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9 화요일
오전에 배방산을 내려와 솔치고개에서 태화산으로 들어간다.
정상이 10여분 거리에 아산(太華山461m)과 천안(泰鶴山455m)에서 산명을 달리하고 고도도 달리한다. 경계를 가운데에 두고 벌어지는 두 지자체의 고집이 볼만하다.
가야산의 경우도 성주군(七佛峰1432m)과 합천군(上王峰1430m)이 서로 지척간에 봉우리를 달리 하지만 산명은 같이하고 봉우리 명칭을 달리한다. 합리적인 것 같다.
나는 경계를 기준으로 산이름을 부르겠다. 지금 우리는 태화산권내에 서있다.
솔치고개에서 태화산 오르는 길은 참 유순하다. 동네 뒷산 오르는 기분이다. 승용차 몇대는 주차할 수 있다.
서울에서 일찍 출발했기에 배가 많이 고프다. 솔치고개를 떠난지 10여분만인 12시5분경 석창형이 나눠 준 뚜레쥬르 빵 2개씩을 맛있게 먹고 커피로 입가심까지 마쳤다.
먹은 빵중에 소보로빵이 있다. 소보루빵을 보면 군대생활이 생각난다. 내가 공군에 입대하여 훈련시절 취침 직전에 소보루빵 2개씩을 받는다. 참 꿀맛이다. 그런데 얘기는 그빵을 수령하러 가는 당번일 때 짐짓 흐뭇한 것이다. 이유는 빵을 수령하여 내무반까지 올 때 바켓을 자꾸 흔들고 동료들에 나누어 줄 때 빵을 흔들면 소보루 가루가 많이 떨어진다. 그빵가루를 먹으면 배부르고 고소하고..... 많이 먹으면 설사 복통으로 고생 하는데 당번 때는 또 먹고 고생하고 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늘 그얘기로 한바탕 웃었다.
산행중 가끔 고달픈 환경에서 살아가는 나무들을 보는데 오늘은 위와 같은 소나무 뿌리를 만난다. 우리네 인생과 다를 것이 없다.
솔치고개 떠난지 40여분후 12시32분에 235봉을 밟는다. 겨우 900m를 걸었다. 물론 점심을 먹느라 늦었다.
오후1시11분 376봉 쉼터에 이른다. 솔치고개까지 2.8km지점이니 정상까지는 반도 안된다.
왼편 아래로 호서대학교가 보이고 오른쪽으론 망경산과 설화산 그리고 수철저수지가 우리와 같이한다.
1시25분 두번째 헬기장과 정상 0.5km이정표가 우리를 반긴다.
호서대 내려가는 안부 바로 위에 이 산에서 흔치 않은 소나무가 몸매를 자랑한다.
카터로 솔치고개 떠난지 1시간 40분만인 1시35에 太華山461m 정상에 선다. 건너편 천안쪽의 태학산이 손짓하고 오른쪽 저만치 망경산이 우뚝 서 있다. 이산중에 3번째의 헬기장도 여기있다.
1시40분 태화산에서 잠시 내리다가 조금 오르면 泰鶴山455m이다.
아산의 산들은 산마다 그만한 정상석을 세우는데 천안은 산마다 일률적으로 여기 아래같은 모양의 정상석을 설치했다. 규모도 그렇고 글자도 모양도 정말 짜증난다. 천안시의 담당자는 부근 지자체의 산에서 보고 느꼈으면 한다. 이정표도 그렇고.....
또 하나는 앞서도 거론 했지만 아산시와 협의해서 산명은 같이하고 봉우리 이름만 달리했으면 하는데 어떻하신지...... 합천 가야산을 한번 보심이 어떨지.......
정상 바로 옆 팔각정은 운치가 그만이다. 바로 하늘이 지척이다. 여름에 시원할 것같다.
석창형이 휴양림에 도착했다는 연락이다. 아마 지금쯤 마애불을 감상할 것같다. 그럼 태학사 쪽으로 하산하는게 좋겠다.
2시40분 태학사와 법왕사에 이른다. 하나는 태고종이고 다른하나는 조계종이다. 마애불은 서로가 자기들이 관리한다고........ 모양새가 좀 그렇다.
2시48분 오늘 배방산-태학산 종주 산행에 4시간 소요 됐다.
성재산과 배방산성을 놓고 왔지만 우리59mt 멋진 산행이다. 오래 오늘 같았으면 한다.
태학산 휴양림 숲속의 집은 숙박은 아니되고 낮동안만 빌려준다. 왜 그런지 아쉽다. 우리 다른생각하며 한바탕 웃었다.
천안 가는 차편이 2시간이나 남아서 삼태리 입구까지 걸었다. 풍세입구에서 승용차 한대 발견하고 통사정하여 남관리까지 얻어탔다. 잠시뒤 택시로 천안에 도착하여 생선구이로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5시에 전철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