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대회에서 배운 협동과 소통의 소중함
박건희(정자 초등학교 5학년)


2013년 9월1일, 일요일,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회장 유담)가 주관한 성남시 중앙도서관 성남시 독서토론대회....!
내가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토론’이라는 단어가 나를 끌어 당겼기 때문이다.
토론을 하면서 상대팀의 허점을 찾아내고 이에 대해 반박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한 3인 1팀 즉, 친구들(이원재, 노윤헌)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더 내게 도전장을 내밀게 했다.
처음에 논제 ‘세계평화를 위해 무기는 필요하다’를 접했을 때는, 생각도 잘 떠오르지 않았고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토론’이 아닌 ‘독서토론’이었다. 지정도서가 함께 주어져 있었다. 이것을 통해 난 추측할 수 있었다. 즉, 지정도서를 바탕으로 논제에 대해 토론하는 대회라는 것을 말이다.
지정도서 ‘무기 팔지 마세요!(위기철, 2002년, 청년사)’를 읽고 나니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어렵게 느꼈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어져 갔다. 뿐만 아니라 책을 단지 재미가 아닌 분석적으로 읽으면서, 좀 더 책의 내용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관련 증거와 자료들을 찾으면서 그 자료와 책의 내용을 연결지울 수 있는 능력도 조금씩 자라났다. 우리 팀은 각자가 읽을 수 있는 만큼 여러 번 책을 읽었다. 입론서에 사용할 논점과 근거를 책에서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회의와 토론 끝에 논제 ‘세계평화를 위해 무기가 필요하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점을 정했다. 먼저 찬성 측이라면, 자기방어와, 전쟁억지력, 유비무환의 이유로 무기가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논점으로 입론서를 썼다. 반면에 반대 측이라면, 무기본래의 목적, 과도한 무기경쟁이 전쟁을 일으키며, 인간들의 평화를 향한 의지만이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 에 논점을 맞추기로 했다.
우리의 입론서는 예선에 합격을 했고, 기쁨도 잠시 인터뷰와 본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뷰는 팀들이 얼마나 책에 내용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와 입론서의 내용에 대한 질문이었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본선을 준비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역할들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한 사람은 입론과 최종변론을 맡고, 또 한 명은 반론, 나머지는 재반론을 하도록 구성이 되어 있었다. 또 교차질의와 숙의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재반론과 교차질의, 숙의시간은 접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낯선 면이 없잖아 있었다. 그리고 반론도 4분 동안이나 정확한 근거를 이용해서 상대팀 논리의 허점을 지적해야 한다는 사실이 어렵게만 생각되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우리 팀이 어느 편에 설지 모르기 때문에 양쪽 즉, 찬성과 반대의 논리, 모두 다 준비를 해야 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 다양한 측면에서의 시각과 관점들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겨났다. 각각의 상황을 가정해보았을 때,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가에 대한 사고도 확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협동심도 많이 배우게 되었다. 우리는 한 팀이니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우고 또 상대가 채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지만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가장 발표력과 표현력이 좋은 내가 입론과 최종변론을 맡고, 상식이 많고 순발력이 좋은 원재가 반론을, 순발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박사처럼 아는 것이 많은 윤헌이가 재반론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지만, 반론, 재반론, 최종변론 모두 우리가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면서 힘들게 만나 열심히 연습한 노력을 보여줄 토론 대회 날이 되었다.
우리가 가장 중요시 여기고 항상 되새긴 것은 바로 열정적인 태도와 경청이었다. 그것이 큰 힘을 보태어서 16강전은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하였다.
첫 번째 논리 싸움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깨우친 우리 팀은 갈수록 경쟁하는 팀들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넘기 힘든 벽도 있었다. 8강전과 4강전 때 붙은 팀이 너무 잘하는 것이었다. 말을 하는 순간마다 숨이 찼다. 상대팀이 매우 논리적으로 토론을 매끄럽게 풀어나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들을 총동원해 맞섰다. 그리하여 최강팀들을 이기고 마지막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희열과 뿌듯함을 느꼈다. 비록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상대팀과 겨루었지만 나는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우리 팀의 토론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고,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서 토론을 즐겁게 끝낸 우리!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믿음이 우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믿기지가 않아서 입을 헤벌레 벌리고만 있었다. 사실 너무나 잘하는 팀들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가 우승을 할 줄은 예상을 못했었다. 그 순간 힘들었던 순간들과 그동안의 노력들이 감정으로 북받쳐 올랐다. 지금 되돌아보면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우리 팀이 토론을 즐겼기 때문인 것 같다.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공부하고 알아가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대회에서도 토론 배틀 하나하나를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팀원들 서로가 격려하고 도와주려고 했던 팀의 협동심과 늘 바른 태도로 상대팀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했던 부분들이 우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
이 대회에 우승했다는 기쁨만 계속 떠올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나를 위해 독서를 열심히 해서 배경지식을 많이 쌓아놓아야겠다는 다짐도 굳게 했다. 그리고 독서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친구들한테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책을 그냥 읽지 말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토론을 하면서 읽어봐. 항상 ‘왜! 이건 이렇지?’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말이야. 아마 자신의 궁금증을 찾는 재미에 빠져 책벌레가 될 거야!!”

첫댓글 잘읽었어요!초등생 글을 읽으니 새롭네요!
참 생각이 예쁜 올바른 아이네요. 당돌하고 솔직한 글이 읽으면서 내내 미소지어집니다^^
친구들에게 한 말이지만 저에게도 자극이 되는 말이네요.
앞으로 많은 친구들이 이와 같은 책읽기를 한다면 우리나라의 발전은 걱정안해도 될 듯한데요 ^^
그 날 저도 참여해서 보았지요! ㅋ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았구요
이 글을 통해 디베이트의 핵심을 아는 깊은 생각을 한듯하니 흐뭇 하네요
오늘 이 팀의 동영상을 보았는데, 어른인 제가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잘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