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鑛夫
서 철 수
쥬라기 공룡과 스킨십하러 가는 날
맘 속은 갈바람으로 부풀은 애드벌론
밤새 천리 길을 달음질
새벽녘 오색에서 그만 광부가 되었다
이마엔 LED 불빛을 달고
안정모로 풀빛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곡괭이 대신 훔켜쥔 쌍둥이 스틱
간식거리랑 잔뜩 넣어 울러멘 배낭
암석과 겨룰 일일 전투식량도 업었다
협궤 기찻길 같은 모노레일은 없어도
뚜벅뚜벅 옮겨가는 뒷굽 닳은 등산화
어둠의 갱도를 오르는 모노레일이다
급경사의 돌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금맥 캐는 광부들의 엄숙한 불빛 행렬
쿵쾅대는 앙가슴 작은북 소리의 볼륨
갈수록 심화되는 노킹현상이다
악몽을 깬 듯 동녘은 밝아 오고
저 갓머리의 차디찬 칼바람의 고지
혹여, 아니면 한 줄 시라도 낚아야 할 판
이윽고 도달한 꼭짓점 그 정점에
붉은 고딕 활자의 잿빛 표지석
금괴를 빼어 닮은 완전 왕대박
아, 설악의 대청봉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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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鑛夫)
서철수
추천 1
조회 14
23.11.06 13: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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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회장님 대단한 발상에 박수 보냅니다. 자연의 소리도 담담한 일상도 한 줄 그려내지 못하는 저는 마냥 회장님이 부러울 뿐입니다.
손 선생님 감사드려요
내년 봄이면 과수 농장에 향기로운 꽃무리로 장관을 이루고
여름과 가을이면 풍성하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