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누리샘 학부모회의가 있었어요.
모처럼 여러 부모님들 뵙고 이런저런 얘기들 나누고 오니
몸은 피곤한데도 잠은 안오고 정신만 말똥말똥 하네요.^^
침대에 누워 뒤척이고 있는데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더라고요.
얼마전부터 제가 아침마다 들리는 인덕원 토스트가게 주인 아줌마였지요.
그 집 토스트와 원두커피가 2000원인데 값도 저렴하지만
아줌마 웃는 얼굴만 보면 피로가 싸악 저멀리 태평양쯤으로 날아가거든요.
그 집에서 사먹던 첫 날
너무 맛있고 푸짐한 토스트가 1000원이라길래
'어머, 너무 싸게 파시는 거 아니에요.'
했더니, '저는 부자 될 거 아니거든요. 다들 힘든데 같이 고생해야지 나만 벌면 어떡해요?'
하고 웃으시는데, 그냥 좋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저는 요즘 아침마다 이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몸과 마음이 불편한 혜진씨 와(다른 친구들은 이름을 몰라요.)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인데, 모두 아침마다 아줌마가게로 공짜토스트를 먹으러 오지요.
(자꾸 토스트 먹고 기름묻은 손으로 내 옷을 만지는 것만 좀 삼가면 정말 좋은 친구들인데^^)
그렇게 넉넉하고 소박한 아줌마의 매력에 푹 빠져 있어선지
요즘 몸과 마음이 지칠때면 자꾸 아줌마를 떠올린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든 생각이 아줌마기사를 우리 신문에 싣는 거였지요.
저희 신문이 대한청소년 신문 '벗'이니까
코너 이름을, -'벗' 이 만난 좋은 이웃-이라 짓고 아줌마 기사를 박는 거지요.
2-3일 혼자 기획하고 있다가 어제 말할려고 했는데 자리를 비우셔서 못만났네요.^^
제가 요란하게^^ 취직했다고 광고내고 일을 시작해
만나시는 분들마다 잘 다니냐고 일이 재밌냐고 물으세요.^^
일은 정말 재밌어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요.
이찬진씨나 sbs8시뉴스 김소원 앵커등 유명한 분들도 더러 만났지만
사실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은 따로 있더라고요.
지난주에는 '시를 마술로 가르치는 선생님'인터뷰가 있었어요.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시를 잘 전달할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 낸 방법이래요.
정말 큰 감동을 받은 수업이었답니다.
수원 서호중학교 이영관 교장선생님도 잊혀지질 않네요.
설악산 가는 수학여행 때려치우고 대신 아이들 데리고 모터쇼 구경가신다고 하시대요.
멋있죠? 얼른 다음호 기획특집건으로 출장 잡아놨답니다.^^
일은 재밌는데 퇴근시간도 많이 늦고 주말에 일이 있을 때도 종종 있고
사실 몸과 마음이 조금 힘들기도 해요.
어제는 우리 딸 서희가,"엄마, 그 회사 꼭 다녀야 겠어?" 그러대요. ^^
제가 지치니,저희집 밥상이 인스턴트 식단으로 화악 바뀌어 버렸고요,
그래선지 아이들 짜증도 늘고...좀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지난 1년간 세영이 데려다주고 오며 봤던 길동무같던 어머님들 얼굴도 많이 아른거리고
(특히 희주 어머니 많이 보고 싶네여.ㅠㅠㅠㅠ)
어제는 일본대참사 뉴스보다가 순직각오하고 원전지키는 사람들 소식에 마음아파 엉엉 울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내가 왜 우는 지 모르겠는 거예요.
에구에구, 맑은샘 살림일꾼이 이렇게 힘없는 소리하고 있으면 안될텐데요
후원의 밤도 곧 다가오고요. ^^우리 모두 힘내요.
빨리 아침이 와서 인덕원 토스트가게로 달려가고 싶네요.
첫댓글 제가 인덕원 사는데 어디에 그토스트 가게가 있죠? 저도 한번 먹으러 가야겠네요
토스트 많이 좋아하는데
저는 세영어머니 보며 힘을 얻는답니다. 화이팅!
ㅎㅎ...엉엉 울다가 왜 우는지 모르겠다....ㅎㅎ. 공감능력이 최고의 힘이죠!!
세영어머니 글 읽으니 마음이 다 푸근하네요.... 힘내시고요..^^ 늘 맑고 밝은 모습에서 많이 배웁니다.. ^^
엉엉. 그러네요 방긋방긋 웃는 세영어머니 얼굴을 못뵌지 꽤 됐군요 ㅠ 모임 때 살짝 뵌 세영어머니 더 예뻐지셔서 심통부렸는데 ㅋ 힘 내셔요 아자!!
맑은샘에 낯설어 서먹서먹하던 때..세영 어머니께서 활짝 웃어주시며 먼저 인사 건네주실때마다 저의 소심한 맘이 태평양까지 싸악 날아가버리는 느낌이었는데...
그 가게에서 세영 어머니랑 커피 한잔 하면 두배로 행복해 질 것 같네요. 언제 시간 나시면 아침 번개 한번 해주세요.~
왠지 그 토스트 정말 맛있을 것 같습니다 ~ 제가 맛있는 거에는 사족을 못써서 ..... ^^*
세영 어머님 따뜻한 에너지가 가득하셔서 그 글들이 참 이쁠 것 같아요..^^
헉...세영어머니 새벽에 글올리고 아침에 출근하고 그럼 못써요..^^;;; 일이 재미있다니 다행이네요..힘내세요...^^
이지영 화이팅~!! ㅎㅎㅎ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좋은 기자님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세영엄니^^ 갑자기 생각난건데 다니시는 곳이 대한청소년 신문사니까 맑은샘 학교 부모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다양한 직업세계를 취재해서 기사로 올리면 어떨까요 청소년들에게 도움도 되고 재미있겠네요^^ 제목은 "직장탐방-애환과 보람의 현장 취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