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판> 보이지 않는 이의 손길‥ [166] - 세크메트 VS 헤르메스
"날 죽이겠다고요? 호락호락하지 않을걸요? 내가 이 자리에서 전력을 다해 당신을 상대할 테니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크메트가 헤르메스에게 돌진한다.
빠르게 돌진한 그녀가 헤르메스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세차게 휘둘렀다.
그렇게 해서 세크메트와 헤르메스의 두 번째 싸움이 시작된다.
이것은 모두의 운명을 건 전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승리하면 그녀는 자유를 얻고 테리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패배하게 되면 곧 죽음을 의미한다.
세크메트의 주먹을 가볍게 회피한 헤르메스는 순간적으로 몸을 몇 미터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 상태였다.
이윽고 헤르메스가 세크메트를 응시하며 묻는다.
"나와 정면으로 싸울 생각인가?"
"못할 것도 없죠. 저번에도 그랬는데. 미리 말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줬던 게 내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각오해요. 이제부터 내 모든 힘을 당신한테 쏟아부을 테니까."
세크메트가 결의로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녀는 살아생전 전력을 다해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살면서 자신의 적수를 만난 적이 없었기에 그녀가 실력발휘를 할 기회가 전혀 없었던 거다.
물론 4달 전에 헤르메스와 접전을 벌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철수를 구출하는 것이 목적인지라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었다.
당시에는 싸웠다기보다는 헤르메스를 피해서 도주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오직 그와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때만이 그녀가 살면서 유일하게 자신의 모든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이런 기회는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대단한 자신감이구나, 세크메트……. 좋아. 어디 한 번 보도록 하지."
말을 마침과 동시에 헤르메스는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어두운 배경에서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퍼져 나갔다.
"당신, 이번에는 고생 좀 할 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크메트는 쏜살같이 돌진하더니 이내 낮게 점프함과 동시에 헤르메스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연속으로 내질렀다.
공격할 때 그녀의 스피드는 가히 초인적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의 주먹이 수십 번 이상 연속으로 날아간 거다.
하지만 헤르메스는 고개를 좌우로 움직여서 그녀의 연속공격들을 모두 회피해냈다.
그녀의 공격들은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이로 헤르메스를 빗겨나갔다.
'보인다. 보여.'
헤르메스의 움직임을 눈으로 포착한 세크메트는 계속해서 쉬지 않고 공격을 가했다.
그녀는 자신의 공격을 회피하는 헤르메스의 움직임을 끈질기게 따라가고 있었다.
'좀만 더. 좀만 더!'
세크메트는 점점 더 공격 스피드를 높이기 시작했다.
공격할 때 엄청난 스피드로 '소닉붐'이 발생했고……, 동시에 주변 건물의 유리창들이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에 비 오듯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소닉붐 - 음속을 초월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
헤르메스는 세크메트의 빠른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회피하고 있었다.
스피드를 아무리 올려도 그녀의 공격들은 항상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이로 빗겨나간다.
그 모습은 빛에 곧바로 반응하는 어둠 그 자체였다.
아무리 빠른 공격이라도 헤르메스의 옷깃 하나 건드릴 수 없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세크메트의 공격도 헤르메스에게 전혀 소용없었다.
'제발. 제발! 한 대만이라도!'
세크메트가 마음속으로 절실하게 외쳤다. 이 순간 그녀는 굉장한 이질감을 느꼈다.
누군가와 싸우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허공에다가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무의 존재를 상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문뜩 세크메트는 이런 생각마저 들었다.
그동안 상대해왔던 수많은 적이 자신을 상대로 이런 기분이 들었을 것이라고…….
이제야 자신을 상대했던 나약한 적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악……."
어느덧 전력을 다해 공격을 퍼부은 세크메트가 거친 숨을 몰아 내쉬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전투 중에 체력소모가 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엄청난 체력도 한몫했지만, 늘 압도적으로 적들을 제압했기에 체력 소모가 있을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공격했기에 체력소모가 어느 정도 왔다.
물론 그녀의 체력이 바닥난 건 아니라서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싸울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체력이 소모되면서 처음보다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거다.
이래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 헤르메스는 세크메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입을 연다.
"아무래도 그 정도가 네 한계인 거 같군."
"지지 않아! 더 이상 아무도 죽게 하지 않을 거야!!"
세크메트는 그렇게 외치더니 곧바로 근처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아까 자신이 쓰다가 떨어트린 '플라메이스'였다.
※플라메이스 - 초고열체 압축 발사포, 섭씨 4000도의 기화한 물체를 마하 15의 속도로 발사한다.
물론 이러한 무기가 헤르메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녀도 알고 있다.
다만 현재 그녀의 목적은 어떻게서든 헤르메스에게 빈틈을 만들어서 멀리서 저격하는 토벌군한테 공격할 기회를 주는 거다.
세크메트는 들고 있는 '플라메이스'를 헤르메스를 향해 조준한 뒤 발사했다.
그 순간 '플라메이스'에서 섭씨 4000도 이상의 기화된 물체가 마하 15의 속도로 헤르메스를 향해 빠르게 발사되었다.
콰앙- 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헤르메스가 서 있던 주변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
물론 폭발하기 직전에 헤르메스는 이미 몸을 피한 상태였다.
세크메트는 멈추지 않고 회피하는 헤르메스의 이동 경로까지 고려해서 파괴 범위를 넓혀 사정없이 플라메이스를 발사했다.
수차례 발사되는 플라메이스는 굉장한 위력을 보이며 주변을 파괴했지만, 헤르메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아무리 대단한 위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상대를 맞추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은 꼭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주변이 초토화되면서 더는 회피할 공간이 없어지자 마침내 헤르메스가 10미터 정도로 높이 도약했다.
헤르메스가 허공에 떠 있는 이 순간 그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다.
아무리 민첩하고 빠르더라도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는 공격을 회피할 길이 없다.
이 부분을 간파한 세크메트는 이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 무의미해 보이는 공격을 계속 실행한 거다.
이것이야말로 그녀가 작전대로 노리던 '빈틈'이었다.
그때 토벌군 중 한 명이 저격용 스코프(조준경)를 통해 그 순간을 눈으로 포착하더니 이내 DW의 발사 스위치를 눌렀다.
그와 동시에 DW에서는 '에너지빔'이 발사되었다.
그것은 약 12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허공에 떠 있는 헤르메스를 향해 '빛의 속도'로 뻗어 나갔다.
이보다 빠른 공격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을 회피하는 것은 신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 믿기 힘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언제인지는 몰라도 헤르메스는 손에 쥔 거울을 방패 삼아서 자신에게 뻗어오는 에너지빔을 굴절시킨 거다.
그가 굴절시킨 에너지빔은 정확한 각도로 꺾여서 세크메트의 어깨를 살짝 스쳐 지나갔다.
"크윽!"
세크메트가 짧은 신음을 냈다. 헤르메스는 거울을 이용해서 에너지빔이 굴절되는 각도까지 정확히 설정했다.
머리로 계산했다기보다는 남다른 제육감(오감을 초월한 초감각)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는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고 섬세했다. 에너지빔은 빛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거울에 반사되거나 굴절된다.
세크메트를 스쳐 지나간 에너지빔은 저 멀리 뒤쪽에 자리 잡은 건물에 직격했다.
땅이 흔들리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건물이 폭파되었다. 이 모든 일은 0초에 가까운 시간 안에 이루어졌다.
이 순간을 눈으로 포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반사신경이 빠르고 민첩하다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된다.
아무리 헤르메스라도 광속 그 자체를 포착하거나 거기에 준하는 스피드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한테는 보통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한계를 아득히 초월했다.
오랜 세월에 축적된 비교할 수 없는 초감각의 전투경험……, 그 경험에 내재한 뇌 속 시뮬레이션은 이미 '신의 영역'이다.
그렇다. 그는 제육감(오감을 초월한 초감각)으로 어디서 어떤 공격이 오는지 미리 '예측'한 거다.
그는 전투 시 제육감을 통해 상대로부터 공격이 오기 직전에 미리 '예측'하고 거기에 곧바로 대응한다.
그것은 자신을 저격하는 저격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에너지빔이 발사되기 직전에 헤르메스는 이미 멀리서 예측하고 먼저 몸을 움직여서 거울로 캐치할 수 있던 거다.
그때 바닥에 착지한 헤르메스가 갑자기 폭발적인 스피드로 세크메트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
세크메트의 동체 시력으로도 그 움직임은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순간 헤르메스가 엄청난 스피드로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를 덮쳤다.
그 움직임은 세크메트는 '의식'보다 훨씬 빨리 움직였고 그 순간을 눈으로 포착하지 못했다.
또한, 그가 자신에게 덮칠 때 퍼부은 공격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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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기다리셨습니다.
다음편도 많이 기대하고 보세요.
The Big Stuff.mp3
첫댓글 일등 잘봤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헤르메스는 너무 사기설정이네요
빛의속도까지 포착한다니;;
이건 뭐 소설캐릭터가 왠만한 사기만화캐릭터보다 쎈듯
어쨋든 잘보고갑니다
빛의속도 그 자체를 포착한게 아니라 예측한거라. 아무튼 많이 기대하세요.
컥.......마지막 발이
발이 아니라 무릎 바로 밑이 절단된거예요. 발목이 절단된거 같이 다리가 길어보인듯.. 아무튼 많이 기대해요.
헉 다리가 찢겨나갔네요?...
네, 다리가 잘렸어요.ㅎ 많이 기대해요.
역시나 했지만 세크메트 ㅠ
어쩔 수 없는 상대라..
하~~ 이건 좀너무해요 너무헤르메스쪽으로만 전세가 기울어지게하네요 ㅠㅠ
근데 아직 최종전은 중반이라 앞으로도 많이 남았으니 기대하세요.^^
아 안되 세크메트의 인간문화재급 다리가.. 근데 잘린 다리가 대한민국 여성의 평균기럭지 수준인 놀라운 우월함.. 조직에서 발만 달아주면 정상인 생활 가능할지도 ㅋㅋ
그래서 무릎바로 밑이 아니라 발목이 잘린걸로 오해할수도 있겠군요.ㅎ 아무튼 끝까지 많이 기대하세요.
헤르메스 넘 벨붕인듯..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하세요.
세크메트 발과 헤르메스의 손에 의해 다리가 절단되었네요.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기대하세요.
으악 ㅠㅠ
다음편 부터 기어다니면서 싸워야하는건가 세크;;
벌써 죽을리는 없고..
어쨋든 헤르메스는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
땡큐, 많이 기대.
세크메트도 어쩌지 못하는 상대였군요. 그나저나 저 마지막 장면에서 다리가 잘려나간거 같은데 슬프군요
네, 그렇게 됐네요.ㅎ 아무튼 많이 기대하세요.
오옷 아푸겠당
하지만 이번호 국도는 더 아팠겠지..
기대하시길..
몇년만에 보는데도 케릭터들이 변하지않았군요 ㅋㅋ
신캐릭 나오기도 하고 추가도 되었는데 이번편에는 기존캐릭이 싸우는 것만 나와서 그런듯.
잘 봤씁니다
감사합니다.
다리잘린걸 그림으로 알려주신거겟죠?ㅠ아물한 결말이ㅠ
그저 슬픈 적막만이
절망스러운 전개로 가는거라..
항상 잘 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세크도 상대가 안돼는군요...
다리까지 잘리다니 새드엔딩으로 가네요
점점 절망의 늪으로 가지요.
아아악!! 나의 세크메트가!! 작가님 넘해요.ㅠ.ㅠ
헐..... 벌써부터 세크메트가 당하다니 윗분 말대로 새드엔딩으로 가는거같네요.
저렇게 상대가 안되다니.. 전에 싸울때는 오래갔었는데.... 헤르메스가 제대로하니까 그냥 발리네요.
아... 세크메트의 백만불짜리 다리가....ㅠ
이거 갈수록 점점...... 세크메트급강자가 상대가 안되는데 어찌 이길수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