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반지 : 설악산 장군봉 기존길
♠ 날짜 : 2015년 08월 23일 일요일
♠참석인원 : 유석재 이종훈 유미준 김현정 박민정 조근진 (6명, 자일 4동)
♠날씨 : 파란하늘 → 흰구름 출현 → 11시즈음 마등령쪽에서 달려오는 먹구름 보임, 하지만 비 안옴.
♠ 5시 민박집 출발 → 6시 30분 등반시작 → 12시 등반완료 → 13시 20분 하강완료 → 14시 20분 하산완료(주차장도착)
설악산 등반을 마치고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 앉아 문득 장군봉 기존길 등반후기를 쓰면 참 좋겠다 생각함.
그리고 메모장을 열었는데.. 틈틈히 지속적으로 힘들고 재밌는 등반이었던 생각은 들었지만 후기를 쓰려니
각 피치의 세세한 기억뿐 아니라 일부 구간 기억안남.. 근데 후기 씀.. ㅡㅡ
비선대에서 30분정도 어프로치 후 장군봉 기존길 시작지점에 도착
등반순서는 유석재(선등)-조근진(세컨)-박민정-김현정-유미준-이종훈(말등)
비선대에서 기존길 시작지점까지 어프로치가 힘들었음.
시작지점은 모기천국, 모기들이 좋아하는 종훈선배님이 하필 이날 말등이심(얼굴에 주로 물리신듯..)
장군봉 기존길 개념도
1피치 45미터
1피치 중간에서 한번 끊어서 나누어 등반함. 주로 슬랩이긴한데, 중간에 떡하니 약간 오버크랙 2~3미터 있음(노랑색원). 개념도 상엔
난이도가 5.8이지만 저 크랙때문에 난이도 인정할수 없음. 유쌤은 오른손 언더로 왼손은 홀드 좋고, 왼발에 밟을만한 홀드 딱 있고 몸을 오른쪽으로 35도정도 기울여 한방에 올라서 가심. 딱 유쌤 사이즈로 홀드가 있어 근진이 똑같이 해서 한번에 감. 나? 앞에 설명한 데로 택도 없음. 크랙옆에 퀵드로 한번 잡고 어느정도 올라서 다음 아등바등 하다가 잡아야 갈수 있는 왼손 홀드 간신히 잡고 올라섬.
2피치 37미터 : 2피치도 중간에 끊어서 나누어 등반함. 중간쯤 올라가니 유쌤과 근진이 대뜸 머리나쁜 사람이 암벽등반하면 안된다며.. 이런 위치에 확보지점을 이따구로 만들어놨다고.. 보라고..딱 여기에 위치 좋은데 많고만 저기에 만들면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겠냐며..... 음.. 유쌤이 힘드셨나봄.. ㅋㅋㅋ 볼트 2개가 가까이 설치된것이 슬링으로 임시 확보지점으로 쓰라고 만드거 같긴 한데.. 근데 거긴 1피치와 2피치 중간일 뿐이고..(근데 그럼 나는 암벽해도 된다는 거임? 안된다는 거임?)
2피치 크랙으로 주로 발째밍으로 올라감.
3피치 35미터 : 난이도가 5.10c라 힘좀 쓰고 어려웠던건 분명한데..기억이 안남.. 이 구간 기억 상실됨.
4피치 25미터 : 주로 슬랩구간임. 적당히 잡고 밟을 만한 홀드 있음.
5피치 22미터
기존길의 크럭스 구간 5.10d. 유쌤도 5피치 시작하시며 "힘 좀 써야겠는데.." 하심. 그럼 우린 힘 많이 써야겠네..
침니와 침니 바위등으로 가는길 2가지인데, 유쌤은 침니로 가심. 주로 오른손 째밍으로 20미터 정도 가야함.
아래 파란색원에서 오른손째밍 말고 의지할게 없음. 왼쪽에 퀵드로 2개가 연결되어 걸려있었는데 못 잡아요.. 흑흑..여기서 1차로 힘씀. (참고로 5피치 사진은 우리까페사진 아님 거기서 퀵드로 찾지 마시오..ㅋㅋ )
째밍으로 계속 등반 후 위쪽 파란색원에서 바위를 올라타야 하는데, 여기서 2~3번 추락함. 오른손 째밍만으로 못갈것 같아서
왼쪽으로 계속 시도하다가 추락.. 추락.. 그러다가 우연히 오른쪽 발에 좋은 홀드 발견하고 가뿐히 걍 올라섬. 여기서 꽤 고전했는데
올라가고 나니.. "어떻게 올라가지?"를 계속 반문하며 왼쪽편 바위만 쳐다보며 시도했던 내가 어이없어짐..
내 뒤에 올라온 현정이 마등령쪽(?)에서 몰려오는 비구름을 가리키며 "저기 비구름 이쪽으로 온다. 12시에 비예보 있데.."
어쩐지 바람이 시원하더라니.. 석주길에서 가지고 다녔던 고어텍스, 오늘은 더탑 봉고차에 있고만.. 머 이러니. ㅡㅡ;;
6피치 : 초반 4~5미터 침니 구역은 인수봉 우정B의 침니구역 가듯이 올라가다가 침니가 좁아져서 바위의 밖으로 나와 바위등을 타고
가는데 레이벡이나 원하는 데로 등반함. 끝쪽에는 바위날에 올라서서 등반해도 모방함.
7피치 : 등반구간은 제일 짧고 쉬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더 좋았지만..
드디어 장군봉 정상 도착. 다시 한번 경치구경하고, 비가온다는 소식때문에 대충 간식만 먹고 하강 시작
장군봉 정상에서..
장군봉 정상에서 하강포인트 가는중..
하강 : 30미터 1번, 60미터 1번. 60미터 하강은 내가 했던 하강 중 가장 힘들었음. 허리가 끊어질거 같음.
(인수봉도 60미터 하강인데.. 왜이리 다른거지?)
장군봉은 말로만 듣고 구명만 하다가 처음으로 간 길이라 궁금함이 많았는데, 기존길을 가며 장군봉이 이런 곳이구나
간간히 등뒤의 설악산도 구경하고 왼쪽으로는 흑범, 염라, 석주 릿지도 되집어 보고 등반하니 또다른 재미가 있다.
개념도 상으로는 난이도가 낮은 피치도 있지만 실제 해보면 설정된 난이도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
유쌤왈 "가도가도 끝이 없을껄.." 하셨던 기존길. 장군봉 제일 아래에서 꼭대기까지.. 길긴 하더라.
피치가 길고 해를 등에 업고 종일 가야한다. 슬랩, 크랙, 침니가 모두 섞여 있어 다양한 등반기술을
이렇게 저렇게 사용하며 가고 싶었으나, 기술이 잘 안먹힌다.( 내 등반기술이 별론가? ) 덥고 피치가
길어 힘들기도 했지만 짭짤한 재미도 있는 길이었다.
기존길 등반 후 6명이 총 7피치 5시간30분 동안 꽉차게 등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3번째였지만 내 뒤로
현정, 미준선배님, 종훈선배님이 시간의 버림 없이 바로바로 등반하셔서 피치마다 내가 등반하기 전에 말등이신
종훈선배님이 바로 아래 피치에 계시던지 아니면 나랑 같은 피치이 계셨으니, 얼마나 열심히 등반해서 왔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선등과 말등의 장군봉 정상에 도착한 시간이 20~30분 차이만 났다. 등반자 모두 몇년간 자연암벽도
하셨지만 실내암벽 운동도 꾸준히 하신분들이라 길쭉하고 나름 어려운 길을 짧은시간 안에 무난히 등반한듯 하다.
등반할 루트가 정해지면 예습은 못하더라도 등반하면서라도 내가 온 길을 되집에 보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어떤 길을 갔는지는 기억하는데, 막상 길을 설명하려면 멍하니 아무 기억이 없다. 바로 직전에 등반한 길도
설명하려면 말문히 막힌다. 머리로 올라온 길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며 어렵게 등반했는데 설명할수 없다니,
나도 이해가 안되는데.. ㅋㅋ 여튼 생각도 좀 하고 기억도 좀 하면서 등반해야겠다.
끝.
첫댓글 ^^!!
오랜만의 등반 후기네 읽고나니까 이런저런 핑계로 산에 안가서 설레임도 잊고있었는데 막 가고 싶어진다ㅎㅎ 아~ 설악산 그립네ㅎㅎ
산에 좀 나타나 주지... 따로 체력쌓지 말고 걍 등반하셔..
설악산은 좋더라..
기억 안난다며 생생하게 잘 적었네. 3피치는 크랙 위주로 상단부에서 턱을 오르는 곳이 어려워 10C일듯 싶어.
1피치랑 5피치이후의 바위만 기억나네요.. 기존길 좀 길어서 그렇지 재밌는 길이었던거 같아요..
말등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
멘트가ㅎㅎ후기 읽는재미가 쏠쏠하네요!
요즘 등반 좀 다니는데.. 후기도 함 써보삼... 쓰면 또 걍 써짐..ㅋㅋ
@박민정^^ 머리속에 지우개가...두피치만 지나면 이전피치 홀드 이런거 기억도안나요ㅠ 등반하면서 뇌에 새기고싶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