로컬 힙합에 조금만 아시는 분이라면 Lil B라는 래퍼를 알고 있을겁니다.
여기 이 gif파일로 보이는 우스꽝스러운 기믹을 한 인디펜던트 래퍼예요.
10여년 전 베이 지역에서 The Pack 이라는 10대 소년으로 이뤄진 힙합 그룹 일원중 한명이였으며,
신발 브랜드 중 하나인 Vans 라는 노래 제목으로 한 때 인기를 끌곤 했었습니다.
베이 지역 힙합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미국 힙합 메인스트림에 중심이 된 적 없었지만
베이 지역을 대표하는 래퍼인 Mac Dre나 E-40, Too $hort의 히트곡을 들어보면
하이피 무브먼트 (Hyphy Movement) 기조의 심플한 베이스가 주가 되며 익살스럽기도까지 한 전개로 유명하구요.
요새는 HBK Gang이라는 크류에 Sage the Gemini나 iamsu! 같은 래퍼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같은 서부지만 LA와는 확연히 다른 아이덴디티가 있고
어쨌든 Lil B 역시 베이에어리어 출신으로써 미국 힙합씬 음지(?)에서 가장 이름을 떨치고 있는 래퍼입니다.
미국 힙합씬을 조금 더 자세히 아시는 분이라면, 간단히 말해서 Lil B는 조롱거리 대상입니다.
덜 간지나게 생긴 외모에, 랩을 잘하지도, 괴랄한 비트초이스에, T
he Pack 이후 한 홀로서기를 SNS를 통해
(아직도 이 친구는 어떤 레이블에도 소속되지 않은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입니다)
"평균 이하의" 믹스테잎을 "엄청난 양"으로 쏟아 내고 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Lil B가 뜨기 시작한 시점인
10-11년 즈음엔 이상한 신조어를 만들어 내거나,
예: Swag란 단어를 당연히 그가 만들어 내진 않았지만
이 단어를 전세계 유행어로 된 계기의 상당수 지분은 Lil B에게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혹은 남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자기 자신을 Based God 이라고 자칭하며
대부분 힙합팬들이 보기엔 쓰레기로 보일수 있는 컬트적이고 weird한 분위기를 내며
이런 덜 떨어진, 덜 완성된, 반 사회적인 소수 혹은 다수의 추종자들을 만들어 내기까지 이르렀는데요.
쿠킹 댄스는 Lil B가 홀로서기에 성공한 2010년경에 만들어낸 춤이며,
이 친구가 이 동작을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NFL에서 터치다운을 하거나,
고딩 농구 올스타, NCAA 선수들로부터 멋진 플레이가 나올 경우 밥그릇을 들고 먹는 시늉을 하는,
소위 말하는 식은죽 먹기다! 라고 외치는 쿠킹 댄스가 유행을 타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것을 시그네쳐 무브로써 터프한 상황에서 슛을 꽃아 넣을때 여지없이 보여주는 선수는 제임스 하든이구요.
동영상 올리는 법을 몰라서 링크만 걸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ghGHHBO_nU
이건 Lil B의 쿠킹댄스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t=21&v=4zN6mEQ8m9A
두번째는 쿠킹댄스 튜토리얼
https://www.youtube.com/watch?v=RaajaP43ILw
세번째는 complex 매거진에서 Lil B가 제임스 하든을 Call out한 내용입니다.
이번 사건을 잘 요약해놨으니 시간 없으시면 이것만 보세요
보시다시피 이런 조악한 영상들 때문에
Lil B를 인터넷 랩스타로 혹은 수많은 안티팬을 양산해낸 계기가 되었고,
더 게임을 비롯해서 조이 배드에스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래퍼들에게
까임/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글쎄요... 제가 보는 Lil B 역시 대중적인 의견과 비슷하기에 제가 직접 찾아 듣진 않겠지만,
이 친구를 보다보면 자기 머릿 속에 나오는 아이디어를
자기 혼자 활동하다보니 세련되게 가공해내지 못했을 뿐이지
Lil B가 마구 뿌린 (?) 아이디어를 레퍼런스 삼아 짭짤하게 재미 본 메인스트림 케이스도 상당수를 봐온봐.
특히 2010년 이후 Lil B보다 훨씬 더 뜬 래퍼들은 더더욱 이부분에서 자유로울수가 없다고 생각하구요.
어찌보면 획일화 되어 있는 음악 시장에서 저 멀리 떨어져
혼자 자유롭게 자기 음악을 막하고 있는 Lil B를 보자니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똑똑하고 개성있는 아티스트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까 언급했듯 일부러 찾아 들으며 친구들에게 추천하진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이런 듣보잡 허접 래퍼가 뭐길래 쿠킹 댄스의 원조라고
왜 자신에게 크레딧을 주지 않는거냐 라고 투덜 된다고 하더라도
그럴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쿠킹 댄스는 정말 재밌고 간단하면서 창의적인 (?) 춤이였고,
하든이 지금까지도 말도 없이 도용한건 사실이거든요.
하든이 첨부터 쿠킹 세레모니를 Lil B로부터 레퍼러슨를 가져왔다 라고 언급하면 바로 끝날 일이였을텐데...
NBA에서의 하든과 랩게임에서의 Lil B의 위치는 넘사벽이니
하든 본인이 언급을 하면 자기 손해라고도 생각 할수도 있겠죠.
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제게 있어서 Lil B의 컬트적인 조악함을 더욱 옹호하게 만드네요.
그보다 훨씬 더 랩 잘하면서 Lil B가 뿌린 키치적인 아이디어를 아무말 없이 차용하며
이제와서 그를 물로 보는 래퍼들을 보면 더더욱요.
어쨋든... 이번 컨퍼런스 파이널의 사이드 스토리로 Lil B는
자신의 쿠킹 댄스를 도용한 하든에게 BasedGod의 저주를 내렸습니다.
http://bleacherreport.com/articles/2476407-lil-b-will-attend-rockets-warriors-game-5-as-james-harden-curse-looms
그리고 내일 5차전에 휴스턴 벤치 근처에서 관람을 한다고하구요.
결과야 어찌되었든 이렇게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니 하든이 어떤 세레모니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하고
쿠킹 세레모니에서 만큼은 Lil B 앞에서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여줬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혹시 5차전에서 게임 위닝샷 꽃아 넣으면서 쿠킹 세레모니를 보란듯이
오라클 관중들 앞에서 펼쳐보인다면 진짜 얕은수이지 않을까 싶어요.
첫댓글 ㅎㅎ 오랜만에 LeanPowe님의 글 보니 너무 방갑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Lil B 관련 뉴스가 블래쳐 리포트에 떴길래, 힙합쪽에는 관심없어서 그냥 헤드라인만 보고 넘겼는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얼마전 2라에서는 오스틴 리버스가 휴스턴이랑 할때 쿠킹 세레모니를 하던데;;; 하긴 2차전 오라클안에서 하든이 쿠킹세레모니를 소심하게 하긴 했었던 것같아요. Lil B가 신경쓰여서 그런건가? ㅎ 암튼 오늘 경기에서는 워리어스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하든이 오라클안에서 쿠킹세레모니하는 모습을 안봤음 좋겠네요.
이런건 대체 어떻게 아는거죠? ㅋㅋ
허허 성지순례왔습니당
이 글대로 정말 저주를 한거라면 그게 사실이라면 무섭네요. 그 저주는 하든에게 14턴오버,, NBA플레이오프 역사상 최다 수치의 턴오버를 안겨주었네요. 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