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동아대, 체육부 길들이기? - 성적 부진 계기로 대대적 쇄신 작업, 유도·축구부 2014년 신입생 안뽑아

[한결같은 마음]

동아대, 체육부 길들이기?
성적 부진 계기로 대대적 쇄신 작업, 유도·축구부 2014년 신입생 안뽑아

- 체육계 "팀 해체 수순 아니냐" 우려
- 학교 측 "경각심 차원, 팀 해체 아냐"

오랫 동안 지역 대학 스포츠계의 최강자로 군림한 동아대(총장 권오창)가 최근 부진한 성적을 계기로 강도 높은 쇄신작업에 들어갔다. 

29일 동아대에 따르면 동아대는 최근 열린 학교 체육진흥위원회에서 유도부와 축구부의 2014년도 신입 부원을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각각 1948년 창단해 6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도부와 축구부가 신입 부원을 선발하지 않는 것은 팀 창단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동아대가 '초강수'를 꺼내든 것은 이들 운동부가 최근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대 유도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하형주 현 동아대 교수가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해 60여 년 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도 명문팀으로 명성을 누렸다. 

그러나 동아대 유도부의 최근 성적은 '최악'이나 다름없다. 최근 몇 년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은커녕 부산 대표로 뽑히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전국체전 부산 대표 선발전에서는 동의대와의 대결에서 2-6으로 대패했다. 결국 두 체급에만 출전시켰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축구부도 눈에 띄게 하향세를 걷고 있다. 숱한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며 전국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던 동아대 축구부는 최근에는 훨씬 짧은 역사를 지닌 동의대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학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동아대는 총 8개의 운동부 가운데 성적이 가장 나쁜 두 개 팀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동아대는 두 운동부의 신입생을 받지 않는 대신 골프부와 요트부를 창단해 2014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동아대가 축구부와 유도부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운동부의 신입생을 받지 않고, 다른 팀을 창단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면서 "만약 축구부와 유도부가 해체된다면 지역 체육계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아대 측은 "팀 해체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김태일 동아대 체육부장은 "성적이 좋지 못한 운동부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일 뿐 해체의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니다"면서 "내년 유도부와 축구부의 성적이 좋을 경우 2015년 신입생은 정상적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요트부와 골프부의 경우 오래전부터 창단이 계획된 것이어서 이번 조치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내년에도 유도부와 축구부의 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의 조치와 관련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팀 해체 논란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국제신문    이병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