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임병식 rbs1144@daum,net
흔히 하는 말로 ‘재산을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고 목숨을 잃으면 다 잃은 것’이라고 하지만, 누구로부터 부당한 폭행을 당한 일도 뼈아프게 자존감을 잃게 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 그런 폭행을 당하면 평생동안 잊지를 못한다. 아니 잊혀지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나중 잊혀진듯 해도 어떤 계기가 되면 그 쓰라린 기억은 어제인듯 선명하게 떠올려진다.
그런 기억은 흐르는 시간과는 상관없이 아미 사위어든 잿불이 다시 일어나듯 생생하게 생각난다. 더구나 그것이 공유가 되어 ‘공감대’가 형성이 되면 받은 상처는 곧바로 소환이 되어 분노를 일으킨다.
요즘 매스컴에서 한참, 때아닌 학교폭력사건이 집중 재조명이 되고 있다. 두 사건 때문인데, 그것들은 작금에 들어서 일어난 일도 아니다. 적어도 몇 년 전 혹은, 십 수 년 전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한데도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불편하다. 그러면서 묻힌 상처가 새삼스럽게 도져서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두 사건을 대하는 나의 기분은, 조금은 생뚱맞기도하고 분개스럽기도 하다. 다른 것 때문이 아니다. 나도 그런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으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그렇게도 중요하고 마땅히 뿌리 뽑아야할 패악이라면 왜 지금껏 뿌리를 뽑아내지 못하고 방치했느냐는 것이다. 뒤는게야 마치 호떡집에 불이 난 듯 호들갑을 떠는 것이 지극히 못마땅한 것이다.
과거에도 학폭은 늘 있어왔고 모르지 않는 문제이다. 그런데 그동안은 수수방관을 하고 있다가 뒤늦게 이슈화를 시키니 종래에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마치 삼베팬티에 방귀 새듯이 슬그머니 관심에서 발을 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문제의 폭발은 먼저 한 검사장급 인사가 제공했다. 경찰수사책임자로 내정이 되었는데, 그의 자제가 학폭을 지질은 일이 드러난 것이다. 그는 임명을 하루 앞두고 자진하여 퇴진했다. 그의 아들은 고교시절 동급생에게 언어폭력을 지속적으로 지질렀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동급생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하고 대학진학을 못하는 상태에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반면에 그의 아들은 명문대에 진학을 했단다. 새삼 뒤늦게 국민을 화나게 만든 일은 문제를 삼은 것이 억울하다며 졸업 때까지 소송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분을 일으키는 것은 당한 학생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 진정한 사과 없이 자기 자녀 허물벗기에만 몰두한 데 있지 않는가 한다.
또한 사건은 공연프로인 ‘미스터트롯’에서 일어났다. 강력한 우승후보자인 사람이 과거 학교 폭력에다가 군 시절폭행과 데이트폭력까지 드러나자 중도하차를 하고 만 것이다. 그는 1차, 2차, 3차를 거치는 동안 1위를 계속했다. 누가 보나 그는 우승후보였다.
그래서인지 그는 세 번째 1위를 할 때는 “제가 만약 우승을 하게 되면 상금을 사회에 환원하겠습니다”하고 말하기도 했다. 다분히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발언이었다.
이 프로가 뜨자 한달여 전부터 그에게 학폭문제가 제기되었다.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있으며 상해전과도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그러나 주최자 측에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를 두고 말이 많았다. 상품성이 높은 우수한 가창력의 소유자를 놓지기 아까워서 일거라고 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늦게라도 조치를 취한 것은 잘한 일이 아닌가 한다. 본인이나 주최자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하필 검찰자제의 문제가 불거져서 불이 옮겨붙은 경우이니 말이다.
나는 학폭을 생각하면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나는 읍내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두 차레 학폭을 당한일이 있다. 한번은 1학년 때인데, 3학년 교실로 호출을 당했다. 그 이유를 전해 모르고 있던 나는 점심시간에 오라는 말을 듣고 ‘무슨 일일까’ 걱정을 하면서 상급생이 부른 학급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고 나서 2,3초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선배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난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주먹이 날아들었다. 무방지 상태에서 나는 명치끝를 강타당하고 푹 주저앉고 말았다. 갑자기 숨을 쉴 수없게 되면서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
그 장면을 목격하면서 누구하나 일으켜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는 학생이 없었다. 수많은 학생들이 교실에 가득했음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없었다. 나중 이야기를 들어보니 구타한 이유는 내가 단지 '건방지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의 일이다. 나는 학교에서 문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글을 썼던 나는 일년을 집에서 쉬면서 글을 쓰는 실력이 일취월장하였다. 교내 백일장에서는 당연히 1등을 하고 학원잡지에도 글이 실렸다.
그런 나를 학교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방송을 통해 작품을 낭송하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건방지다면 아마도 그것을 문제삼은 것 같았다. 이후로 나는 폭행당한 것은 말하지 않고 더는 낭송을 하지 않겠다고 말라고 중단을 했다.
그리고 한번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한 한생이 벌교에서 전학을 왔다. 그가 실습시간에 나의 어깨를 심하게 부딪쳤다. 나중 말을 들어보니 그는 폭력배인데 학교에서 조직에 들어있는 다른 애들이 나에게 시비를 한번 걸어보라고 꼬드겼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를 자빠뜨려버렸다. 그리고 나서다. 며칠 후에 학교밖 가게에서 동급생을 통해 호출이 왔다. 누가 좀 보자 고 한다는데, 기분이 좀 싸했다. “올것이 왔구나.”
나가보니 읍내 깡패대장(속칭. 오야봉)이 퇴학생과 학교내 조직폭력배 몇명을 대동하고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나에게 다가오기 전 평상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바짓가랑이를 쓱 잡아 올렸다. 그러자 다리에서 번쩍이는 것이 드러났다. 소위 단도라고 하는 살상용 칼이 매달려 있었다.
“자식 니가 우리아이들을 건들려. 너 맛좀 봐야 되겠구나.”
가차없는 구타가 시작되었다. 주먹질은 머리와 몸통을 향하고 발길질은 배와 등짝을 향하였다. ‘맞아 주어야 한다. 내가 학교를 마치려면 그 길밖에 없다’그 생각이 불현 듯 스쳤다.
그때 나는 625직후, 학업을 채 마치지 못한 형님을 떠올렸다. 그때만 해도 좌우익학생들의 대립이 심각하여 형님은 좌익학생들의 괴롭힘으로 졸업을 하지 못했다. 구타가 일상이어서 그것을 참아내지 한 것이었다.
그렇게 맞은 끝에 나는 학업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때 맞지 않고 도망을 갔다면 계속 괴롭힘을 당했을 것이다. 그 깡패두목은 그 고을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남아 있다. 당시도 전과가 몇 범이라고 했는데 그후로도 교도소 경력을 수없이 쌓았을 것이다.
그 후, 교실내에서 폭력을 행사한 그 선배가 내가 사는 고을의 한 아파트 건설책임자로 내려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무렵에 고향 동문회에서 친목모임을 갖는다는 연락이 왔다. 그 선배가 나올것이라고 했다. 그말을 듣고 내가,
“어디 얼굴한번 보고 싶네. 그 상판이 여전한지 모르겠네”
했더니, 그말을 전해들었는지 막상 모임자리에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필경 내말을 들은 그가 말을 전한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만나보지는 못했다. 한동안 같은 지역에 있었음으로 만나보려고 마음먹었다면 못 만날 입장은 아니었지만 같이 동석하는 자리를 자져보지는 못했다. 그때 느낀 것이지만 그의 이름을 들먹이자 나는 옛일이 바로 소환이 되었다.
그로 미루어 보아 감사장 자녀의 괴롭힘 사건이나 노래프로의 우승후보자인 학폭사건의 피해자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낀다.
기왕에 이런 학폭 문제가 이슈화된 마당이니 근본적이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 옛날에도 그겋것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사람은 신체를 폭행당하거나 구타로 인해 상해를 입으면 평생 동안 잊지를 못한다. 그것은 불로 인한 화상이 오래가듯이 기억에서 절대로 잊히지 않는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땜질처방이 아니라 교육 당국에서는 근본적으로 학폭을 해결하는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 폭력을 행사하면 일신상에 망조가 들고 구제불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으면 한다. 하나, 무엇보다도 앞서 필요한 것은 선도이며, 이는 학교에서부터 철저히 바른 인성을 키우기 위한 각별한 지도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2023)
첫댓글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학폭사건이 세상을 흔들었고 결국 두 선수는 매장되었지요 그런데 다른 의미에서 이번 학폭사건은 정말이지 스트레스 쌓이게 하는군요 학교폭력 군대폭력 등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사회악입니다 저도 선배들 교실에 불려가 싸다듬이를 당한 적이 있고 폭력배인 후배 형한테 당하기도 했었지요 돌이켜보니 그런 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는 않았지요 그래도 남자라고 조금 용기는 있었던가 봅니다 폭력은 어떤 유형이건 있어서는 안 되는 만큼 사회적 관심과 방지를 위한 보다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요즘 학폭때문에 시끄러운 것들을 보면서 왜 그런 악행들이 바로잡아지지 않는지 개탄스럽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뿌리뽑아져야할 것인데 방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아이들은 단순한 폭행이나 폭언은 참고 말지만 그렇지를 못한 아이들은 극단적인 일도 저질으니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형에 비추어볼때 그런 학폭은 절대로 잊혀지지가 않더군요. 이름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건 두말할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