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황당하여 보다가 접어둔 책이 있다.
한치윤의 <해동역사>인데, 속집 제14권 지리고 14 산수(山水)2 경내의 강물[水]에 있는 글이다.
조선국(朝鮮國)의 지명에 경도와 위도가 적힌 것만을 잠시 보자.
장백산 : 동경 11도 4분 북위 42도
압록강 해구 : 동경 8도 북위 40도
토문강 입구 : 동경 14도 30분 북위 42도 30분
양양 : 동경 12도 6분 북위 37도 5분
강화도 : 동경 9도 북위 37도 4분
좌수성 : 동경 13도 8분 북위 35도 3분
무안성 : 동경 8도 6분 북위 34도 7분
온성 : 동경 14도 북위 42도
단천성 : 동경 12도 6분 북위 40도 7분
고원성 : 동경 12도 5분 북위 39도
울릉도 : 동경 30도 북위 36도 8분
대마도 : 동경 14도 북위 33도 8분에서 동경 15도 북위 34도 4분까지
김해 : 동경 13도 북위 34도 6분
제주도 : 동경 4도 5분에서 9도까지 북위 34도에서 34도 3분까지
위의 14곳은 동경 4도 5분에서부터 동경 15도 이내이며 울릉도는 동경 30도 선상이다.
동경 4도 5분 선상이면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이은 곳이며, 동경 15도 선상은 이탈리아 반도를 지나며, 동경 30도 선상은 우크라이나의 키에프와 터키의 이스탄불을 지나는 곳이다.
북위로는 34도 6분에서 42도 30분까지이다. 위의 동경과 맞추어보면 지중해와 이탈리아 반도가 그 중심이 된다.
이 글을 쓴 한치윤(1765∼1814)의 시대에 조선국의 위치가 이런 곳이었던가?
경위도의 경도에 문제가 생겼다면 한번 찾아봐야 할 것이다.
혹시 경도의 기준이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아니고, 복도(福島)로서 마데이라(Madeira)라면 현재 경도보다 17도 서쪽으로 당겨져야 한다.
그렇다면 동경 15도가 조선이었다는 지리적 위치를 서쪽으로 17도 옮긴다면 그곳은 이베리아 반도가 된다. 지금의 스페인 지역이 된다. 조선이 한치윤과 그 조카가 살았던 시기에 이베리아 반도였던가?
참으로 황당하다.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어쩜 수긍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1854년에 일본에서 만든 <조선정벍디>에 조선의 지도가 유럽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경국 유럽이 조선이었고, 아프리카도 조선이었는데, 조선을 분리하여 중국 일본이 떨어져 나가고, 중앙아시아에 있는 조선의 중앙정부 중국을 송두리째 없애버리고, 각 지역을 국가로 독립하는 세계질서(World Order) 재편이라는 광풍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첫댓글 결국, 세계의 경도 기준점 천문대가 역사적으로 이동한 내력에 관해,
문헌상이나 유적상 확인조사가 새로운 테마(?)로 떠오른 것같습니다.
(물론 박용숙 교수의 <샤먼제국>에서 천문관측점 이동사를 언급하긴 했지만
고증적인 면은 좀 부족한 듯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