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와 종교개혁
연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고, 위태롭다. 그런데 이 문제에 반드시 등장하는 최태민을 언론은 ‘목사’라고 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정보는 그가 목사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 왜 언론은 그를 목사라 하는가? 교회가 아무리 목사가 아니라 해도 왜 한 결 같이 ‘최태민 목사’라고 하는가? 거기에는 오늘 한국 교회와 목사의 추락된 위상이라는 배경이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
1. 우선 과연 최태민이 목사가 맞는지를 추적해보자. 1979년10월23일,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에게 올린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최태민의 비위사실과 여자관계 사례가 나온다. 그가 얼마나 변신에 능하고 교활한지는 그의 개명 이력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아명 최도원은 선녀가 지어주었는데, 월남 후에 최상운으로 개명했다가 부산에 거주할 때는 최봉수로 이름을 바꿨다. 최태운이란 이름으로 경남 동래군 금화사에서 법명을 받았다. 1959년에는 전국 불교청년회 부회장을 했고, 공해남(孔亥南)란 이름으로 1969년 천주교 중림동 성당에서 영세를 받았다. 또 계시를 받았다면서 방민(房敏)으로 개명하고, 자신을 ‘미륵불’이라고 주장했으며, 1971년10월 불교, 기독교, 천도교를 혼합해서 만든 영세교를 만들고, 독경 및 안찰기도로 환자를 치유한다면서 사이비 교주가 되었다. 자신을 스스로 영세계의 칙사, 태자마마, 원자경 등으로 자칭하면서 영혼합일법을 주장했다. 그 후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1975년3월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 영애에게 “꿈에 육 여사가 나타나 근혜 양을 도와주라 하였다. 어머니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 나를 통하면 항상 들을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는데, 이는 무당들의 주장과 같다. 결국 1975년3월6일 박근혜 씨와의 만남에 성공한다. 그리고 최태민이란 이름으로 1975년4월에 영세교 간판을 내리고, 자신의 심복인 사이비종교인들로 구성된 대한 구국선교단을 만들었다(1976년12월10일 구국여성봉사단으로, 1979년 5월1일 새마음 봉사단으로 바꿈). 총재로 취임하면서(박근혜 명예총재) 사이비 교파인 예장종합총회 목사로 변신해서 ‘기독교 십자군’을 창설하고, ‘새 마음 갖기 운동본부’를 만들어서 국민정신 개조운동을 한다면서 온갖 이권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형식상으로는 박근혜 씨를 내세웠으나 실질적으로는 최태민이 전권을 위임받아서 행정부, 정계, 경제계, 언론계 등 각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알려진 비리만 해도 44건의 권력형 비리, 부정행위, 이권개입, 사기사건, 재벌에게 돈을 뜯어내는 행위, 그리고 수많은 여자들과의 음란행위와 불륜행위들이 있었다. 결국 그는 목사가 아니라 사이비교주다. 그런데도 언론이 아직도 그를 목사라 하는 것에는 교회와 목사들이 자책해야할 가슴 아픈 현실이 있다. 그것은 최태민의 모습이 한국교회의 목사들의 모습을 닮았다는 것이다.
2.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민과 그의 딸 최순실에게 정신적으로 매여 있다. 위키 백과에 의하면 2007년7월20일 미국 외교전문에 ‘죽은 최태민 씨가 박근혜의 성장기 시절 몸과 정신을 완전히 통제했다.’고 적었다. 1990년, 박근혜의 동생들(박지만,박근령)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누나(언니)를 최태민에게서 구해주세요’라는 탄원서를 낼 정도였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명박 후보 측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정윤회를 비롯한 최태민 일가가 직권을 남용할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그만큼 대통령이 최태민-최순실에게 정신이 묶여 있다는 뜻이다. 인사문제, 연설문, 옷 입는 것, 심지어 대북관계 문제까지도 간섭을 받았다면 심각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1월29일, 새누리당 이이재 종교위원장이 건의해서 한국역술인협회가 국회에서 굿판을 벌였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제2회 병신년 합동 국운 발표회’라는 이름의 굿은 4월 총선 승리를 기원하고, 북한 핵실험으로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을 빈다는 것인데, 김주호 새누리당 종교위원회 부위원장과 역술인, 도인, 무속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마치 구한말 명성황후가 왕궁에서 굿판을 벌인 것처럼 나라가 완전히 굿판이 된 것이다.
3. 종교개혁 주간에 웬 정치와 사이비 교주 이야기인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종교개혁에는 여러 가지 이슈와 주제가 있었다. 면죄부로 발단된 구원론 문제, 또 미사(제사)의 불법성, 화체설을 주장하는 천주교 성만찬의 비성경적인 문제, 교회와 전통을 성경보다 우위에 두는 것의 부당함, 마리아 숭배를 비롯한 성자, 성화 숭배, 연옥설, 종교와 권력의 밀착문제 등.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교황문제였다. 당연히 교황은 존재자체가 불법이고, 비성경적이다. 그래서 개혁자들은 만인제사장설을 주장하면서(벧전2:9) 모든 성도들의 제사장 됨을 선포하였다.
4 해결책 : 그렇다면 목사는 누구인가? 그도 하나의 성도로서, 말씀을 가르치고 선포하는 자요, 목양자로 세움을 받은 사람이다. 그에게는 교황처럼 성도들과 차별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다만 말씀을 맡은 목자일 뿐이다. 그러므로 성도가 목사에게 매이는 것이 신도들이 무당이나, 교주에게 매이듯이 하는 것은 기독교정신이 아니다. 목사는 제사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목사들이 주술적인 힘을 사용하려고 하는 것도 불법이다. 주술은 무섭다. 상식을 뛰어 넘는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보면 미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에 목을 매는 것은 어쩌면 주술에 중독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한국교회 일부 목사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매여 있다. 한기총은 성명서까지 내면서 그녀를 두둔한다. 국민의 17%만 지지하는데도 목사들은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기독교에 절망한다. 이제는 정말 한국 교회가 종교개혁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목사 직분이 교황처럼 절대적 신의 전권대사처럼 인식되는 풍토부터 바꿔야 한다. 그래야 제 2의 최태민과 그에게 정신이 매인 신도들이 나오지 않고, 참된 개혁교회가 세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