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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안되는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도 어쩌면 더 많은 것이 우리네 인생사인지도 모른다.
그것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봉합하고 다시금 희망을 가지게해서 결국 이루어내는 것은 의지나 절박함이 따라줘야
가능할 것도 같다.
지리산 칠선계곡..
네번만에야 오르게 된 칠선계곡이 그랬다.
그동안 수년에 걸쳐 칠선계곡을 오르고자 시도를 해보았지만 폭우나 보험미비 등으로 퇴짜를 맞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그때마다 먼곳까지 와서 발걸음을 돌려야하는 아쉬운 마음이야 오죽했을까만은 허허실실
웃으며 마음에 두지 않고 너그럽게 받아준 넉넉함이 다시금 희망을 가지며 오늘이 있게 된 것 같아 더욱 마음
한구석은 감동이 진하고 오래 기다려준 분들에게 더없이 감사함을 느낀다.
때마침 며칠 전 지리산 일대에는 많은 량의 비가 내려 계곡에 물이 풍부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그 비경의 모습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부플어 오른다. 개인적으로는 통제하기 전인 30년전 몇차례 가보았던
기억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서 희미하다. 겨울 눈에서 야영했던 기억만이 생생할 뿐이다. 과연 칠선계곡은 어떤
자태를 보여줄지 그 모습이 궁금하기만 하다.
이번에는 칠선계곡을 오름과 동시에 중봉, 하봉을 지나 두류능선이나 초암능선으로 하산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아보았다. 예전에 지리산 태극종주할 당시 쑥밭재, 왕등재 등 동부능선 산줄기를 타보기는 하였지만 추성으로
내려서는 능선들과 계곡들은 폐쇄가 되어있어 쉽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
칠선계곡에 올때마다 묶어간 칠선휴게소 민박집.
허상옥사장님께서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주신다.
북알프스 귀국주로 가져 온 양주로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다음날 아침 추성동 주차장에서 칠선계곡 출발을 기다리며 전의를 다진다.
칠선교.
선녀탕.
선녀탕에는 일곱 선녀와 곰에 얽힌 전설이 있다.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즐기던 일곱 선녀의 옷을 훔친 곰은
옷을 바위 틈 나뭇가지에 숨겨 놓는다는 것을 잘못해서 사향노루의 뿔에 걸쳐 놓아 버렸다. 선녀들이 옷을 찾아
헤매는 것을 본 사향노루는 자기 뿔에 걸려 있던 옷을 가져다주었다. 선녀들은 옷을 입고 무사히 하늘나라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되었고, 그 후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푼 사향노루는 칠선계곡에서 살게 해 주고 곰은 이웃의
국골로 내쫓았다."고 한다.
옥녀탕.
비선담.
이곳까지는 예약과 관계없이 오를 수 있다.
이렇게 줄지어 가는데도 먼저 가려고 사람을 툭툭치면서 앞서려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휴식때 다 모여서 가는데도 왜 그런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통제소 지나서 나오는 첫번째 난코스.
사실 이곳과 이후로 나오는 한군데 정도만 다리를 놓는다면 구태여 예약제까지 실시하며 번거롭게 가이드까지
앞세워 탐방을 해야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칠선폭포.
수량이 풍부해서 제대로 된 폭포를 감상할 수 있었다.
국립공원 가이드가 이번에는 물 수량이 좋아 복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네번째 도전하는 것이라 그동안 이런 모습을 보여주느라고 발길을 막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항상 인적이 드문 조용한 산행만 다니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다니니 아무리 비경일지라도
신비로움과 감흥이 떨어져 그다지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나로서는 사실 내일 산행이 더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그리고 칠선계곡 최고의 폭포인 대륙폭포에 위용.
풍부한 물 수량으로 인해 장관을 보여준다.
칠선계곡에서도 백미 중에 백미로 꼽는다.
삼층폭포.
마폭포.
칠선계곡 마지막 폭포이다.
이제부터 등산로는 계곡을 버리고 가파른 능선을 따라 천왕봉까지 곧추 오르막길이다.
수령 800년이 넘었다는 지리산 최고의 주목나무.
오를수록 단풍도 화려함을 더한다.
마폭포부터는 자유롭게 오를 수 있어 한번도 쉬지 않고 그대로 오르며 운동을 겸한다.
예상대로 우림팀 북알멤버들이 뒤에서 출발했지만 거의 상위권으로 치고 오른다.
멀리 오른쪽으로 반야봉과 노고단이 보이고 지리 주능의 모습이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져있다.
칠선계곡을 마치고 2등으로 올라오시는 노을님.
그리고 이어서 채송화님.
정선생님과 날개님도 선두권으로 올라오시고..
해은님.
홍선생님.
평소 자기관리를 잘하신 덕분에 칠십중반이심에도 중위권으로 너끈히 올라오신다.
칠선계곡의 오름을 자축하며 즐기시는 정선생님과 홍선생님.
이선생님은 허벅지 근육통으로 고생을 조금 하셨다고..
후미에 백호님이 따라붙으며 끝까지 안전하게 모시고 올라오신다.
칠선계곡으로해서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 서다.
이선생님께서 가져오신 중국명주 마호타이주로 정상주를 한 잔씩 하며 칠선계곡 산행을 자축하다.
통천문으로 해서 장터목으로 하산길.
장터목산장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산행에 대비를 한다.
장터목 산장에서 즐거운 저녁시간.
산장에 들어가 취짐 소등 전까지 소주로 2차.
날씨가 좋아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일출이 목적이 아니어서 푹자고 장터목에서 일출을
맞는다.
장터목에서 6시40분 출발.
정선생님과 이선생님은 백무동으로 바로 하산하시기로..
이선생님이 허벅지 통증으로 무리를 하시지 않기로 했는데, 나중에 이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제석봉을 오르며 맞는 아침은 고사목과 함께 풍경이 신선해서 좋다.
아침에 사진촬영을 해야 작품을 남길수 있듯이 태양빛이 너무 강렬한 한낮에는 사물의 신비를 죽여버려
제대로 된 사진을 얻기가 어렵다.
일출을 보고 내려가는 행렬이 이어진다.
우리보고 왜 일출을 안보고 이제야 오르느냐고 해서 아직 덕을 덜 쌓아서라고 웃으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오늘 오르신 분들은 모두 그런 덕을 갖추신 분들인
것 같다.
예전에는 천왕봉 바로 아래 천왕샘 작은 터에서 비박을 하며 누워서 텐트 문 사이로 일출을 보곤 했는데,
지금은 터만 남아있고 천왕샘이 마른지도 오래되었다.
통천문.
이 문을 들어서면 하늘로 통하니 바로 신선이 사는 세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천왕봉 정상에서 중봉, 하봉을 바라보며..
유럽 몽블랑, 일본 남알프스, 북알프스 등을 올랐지만 정작 지리산 천왕봉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날개님.
중봉에서 본 천왕봉.
초암능선 촛대봉.
이곳에서 능선을 타야하는데 왼쪽 계곡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대륙폭포쪽으로 고난의 길을 가게된다.
대륙폭계곡의 원시비경.
칠선계곡의 지류인 대륙폭계곡을 내려오면서 비록 원하는 길은 아니었지만 깊은 원시의 자연을 만끽하였다.
대륙폭포골의무명폭포들.
대륙폭포 왼쪽상단으로 내려서는데 절벽지대라 오금이 오싹하다.
이후로 칠선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지킴터를 피하기 위해 다시 오른쪽 초암능선을 오르는데, 길 아닌 잡목 숲을
헤치며 오르느라 많은 시간과 힘을 소모해야 했다. 예전에 빨치산들이 겪었을 법한 배고픔과 갈증을 느끼며
휴식없이 진행된다.
팀이 둘로 나뉘어졌는데 여럿이서 줄을 지어가면 노출이 심할 것 같아 차라리 나뉘어진 채로 돌파하기로..
뒤팀은 백호님이 계시니 믿음이 간다.
기진해서 초암능선에 붙으니 그때서야 부드러운 능선길에 제대로 된 하산이 이루어진다.
상부에서 여러 갈림길이 있다보니 두류능선이나 초암능선 본류를 한번 놓친 것이 엉뚱한 곳으로 하산을 하게 되고,
또 지킴터를 피하기 위해 길 아닌 길로 가야했으니 이삼중고를 겪은 셈이다. 묵묵히 따라준 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더욱 이 지역에 계시는 산순이임보선님을 만나게 되어있는데, 몇시간 동안 기다리게만 하고 잠시 얼굴만 뵈었으니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이번에 남알프스를 홀로 다녀와서 바로 오신건데 많은 이야기들을 다음으로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초암능선을 타고 내려오니 초암농장이 나오고 용소에 이르게 된다.
초암농장에서 만들어 논 이 다리를 건너 추성동마을로 돌아오다.
칠선계곡산행에 더해 지리산 중봉, 하봉 일대를 돌아보았는데, 원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남한 땅 몇 안되는
비경들이었다. 비록 계획보다 힘들고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초암능선이나 두류능선, 국골, 대륙폭계곡,
허공다리골 등은 두고두고 은밀히 다니고 싶은 태고의 길이기도 하다.
풍부한 수량의 칠선계곡과 기대도 하지 않았던 선홍색의 황홀한 단풍, 그리고 원시의 자연을 누비며 보낸
이틀간의 여정은 처음처럼 마음먹은대로 이루워진 것은 아니지만 뜻밖에 수확을 얻어내었고, 그만큼 추억과
보람도 남겨주었다. 힘든 산행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사진은 노을님과 공유하였습니다)
첫댓글 좋은 날씨에 풍부한 계곡의 물결,초가을 단풍까지, 아름다운 칠선계곡이었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다녀와서 보니 북알프스보다 더 힘든 산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들,초가을 최고의 경승지를 다녀 오셨습니다. 칠선계곡의 물!!
마침 물 좋을 때에 다녀와서 비경을 멋지게 감상하고 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두류능선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쉽네요.
가장 좋을 때 칠선계곡을 잘 다녀와서 참 보기 좋습니다.
두류능선 등 새로운 곳을 코스목록에 넣어야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사베리오윤대장, 칠선계곡은 지금처럼 지켜야 할 나라의 보물계곡입디다. 윤대장 덕분에 참으로 아름다운 산행했어요. 감사합니다. 11월달에 또 만나요. 10월에 마지막 날에도. 사랑합니다.
칠선계곡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다음날 험로에서도 끄떡없이 산행을 하셨으니 정말 대단한 체력이십니다. 다음 산행이 또 기대가 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