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많은 사연이 있었던 하루~!
셋째언니의 생일
자매들이 모두 모여 축하연을 열었다.
맛깔난 한정식에 전통 우리 찻집까지!!
두루 걸치며 수다삼매경...종로소재 조계사에서
저녘 예불까지 마치고 마감을 했다.
아들가족의 방문으로 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연거푸 여고동창모임(강원.원주)
아들 초등시절 모친모임 번개팅(서울 성동구 자양동)
그리고 다음날 어제 셋째언니 생일 축하연(인사동)
동분서주 했다.
몸이 아우성 이련만 마음이즐거운 때문인지 견딜만 하다.
옆지 새벽근무라서 새벽 3시 기상!
출근 하자마자 컴앞에 앉은 나를본다.
그리고 어젯일을 회상하며 자판을 두둘긴다.
참으로 만나기 힘든 인연들을 만나고 보살피고
헤어지고...이건 도무지 인연법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일!
어디사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도 건네고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 "조계사"가 있기에 더 의미가 깊다.
사계절은 물론 때마다 변화무쌍한 조계사 풍경..유명한 사찰다운 면모를 과시나 하듯
오색찬란한 등달기로 하늘을 뒤덮고 주변의 조경과 오색등이 함께 어우러진 조계사
저녘 여섯시에 울리는 종소리...은은하게 울려퍼진다.
뎅!뎅!뎅!
뒤이어 둥둥둥둥 북소리나더니 청아하고 우아한 목소리로
불경소리가 울려퍼지는 조계사 경내
모든이가 모여 저마다 소원을 빌고 있는듯 했다.
포교사 까지 겸비한 막내아우가 그냥있을리 만무하다.
삼배를 올리며 법당으로 진입난 아우가 놓고간 짐을 지키면서
경내의 벤치 한구석을 차지 하고 있는데
그앞을 두 모자(母子)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무엇인지 행동이 수상쩍었다.
몸집이 어머니 세배쯤되는 청년과 힘에 겨운듯 비틀대는 엄마
힘겹게 자리에 앉자마자 두모자의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눈빛교환...한참을 쓰다듬는 손이 떨리는듯하다.
무엇인지 어눌해 보이는 어머니 몸집 세배는 되어보이는 그의아들!
자세히 살펴보니 뇌성마비인듯!!!
그때부터 나의 모든촉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어쩜 그리도 애처롭게 보이던지!!
나도 모르게 그들 모자(母子)에게 무엇인가를 해 줘야만 할것 같았다.
우선 가방을 뒤지다가 손에 잡히는 따뜻한 감촉의 봉다리
생일의 주인공 이었던 셋째 언니가 답례로 사주고간 도넛이다.
앞에 앉은 모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우선 아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리는 그의 아들...내 예측대로 뇌성마미를 앓고 있었다.
아주 심하게!
낯선사람의 접근이 두려웠는지 우선 약간의 불안한 눈빛이 보인다.
난 웃으며 배가 고프냐 물었다.
그렇다고 응답을 한다.물론 입모양만 딸싹달싹!
그래서 옆에 자리한 어머니에게 물었다.
애기한테 도넛을 주어도 좋을지를!
많이 미안해 하는 눈치였다.
내손은 이미 검은 봉다리속의 도넛을 꺼내 들었다.
아들에게도 어머니 에게도 한개씩 권했다.
받자마자 즐거운듯 미소를 흘린다.
그리곤 허겁허겁...손바닥 만한 크기의 도넛을 게눈 감추듯 덥석덥석
정상이 아닌 모습이 영력하게 보인다.
켁 !!케엑켁!!
난 얼른 생수병을 건넸다.
감사하다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어머님 손놀림 !!
생수병을 아들 입에 대어준다.
많이 익숙해 보이는 행동이다.
벌컥벌컥 그이 아들이 생수 들이키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잠시뒤
진정이 되었는지...그에 아들의 등을 토닥토닥 하고있다.
그리곤 안도의 한숨을 몰아 쉬더니 목을 돌리며 자신의 긴장했던 몸을 풀려는건지
목운동, 어깨운동을 하고 있는 어머니!
한참동안 경내를 울리는 저녘예불소리와 함께 어우러 지는 어머니의 한숨소리
휴우우우우~!
얼마 힘들고 고된날을 보냈을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남의 눈을 피해 저녘시간에 나와 아들의 안위를 비는 어머니 마음
조금은 알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날을 한숨으로 보낼까 안타까운맘 그지 없다.
소소한 마음쓰임도 번뇌가 끊임없이 일어나는데
장애를 안고 태어난 자식의 어미의 심정 오죽할까!
하늘을 뒤덮은 오색등.그리고 밝혀논 수많은 촛불.
그 속엔 얼마나 큰 고통과 번뇌와 소원이 담겨 있을까!
난 오늘 어떤 인연법으로 이곳을 찿고 내앞에 있는 생판 모르는 두 모자와
음식을 나누고 짧은 대화지만 .. 소통을 하고 있을까!
참 알 수 없는 만남. 인연.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예불 소리와 함께 시작된 만남,소통,
끝을 알리는 목탁소리와 함께 자리를 떴다.
법당에 들어갔던 아우가 돌아왔다.
"언니 심심 했지!"
기다리게 해서 미안 하다고 말을 건넨다.
난 맘속으로 대답을 한다.
아우야 난 법당이 아닌 세속에서 부처를 만나고
공양도 하고 심심할 틈이 없었단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아니라고
참을만 했다고 고개를 저으며
너무좋다!
너무좋았다.
복잡다나했던 며칠 사이 모든 일들이 일순간에 사라진
조계사의 밤이 나는 너무 좋았다 라고 했다.
언니들이 있어 늘 행복하다는 우리 막내아우!
나도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마감하고
각자의 안식처로 돌아갔다.
오후 10시 귀가....집을 나선지 꼭 12시간만에
내 사랑 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분주한 하루 였다.
첫댓글 인연법 보다는 연기법이라는 말이 더 맞습니다.
보시가 첫번째입니다.
잘 하셨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참 희안하지요...
전혀 만나질것 같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그들을 통한 번뇌망상.선암님 말씀대로 연기법.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마음이 시키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