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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의 방 [蒜艾齋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시집 [☆행복한 기도☆]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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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도]
김봉렬 시집 / 조선문학시인선 353 / 조선문학사(2013.10.20) / 값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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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도
김봉렬
기도는 하나님과 인간의 대화
기도생활의 최초의 인물은 예레미야
금기를 어겼을 때는 응답이 없다
하나님과 우리는
부자관계로 ‘아버지’라고 부른다
예수님의 기도로 시작
예수님은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주기도문)
지속적인 예수님의 끈질긴 기도와 교훈
겟세마네의 기도
십자가상의 기도
찬양 감사 회개 중보기도
하나님의 능력 안에 있는 모든 것에
그 힘을 행사하신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또한 우리에게
기도를 요구하신다
기도는 만유의 존재에 대한
응답과 간구이다
기도시간 아침 제 3시(현재의 9시)
제 6시(정오)
제 9시(3시)
기도는 우리의 필요를 공급하며
증보기도는 열매를 얻는다
하나님과 교체로 마음의 영적인
편안함을 얻는 것이 행복한 기도이다.
*기도시간 : 예루살렘에 살고 있던 경건한 유대인들의 기도시간
내 영혼
김봉렬
실낱같은 의식의 세계
순간 순간 왔다갔다 하는 영혼
내 영혼이 은총을 벗어날 때
형극荊棘의 길을 헤쳐나간다
꺼져가는 황혼의 길은 어두울 것이다
양극과 음극과는 상통하는 내 영혼
한낱 꿈을 던져주고 가려니?
피카소의 삶
김봉렬
피카소*는 새로움을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예술가상을
창조해냈다
피카소는 스페인 태생
보수와 혁명이 교차하는
이질적 풍토를 체험했고
끝없는 현실 속에서도
불변하는 정통과 기질을 물려받았다
인생의 대부분을 프랑스 특히
파리에서 보냈지만 마음은 언제나
스페인을 향하고 있었다
남의 작품은 자기 식으로 바꾸어 그렸다
조각 도저기 판화 삽화 무대미술
문학의 모든 영역에서
창조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인간 피카소는 갔다
그가 심은 새로운 예술가의
이미지는 그 많은 작품들과 함께
인류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가 남긴 말
“그림은 참다운 삶의 길이다”
* 1881. 10.25. 스페인 말라가에서 출생
1973. 4. 8. 프랑스 남부 무쟁에서 사망(93세)
피카소의 작품 세계
김봉렬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달랐다
앞에서 보는 눈
옆에서 보는 코
위에서 보는 귀
하나인 화폭에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피카소의 입체파라 불리는 이유다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하나에서
여러 개로 확장됐을 때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대상을 바라보는 눈이 여러 개여서
앞뒤 좌우를 동시에 그려낼 수는 있지만
완전히 정적인 그림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적인 변화 모습은
담아낼 수 없었다
*피카소의 유명한 작품에「게르니카」가 있다
폴고갱(Paul Gauguin)의 용기
김봉렬
자연으로 돌아가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소시에테제도 남태평양의 타히티섬으로
떠난 고갱
자국의 영토지만 경험한 것과
상상한 것을 종합하여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고
잣 그림 세계의 폭을 넓히기 위해
용기를 내어 타히티로 떠났다
그가 남긴 그림의 화제가 재미나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1987~1898
다소 종교적 이미지가 피어난다
미지의 세계 타히트(프)섬으로
떠난 고갱의 결단력과 그 용기
우리가 본볼 점이 있다
* 후기인상파 : 세잔, 고흐, 고갱을 말한다.
첫사랑
김봉렬
가슴 속에 움트는
쑥스러운 사랑의 노래
울렁거리는 고동소리
어쩌면 좋아
귓속말로 전해지는
그리운 노래
순정 때문에 울지 않아요
숨겨둔 첫사랑
달콤한 사랑의 노래
쉴 새 없는 고동소리
어쩌면 좋아
소리 없이 전해지는
그리운 노래
미련 때문에 울지 않아요
회상回想
김봉렬
그대를 찾아 헤매 도는 나그네
잊어야 한다고 맹세하고 돌아섰지만
정만 두고 몸만 가서 ‘이별’ 어이할까?
꿈에서도 낮은 목소리로 “여보”하고
그대를 불러봤지만 대답은 없고
남은 여한을 달래며 꿈을 꾸는 절름발이
내 생애 우연히 당신을 만나
욱고 울며 “같이 죽자” 평상시 하던 말
이 많은 행복을 죽어서도 간직하고 싶어요
사랑노래
김봉렬
듣기 좋은 사랑노래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입에서 입으로
보금자리를 찾아간다
천 번의 노래해도
끝나지 않은 노래
마지막 목숨이 다한다 해도
사랑노래는 끝나지 않아
듣는 가슴 황홀케 한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고
눈을 따도 떠오르는 노래
삶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천상의 인연인 사람끼리도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
추억의 삼회장三回裝
김봉렬
삼회장저고리
저고리의 깃
소맷부리
겨드랑이 갖추어 댄 회장이 곱다
도련 밑에서 흘러내리는 치맛주름
옷고름에 매달린 노리개
띠돈, 패물, 매듭, 술의
구성된 색조가 아름답다
삼회장저고리에
청춘의 열정을 담고
웃음이 정겨운 자매들!
다듬잇소리
김봉렬
박달나무 다듬이 방망이로
옷감을 두들겨 다듬는 소리
늦가을 산촌에 저녁연기
뭉게구름처럼 굴뚝에서 솟아나와
운무처럼 깔려 추억으로 남는다
아랫집 윗집 건너편집
다듬잇소리가 마을 가득 구성지다
고부인지 자매인지는 몰라도
마루에 앉아 쌍방망이로
정답게 장단 맞추어 두들긴다
멀리 들렸다가 가까이 들리고
가까이 들렸다가 멀리 들리는
다듬잇소리
밤하늘에 가득히 강약장단 맞추어
어쩌면 이다지도 듣기 좋을까?
길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망월사에 뜬달
김봉렬
이른 저녁놀은 사라지고
깊숙이 잠들어가는
고요한 망월사!
서라벌
월성越城을 향해
기원하는 그 많은 불자들
찾는 이 없고
적막한 망월사 뒤안길
보름달이
중생衆生을 굽어 살피신다
땅에 어린 달그림자
머리위에 뜬 달을 바라보며
시름을 잊으려
포대능선 길 찾아간다
라일락
김봉렬
라일락꽃* 향기
아파트 마당에 가득
멀리 멀리 퍼져나가 발을 멈추며
‘흥’하고 코를 실룩거린다
라일락꽃 향기 짙게 깔려
야래향보다 약한 향기
그러나 내 마음 설레게 하는 향기
연보라 흰꽃 송이가 정겹다
꽃비가 내리네 꽃비가 내리네
몸으로 꽃비에 젖어보세
님을 부르는 꽃비 상쾌한 향기
*미스김라일락, 자정향紫丁香이라고도 부르낟
해무海霧
김봉렬
손꼽아 해를 두고
찾아온 홍도
가랑비 오듯이
기암괴석 아래로
해수면 잔뜩
해무가 서렸다
카메라로 잡고 싶은 절경
해무가 끼어 안타깝다
모처럼의 기회
꿈은 산산히 부서지고 실망을 추억으로
보석 같이 아름다운 홍도
꿈같이 흐린 황토빛깔의 기암괴석
다시 찾을 생각을 안고
카메라를 접어 넣어야 했다
이 풍진風塵 세상
김봉렬
해와 달과 별이
뜨고 지는 이 풍진 세상
산천초목이 속삭이는 소리
젊은 세 개는 늙은이들을 이해 못한다
세상의 급진전하는 변화
새 것을 추구하고
낡은 것은 돌아보지 않는 세상
그 속에서 피어나는 젊은이들
날로 변천을 거듭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새사람들에게
새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새 일을 감당하는 새 일꾼
만남과 그리움 해후상봉邂逅相逢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연
김봉렬
한없이 고이는 눈물
닦아도 닦아도
나를 울먹이게 하는 그대
가슴앓이 내 청춘
태워도 태워도
나를 애태우던 그대
그리움에 젖어
달래도 달래도
내 영혼을 흔들던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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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시집『행복한 기도』를 상재上梓하면서 시詩와 화畵에 대한 신령한 재능을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시詩라기보다는 줄글을 끊어놓은 것 같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제 4시집을 세상에 놓아봅니다.
읽어서 재미있고 새로운 이미지를 공급해주는 시는 가슴으로 쓰라고 가르칩니다. 생명의 숨소리가 주제를 표현하는 원동력이 되어 팔딱거리고 되짚어 다시 읽어보고 싶은 시가 시 다운 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자연의 속삭임에 서로 상통하는 마음으로 깨달음을 얻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시문학의 대 선배님과 동료 시인들의 애정어린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출판을 맟아주신 조선문학사 박진환 박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13년 10월 23일
청봉 김봉렬 삼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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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렬 詩集 [※행복한 기도※]
[ 시집 해설 ] -
기도의 베틀로 직조한 행복과 오늘 그리고 내일
박진환(시인, 문학평론가)
1. 전제
행복하다는 것은 사전적인 의미로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 또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거나 희망을 그리는 상태, 곧 좋은 감정의 심리적인 상태 및 이성적 경지’를 의미한다. 그러나 행복하다는 것과 행복이라는 의미는 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 행복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일 수 있지만 관계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관계의 문제일 경우 그 관계는 주변의 사람에 대한 관계, 환경 및 자연물과의 관계 등 대인(對人), 대자(對物)로 나누어 질 수 있으므로 행복은 대단히 복잡한 상태 또는 상태적 지속으로 말해질 수 있다.
신앙인들에게 있어 ‘행복’이라는 단어는 훨씬 쉬운 방법론으로 제시될 수 있다. 그 한 가지 방법이 대신(對神)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고 그 방법으로 ‘기도’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도를 통해 신적인 존재와 나누는 대화는 그 신적인 존재가 자연 세력이든, 인간행위의 수호자이든, 조상이든, 만물 가운데 최고의 세력의 절대자이든, 하늘의 신이자 창조주이든 간에 일상적인 사회접촉과 똑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도에는 ‘아버지’, ‘어머니’, ‘주(主)’, ‘왕’ 절대자와 같은 호칭이 쓰이며, 마찬가지로 죄의 고백, 간구, 감사, 찬송, 예물에 대한 말, 기도 응답에 대한 약속(서원)을 전제할 수 있다.
특별히, 크리스천들은 성경 골로새서 2장 2절, 4절을 통해 “기도를 계속하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 있으라/그리하면 내가 마땅히 할 말로써 이 비밀을 나타내리라”는 대화를 통해 관계를 통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행복은 단순한 정적인 상태 이상의 동적인 지향성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바, 관계성과 융화성 그리고 연결성 등을 고려할 때 하나의 천 또는 헝겊을 직조해 내는 ‘베틀’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로 의미를 잇대어 볼 수도 있게 된다.
어린 시절 밤새도록 달그락 달그락 베틀을 밟으시던 어머니의 뒷모습과 베틀 소리에 잠이 들고 잠이 깨던 회상은 어쩌면 행복을 직조해 내던 우리의 삶,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의 끝없는 기도와 노고와 간구가 엮어진 지향으로 빗대어 볼 수도 있으리라.
모양에서부터 베틀은 2개의 누운다리에 구멍을 뚫어 앞다리와 뒷다리를 세우고 가랫장으로 고정시킨 것, 여기에 앞다리에는 아래쪽에 도투마리를 얹고, 위쪽 용두머리에는 나부산대를 길게 연결해 그 끝의 눈썹노리에 잉아를 걸어 잉앗대는 말코에 걸어 부테로 모이며, 부테허리는 뒷다리 위어 얹힌 앉을개를 앉은 사람의 허리에 두르게 되어 있는 모습에서 기도하는 모습과 유사하다는 꽤나 상징적인 비유를 찾아 낼 수 있다. 또한 씨실과 날실의 원리를 통해 하나의 천을 만들어 내는 지향은 무엇을 소재로 하여 기도하며, 어떤 기도를 함으로 그 행복의 잣대를 삶에로 조망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직관적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을 밟고 일어선 시인의 시를 통해 기도의 베틀로 잘 짜여진 행복이라는 따스한 느낌과 포근한 느낌의 천 한 조각을 시를 통해 만져보기로 한다.
2. 기도의 베틀로 직조한 행복과 오늘 그리고 내일
2-1 기도의 베틀, 행복
김봉렬 시인의 시집 『행복한 기도』는 6부에 나누어 총 82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시인은 이 시집을 상재하기 전 시집 『황혼의 엘리지』를 통해 감성과 이성이라는 힐링을 지향한 언어와 이미지의 형상화를 통해 시인 스스로가 고백한 것과 같이 ‘지금 당면한 시간을 즐기자’라는 희망의 형상화를 제시했다. 이제 시인은 희망을 넘어 ‘행복’을 언어적 화두로 제시하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풀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개인적이거나 협소한 행복이 아닌 나누고 함께 하는 공동체적이며, 공유적인 상징을 넘어선 지향으로서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시를 제시, 시인의 행복을 공유해 보기로 한다.
빛이 없으면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
어둠이 죄의 상징이라면
빛은 거룩한 순결의 상징이다
-「빛」중에서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너희와 함께 하시리라”는
말씀 붙잡고 나가게 하옵소서
십자가를 붙들고 승리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골고다의 언덕」중에서
있는 그대로 감사하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이 땅에서 복을 받도록 하자
-「주님의 마음」중에서
신앙의 새로운 변화
내게 유익이 되는 기도
예수님은 우리의 주인이시다
삶의 현장에서 말씀을
실천하는 성도가 되자
-「우리 시대의 믿음 」중에서
기도는 우리의 필요를 공급하며
중보기도의 열매를 얻는다
하나님과 교제로 마음이 영적인
편안함을 얻는 것이 행복한 기도이다
-「행복한 기도」중에서
행복은 존재로부터 출발한다. 존재의 출발은 ‘어둠이 죄의 상징이라면/ 빛은 거룩한 순결의 상징’이라는 명쾌한 논리적 정의로부터 출발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정의는 정체감에 상응한다 할 것이다. 그러기에 “너희와 함께 하시리라”는 말씀 붙잡고 나가게 하옵소서/십자가를 붙들고 승리하는 삶’에 대한 확신과 지향 그리고 그에 수반되어지는 삶에의 관조가 출발을 넘어서서 생의 흔적들을 나타내 주는, 삶의 모습들을 드러내 주는 이미지가 되어주게 된다. 그래서 시인의 행복은 ‘있는 그대로 감사하고/순종하는 마음으로/이 땅에서 복을 받도록 하자’는 현재적 삶에 대한 순응과 그 순응 속에 잘 녹아내려진 과거에의 관조를 만나게 한다. 그리하여 ‘신앙의 새로운 변화/내게 유익이 되는 기도’는 더 이상 과거적이지 많고 행복이라는 따스한 한 조각의 헝겊, 이것을 통해 삶을 보듬을 수 있는 미래적이며 지향적인 기도의 베틀이 달그락 거리며 움직여지는 모습으로 만나지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의 주인이시다/삶의 현장에서 말씀을/실천하는 성도’가 되길 꿈꾸며 행복해 할 때 시인의 고백처럼 행복한 기도를 만나게 되고 관계되어지고, 공유되어지는 유기적인 생명력을 통해 ‘기도는 우리의 필요를 공급하며/중보기도의 열매를 얻는’ 결과를 나타내기에 이른다. 더하여 ‘하나님과 교제로 마음의 영적인/ 편안함을 얻는 것’이라는 기도의 베틀에서 만들어진 ‘행복’과 만나게 된다.
2-2 행복의 직조, 내일
기도의 베틀을 통해 만나게 된 한 조각의 ‘행복’은 직조의 과정 가운에 부딪치며 기대되어지는 상태적인 ‘내일’을 간과할 수 없게 된다.
꿈을 간직하는 내일
생기에 넘치는 내일
순간에서 영원으로
모든 것을 걸고 기다리는 내일
- 「내일의 꿈」중에서
별빛이 흐르는 밤에도
대자연의 움직이는 소리를 들어보자
아름다운 태양은 우리를 지키고
빛나는 태양은 우리를 보호하고
-「오! 나의 태양」중에서
마지막 스핀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온 겨레가 숨을 죽여가며 마음이 졸였다
-「돌아온 연아의 선물」중에서
가슴 속에 움트는
쑥스러운 사랑의 노래
울렁거리는 고동소리
어쩌면 좋아
귓속말로 전해지는
그리운 노래
순정 때문에 울지 않아요
-「첫사랑」중에서
여기서도 저기서도
남은 알지 못하지만
감도는 그리움의 흔적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따뜻한 숨결」중에서
정적인 상태가 동적인 상태로 변형될 수 있는 것은 ‘꿈을 간직하는 내일/생기에 넘치는 내일/순간에서 영원으로/모든 것을 걸고 기다리는 내일’이라는 지향에 대한 ‘여기서도 저기서도/ 남은 알지 못하지만/감도는 그리움의 흔적/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는 감싸안음 또는 보듬기가 전제되기에 이른다. 그래서 미래는 과거의 자양분 가운데 피어난 아름다운 꽃 또는 열매일 수 있게 된다. 숨길 수 없는, 지울 수 없는 추억의 한 자락이 직조의 베틀로 들어가야 또 다른 미래의 한 자락과 엮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미래는 지극히 일상성을 반영하고 있다. ‘별빛이 흐르는 밤에도’ 또한 ‘아름다운 태양은 우리를 지키고’있다는 것이며, 작은 떨림 속에서 ‘마지막 스핀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온 겨레가 숨을 죽여가며 마음이 졸’이는 경험이라는 일상의 끈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저기서도/남은 알지 못하지만/감도는 그리움의 흔적/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그것이 ‘눈을 감아도 떠오르고/눈을 떠도 떠오르는 노래’로서의 미래이며, 시인에게 다시금 다가 선 ‘사랑은 표현해야’하는 것과 같은 미래하는 등식과 잇대이게 된다.
2-3 행복의 직조, 오늘
미래를 꿈꾸는 시인은 그래서 행복한 오늘이 있는 것이며, 행복한 오늘의 기도를 채워가고 있기에 이른다.
향수에 젖은 날개를 접고
가슴 뛰는 한 마리 새가 되어
지우지 못하는 고향산천
그리움과 서러운 마음 뉘가 알아줄까?
-「그리운 고향」중에서
멀리 들렸다가 가까이 들리고
가까이 들렸다가 멀리 들리는 다듬잇소리
밤하늘에 가득히 강약 장단 맞추어
어쩌면 이다지도 듣기 좋을까?
-「다듬잇 소리」중에서
노필로 동백꽃을 그리다 보면
문득 생각나는 누이와 동생
울밑에서 소꿉장난하던 시절이 그립다
-「동백」중에서
애착은 끝없어
사랑하고 내 곁에 두고 싶지만
오늘만 오늘만 또 오늘만 하다가
달이 가고 해가 가고 마음은 초라해진다
-「책과 인생」중에서
수평과 수직으로 움직이는 바람
연둣빛 나뭇잎에 이는 바람은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가는 바람
가슴에 차 저절로 시원해진다
-「인생과 바람」중에서
민물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민물로
연어의 체액과 물속의 염분 농도가
평형을 유지하여야 한다
-「연어의 모천 회귀성」중에서
꿩 대신 닭인가?
채워지지 않는 내 마음
한사코 만류하는 그대
세월 따라 흐르는 ‘정’은 어이할꼬?
-「내일을 위하여 오늘을 산다」중에서
시인은 ‘채워지지 않는’ 오늘, 그 갈망의 목마름으로부터 ‘한사코 만류하는 그대’의 손길을 그리워하면서 ‘세월 따라 흐르는 “정”은 어이할꼬?’라고 설의한다. 그 마음엔 행복의 직조인 한 가닥 오늘을 살아내는 시인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돌아봄이 있기 때문이며 ‘향수에 젖은 날개를 접고/가슴 뛰는 한 마리 새가 되어/지우지 못하는 고향산천’을 날며 ‘그리움과 서러운 마음 뉘가 알아줄까?’라고 메아리를 토해내게 된다. 더하여 ‘멀리 들렸다가 가까이 들리고/가까이 들렸다가 멀리 들리는 다듬잇소리’를 기억하며 오늘, 펄떡이는 심장소리와도 같은 ‘밤하늘에 가득히 강약 맞추어/어쩌면 이다지도 듣기 좋을까?’하는 회한과 감탄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오늘은 ‘수평과 수직으로 움직이는 바람’처럼 ‘연둣빛 나뭇잎에 이는 바람’처럼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가는 바람’처럼 ‘가슴에 차 저절로 시원해’짐을 허락하고 있기에, 행복이라는 큰 조각의 천을 기대하는 직조의 움직임은 언제나 ‘평형을 유지하여야’하는 오늘을 살게 하기에 이른다. 그곳은 ‘민물에서 바다로/바다에서 민물로’ 끊임없이 살아 펄떡이는 오늘이며, ‘연어의 체액과 물속의 염분 농도’가 같아져야 하는 우리 인생과 삶의 현재성이며, 현장성인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은 ‘저절로 시원해’지는 행복의 자락을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3. 결어
시인은 시집 중간 중간 이미지로 표현한 것 이상으로 ‘인생 삼락은 우리들의 행복/나무와 달을 보고 시를 쓰고 싶다’(「시인」중에서)며 행복한 내일을 그리고 있다. 그리하여 ‘기도의 베틀’로 짠 따뜻한 직조를 통한 행복을, 행복의 따스함을 아낌없이 내놓고 있다. 그것은 ‘오늘 그리고 내일’이 함께 어우러져 빚어내는 삶의 현장성이며, 생의 진정성이 수반되었기에 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시인은 ‘내 나이 90을 넘고 보니/수한에 10년을 더 산 셈이다’라고 피력하면서 ‘이제 무엇을 바라겠는가//운명의 여진을 털고 새날을 맞이하여/나만의 여생의 즐거움을 찾아가자’(「운명의 여진」중에서)는 간절한 바람으로 시집『행복한 기도』의 직조를 갈무리하기에 이른다. 김봉렬 시인의 행복한 기도가 더욱 행복한 울림으로 읽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생명력 있는 행복의 충만을 경험케 해주기를 기대하며 또 그럴 것으로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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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사의 글 ◆
다듬잇소리
멀리 들렸다가 가까이 들리고
가까이 들렸다가 멀리 들리는
다듬잇소리
밤하늘에 가득히 강약장단 맞추어
어쩌면 이다지도 듣기 좋을까?
― 수록시「다듬잇소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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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렬 시인∥
∙ 광주사범학교 졸업
∙ 교육경력 38년
∙ 제2회 현장연구대회 회화부문 금상
∙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 개인전 2회(백상기념관, 세종문화회관), 원로작가 초대전(시립미술관), 한국미술협회전(예술의 전당)
∙ 한국미술협회회원, 노원미협 고문,
∙ 한국문인협회 회원, 노원문인협회 회원
∙ 제1회 노원미술인상 수상
∙ 북부시립미술관 준공기념 기획 초대전 출품
∙ 시집 :『유몽시절』『크리스마스트리』『황혼의 엘레지』『행복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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