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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 안사면의 해망산은 낙동정맥길의 포항시 죽장면과 청송군 부남면 가사봉 742봉에서 분기되는 위천 북쪽지맥길에 있다
산줄기는 서진(西進)으로 내려오다가 영천과 청송을 가르는 노귀재 석심산에서 위천 북쪽 산줄기인 보현은 의성을 지나
상주시 중동면 우물리까지 120km이며, 석심산 남쪽으로 이어지는 팔공지맥은 금호강 우측의 울타리 겸, 위천을 마주 보며 상주시 중동면 우물리까지 127km 달린다
그동안 보현이나 팔공 인근에서 흐르는 물줄기는 거의 끝났고 이번 하천은 의성군 비안면과 안사면을 나누는 경계에 있는 해망산(굴암산)에서 발원하는 신평천이다
해망산은 정상에 서면 일망무제의 조망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산으로 일출과 일몰을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참고로 저의 고향은 의성이며 간략하게 소개하면
전국에서 면(面)이 가장 많은 18개 면이 있으며 그 속에 마을 경로당은 485개 있다. 하지만 의성군은 인구소멸 지역이기도 하다
의성 북쪽으로는 꼬장 꼬장한 양반 도시인 안동시, 동쪽으로는 청정지역인 주왕산을 품은 청송군
남쪽으로는 대구시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군이 있고, 서쪽으로는 삼백(三白)의 고장 상주시와 인심 좋은 예천군이 있다.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전국 최고의 마늘 주산지이며 의성 마늘의 역사는 조선 중종때부터 심었다는 기록이 있고
달달한 자두가 유명하다.
하천으로는 군위군 삼국유사면 학암리에서 발원해 군위를 지나 의성 비안면으로 흘러오는 위천이 있고,
의성땅으로 흐르는 하천으로는 위천 지류인 쌍계천, 안평천, 남대천이 있다
그 외 낙동강 본류로 흐르는 미천은 조선 최고의 재상이셨던 서애 대감께서 어머니 김소강 여사의 몸을 빌어 태어난 점곡면 사촌리 앞으로 흘러 안동시 남후면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며, 동쪽에 금성산과 함께 비봉산이 있고, 서쪽에도 비봉산이 있다
부처님을 마주하며 가을차 한잔 드리고 싶다
이른 아침 자가용으로 의성군 비안면에 주차하고
택시로 해망산 아래 석불사로 향한다
산 중턱의 절집 찾아가는 길에
사찰 입구 햇살 잘드는곳에서 부처님을 만난다
연꽃 위에 조신하게 앉아 계시는 부처님
돌이 부처가 되고 바위가 부처가 되고
그동안 부처님을 대면대면해서 그런가
지은죄도 없건만 부처님을 뵈면 늘 주눅이 든다
해망산 중턱의 병풍처럼 둘러싸인 암벽 아래 자연동굴 안에 모셔진 석조여래좌상
석불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 교구인 조계사 말사의 절로써 역사는 오래되지 않은 절이다
대웅전 법당 안에는 석조여래 좌상이 모셔져 있다
마침, 사시예불 시간이라 비구님 스님 두 분과
보살 몇 분이 예불 중이시라 조용히 법당문 열고
부처님께 잘 부탁드립니다며 절하고 나온다.
다시 입구로 나와 우측 산길로 잠시 오르면 해망산 헬기장 봉에 도착한다.
헬기장에서 본 풍경
비안면 ㅡ안계면ㅡ 비안면ㅡ군위군 소보면을 지나
냉산과 청화산 옆으로 만경산이 보이고 그 뒤로 갑장산인 듯하고
청화산 너머 땅은 낙동강 건너 구미 선산읍ㅡ김천 ㅡ대간길 ㅡ영동땅이다.
비안면 ㅡ봉양면 ㅡ 금성면 이렇게 3개면을 지나 의성의 끝지점이라 할 수 있는 비봉산과 뱀산이 보이고 그 옆으로 팔공산 방향
조망으로 본다면 의성땅 남대천 너머 영천 금호강ㅡ운제산 지나 안강 기계천ㅡ포항 형산강ㅡ동해바다를 품은 감포로 이어지는 조망이겠다
해망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해망산에서
안계면ㅡ 다인면ㅡ예천군 풍양면의 덕산과 청산이 보이고ㅡ낙동강 삼강주막ㅡ금천이나 내성천 건너 문경땅 영강이나
이안천으로 이어지는 조망이고... 그 뒤로 문경의 작약산인 듯
우측으로 의성 서쪽 끝지점에 자리하는 비봉산이 보이고 비봉산에서는 속리산이 보이는데
여기서도 속리산이 보일 텐데 가물 가물하다.
그 아래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공부하셨던 천년사찰이 대곡사가 있겠다
냉산과 청화산 방향으로
상주의 진산인 백화산과 갑장산도 고개를 내미는데 가장 멀리 보이는 곳은 속리산인 듯하다.
바로 아래 안계면 ㅡ비안면ㅡ위천ㅡ구천면과 단밀면의 청화산과 만경산 방향
해망산도 그리 높지 않건만 경북 안강평야, 영천 금호평야와 더불어 3대 곡창지대인 안계평야를 만들어
자기보다 높은 건 위천 건너 구천면이나 단밀면에 청화와 만경과 마주 보며 서있다.
저짜 비봉산이 보이고
글씨체가 인상적인데
중국 동진시대의 서예 대가인 왕희지가 울고 갈 글씨체로
마치 유치원 어린이가 꾹꾹 눌러쓴 글씨체다.
오늘 이어갈 신평천 발원지는 이곳 해망산 남쪽 계곡에서 시작해서 안사면을 거쳐 낙동강에 합류하는 23km의 하천이다.
가을은 끝나고 초겨울 속에 계곡 풍경은 어떨지
하천길 197개 누적거리 1만 0,631km
비가 오지 않아 가을 낙엽만 무성하고
바스락 소리에 내가 먼저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지나온 계곡
임도 하나 건너서
묵은 밭으로 보이는데
전국에 흩어진 묵은 밭들은 대부분 80년대 무렵까지 농사를 지었으나
그 이후로 고된 농사일 대신 고향을 떠나 더 좋은 곳에서 살기 위해 버려두고 떠난 것 같다
요조숙녀처럼 정숙한 붕어가 사랑하는 산골짜기의 못
임도나 갓길이 없어 못옆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가끔 무섭다는 생각이 들고
방동지
멀리 보이는 산줄기는 보현지맥길 능선이며 조망 좋은 해망산으로 가는 산길이고
방동지 둑에서 본 또 다른 저수지가 보이고
하천길 옆 임도길로 내려가며
한여름 초록빛으로 차고 넘치던 들판은 언제 그랬던가 라며 텅 비어 가고
비움의 계절
하천길은 아직 도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고
하천으로 물은 어디 가고 갈대만 무성하다
작은 바람에도 허리가 휘고
큰 바람에도 허리가 휘고
그러다 허리가 부러지고...
허리가 휠 것 같은 삶은 모든 동, 식물 모두에게 골고루 적용된다
그저 편한 삶이란 없는데 산천초목 대자연이 모두 그러하고
우리가 사는 지구 역시 시속 10만 km 속도로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돌아오는데 그 거리가 9억 4천만 km다
지구가 생기고 약 40억 바퀴를 돌아온 셈이니... 지구의 삶도 고달프기는 인간과 마찬가지다
어느 댁 담장아래 터 잡고 사는 장미
하천 옆으로 뫳선생 출입을 차단하는 철조망이 길게 쳐져있고
철조망과 덩굴식물의 조화로운 삶은 내년에도 화목하게 이어지겠고
논 가장자리에 느티나무 가족이 모여 사는데
어지간한 농부님이라면 커다란 포크로 몽땅 떠서 평지로 만들었겠지만
그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일하다 잠시 쉬어가는 그늘로 남겨두었다
마을입구에 경주이씨 익재공파 집성촌이라 써진 커다란 바위가 있고
하천으로 수량은 얼마 되지 않은데
물속 풍경은 깨끗한 게 붕어 도령이 살기 좋은 환경인 듯 보이고
멀리서 보니 우(牛) 선생께서 담벼락을 뚫고 나와
배추밭을 아작 낼 것 처럼보였는데
그림이다
미련 한줄기 잡고 낙엽을 뿌리는 그녀
하천길에 단애(斷崖), 커다란 느티나무 그리고 갈대와 억새도 멋지겠지만
키다리 그녀인 미루나무가 있고 없고 차이는 크다
참기름 바른 듯 윤기 나는 미루나무가 몇 그루 서 있어야 비로서 시골풍경이 연출된다
객지 생활 청산하시고 부인과 함께 고향에 들어와
자두 농사 2천500평 농사일을 하시는데
평당 3만 5천 원 수익을 올리신다는 농부님
이야기 중에 백두대간을 걸으셨다고 하신다
대단 대단... 여기서 산꾼을 만나는군요
가야 할 하천
바닥이 훤히 보이는데
나는 이런 하천이야 하며 말을 한다.
잠깐만 계세요 그쪽으로 금방 갈게요 하고
폐비닐도 없고 , 쓰레기도 없고
그래서 고향의 하천은 늘 좋다
내려가야 할 길에 멀리 비봉산이 보이고
의성에 18개의 면이 있지만
슈퍼나 식당이 없는면(面)이 바로 이곳 안사면이다
안사면에는 진짜 아무것도 없는? 시골면이며 인구수는 대략 800명 안팎이라고 한다.
길을 걷다가 고요하던 하천가에 파문(波紋)이 일어 갈대사이로 마빡을 내밀어 보나 다슬기 잡는 분이 계신다.
많이 잡으셨나 여쭈어보니 저녁 땟거리 잡으셨다고...
안사면 안사리 마을 뒷산인 고도산
마을이름이 멋지다. 안사면 안사리...
안사면 주그리란 동네가 있나 찾아보니 없다.
지나온 안사면 방향이고
요즘 보기 드문 TV 안테나
기와집인데 주인은 어디 가시고 빗물받이는 세월을 못 이겨 등이 휘어 있고
텅빈 집이다.
신평천은 사행천(蛇行川)으로 한 마리의 뱀이 기어가는 듯
그 멋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밑바닥 드러낸 고운 마음
물은 맑은 편인데
하늘을 담아두었고
빛 고운 가을잎
길을 걷다가 은행잎위에 앉아 하늘을 닮은 차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만 그럴까
가을바람에 은행잎이 하나, 둘씩 맥없이 떨어졌는데
모두가 제 어미 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고만 고만한 녀석들인데 머리를 깎고 마빡 수행하는 듯
가을 햇살에 동글동글한 마빡을 말리며 달려있고
하천길을 정비 중이라
푸르름과 황금으로 머물다간 자리
텅 빈 들판으로 허수아비도 집으로 돌아가고
또 다른 수확을 위해 마늘 심는 중
멀리 보이는 산은 지맥길인 문암산방향으로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 중이다.
봉암산
암벽바위가 보이고
안사면 신수리 400년 된 느티나무
우리나라에는 보호수가 1만 5천 그루 있고 그중의 하나인 느티나무다
봉암산 신수리 암벽장
안사면으로 흐르는 신평천은 다른 하천과 달리 굽이굽이 돌아가는 하천이라
한굽이 돌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다가온다.
전국의 어지간한 하천이나 강은 하천 준설 공사나 제방 공사로 직선길이 많은데
이곳은 태초부터 물이 가고자 했던 길
막히면 돌아가고
깊으면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굽이 돌아가는 곡선은 언제나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니
빼어난 풍광이나 맑은 물은 아니지만 나름의 멋스러운 신평천이다.
곳곳에 제방 보강 공사하느라 물은 흐리지만 초겨울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안사면 신수리
하천가에 자리 잡은 커다란 바위
어디서 굴러왔나 살펴보니 인근 산에서 굴러왔고
하천 공사를 하더라도 이 바위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지극히 사랑했던 처녀의 넋이 담긴 바위 거나
삼신할머니께서 흘리고 간 바위 거나
전설 하나쯤 있어 보이는데 길가는 사람이 있어야 궁금증이 풀릴텐데
쌍호리 퇴적층 옆
하천에 자리 잡은 절벽
이무기가 용이 되려다 여의주를 얻지 못해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그런 바위로 보인다.
안사면 월소 1리
어느 민가 앞 노거수와 지붕 아래 곶감이 익어가고
전국의 하천은 대부분 홍수로부터 제방을 쌓으면서 굽었던 등을 폈고
하천은 그러함에도 안아픈척 돌아 누웠다
물이라는 삶의 무게...
멀리 비봉산이 지척이고 우측으로 월소리 마을 뒷산인 오선당이 보인다.
안사면 월소리(밤막골리)의 200년 된 소나무
월소리 소나무는 조선 중기 광해군 때 평산 신 씨가 월소리에 정착하면서 심은 나무로
송도 기생 황진이 보다 더 우아한 자태로 서있다.
저짜 조금만 더 가면 낙동강인데
이곳에서 비안면 택시를 불러놓고
천천히 뛰어 다녀온다
신평천이 낙동강에 합류하는 곳인데
태백에서 발원해 봉화-안동을 거쳐 흘러왔던 낙동강 물은 잡목에 가려 보이지 않고
낙동강가에 서서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처럼 흐르는 강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을 닮은 강
저 홀로 흐르며 절대 위로 거슬러 오르지 않는 강
비봉산이 보이는 곳에서 정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다음 하천은 진주로...
첫댓글 해망산 정상목 글씨가 이쁘네요.
보현 진행때 해망산 조망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따로 한번 가볼까 생각했지만 여의치가 않네요 ㅎㅎ
편한조망 구경하기 좋은산이 해망산이죠
일출과 일몰도 좋고
글 감사합니다
물좋고
산좋고
쓰레기 없는
의성이 고향이라
좋으시겠습니다
네
고향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죠
감사합니다
그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일하다 잠시 쉬어가는 그늘로 남겨두었다..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어쩌면 그랬을지.. 혹은 아닐지 몰라도..
방장님 멋진 해석으로 남겨진 저 사진 한장에 오래도록 시선이 가는 건..
정말로 꼭 그랬으면 좋겠어서요..ㅋ
그런 마음이었으면 해서요..ㅋ
오래된건 언제나 그렇죠
부모가 그랬던것 처럼
우리도 닮아가야 하는 마음이겠죠
우리나라 곳곳 산들 모두 다니면서
많을것을 보겠네요
이제 강줄기 언제 마무리되는지
고향의 두루 살펴보연서
더 의미가 있겠네요
하천길 200개 마쳤구요
내년에는 장거리를 좀 많이 해볼까 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높지않은 산
시골스런 풍경
멋진 느티나무와 소나무
맑은 하천
그냥 시골에 마실 나온것 같은 풍경입니다.
아직도 걸어야 할곳이 많은가 봅니다.
200개를 넘어갈듯.....ㅎ
하천 200개 마쳤구요
내년에는 장거리 산행 많이 할 계획을 잡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신평천 의성을 지나가며
면이 18개나 되는군요
보현지맥시 안사면사무소직원이 의성자두 유명하다고 주셔서 더운날씨에 맛있게 먹은기억이 납니다
신평천 발원지 찾아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면이지만
인구소멸 군이기도 합니다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