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주 지진을 진앙지 근처에서 직접 겪어보니 지진의 파워가 장난이 아님을 여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도 5와 진도 6의 차이가 대략 어느 정도인지도 직접 체험했고요.
* 참고로 검색해보니 진도 6 지진은 진도 5 지진의 32배 파워가 있더군요.
진도 7의 지진은 진도 5 지진에 비해 32의 제곱이므로 대략 1,000배의 파워가 있고요.
이번 경주 지진은 전진이 5.1, 본진이 5.8이었으니 전진에 비해 본진의 파워가 대략 20배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본 결과도 본진(진도 5.8)의 파워는 전진(진도 5.1)에 비해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낄 정도로 강력했고요.
그래서 한반도의 6.5 이상 강진 가능성을 분석해 봤는데요.
구글링을 통해 여러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성이 있다'입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지진(특히, 강진)의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지진은 단층(지각이 두개의 조각으로 찢어진 지점)이 있어야 발생하는데,
우리나라는 대륙판 사이가 아닌 내부에 위치해 있어 일본처럼 긴 단층이 없고
양산단층과 같은 비교적 짧은 단층만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과 같은 인접 국가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 그 충격파가 우리나라의 짧은 단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일본과 같은 인접국가에서 발생한 지진의 강도가 세면 셀수록, 진앙지가 우리나라에서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세기(강도)도 비례해 세질 수 있다는 점이고요.
* 역사적으로 강진이 반드시 일본과 같은 대륙판 사이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륙판 내부에 위치해 있는 곳도 진도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구마모토현에서 강도 9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하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의 짧은 단층에서도 강도 7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 진앙지인 경주에서 느끼는 지진의 세기에 비해 서울에서 느끼는 지진의 세기가 약한 것처럼 말입니다.
2016년 7월에 울산 앞바다에서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었는데,
몇달 지나지 않아 9월에 경주에서 5.1, 5.8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해서(즉, 이미 에너지를 분출했다고 해서)
향후 한동안 추가적인 강진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5.8의 강도를 보인 경주 지진이 본진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구글링을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보니 일본의 지진 발생 장소는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4월에 발생한 구마모토 강진의 영향으로 경주지진이 발생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러한 맥락이죠.
구마모토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곳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대지진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진도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올해 들어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동해안 쪽에서 3번이나 발생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지진의 발생주기가 짧아지고 강도도 점점 세지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추세적으로 말입니다.
* 역사적으로도 과거에 우리나라에 진도 6.5 이상의 지진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주 지진을 몸소 체험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6.5 이상의 강진에 대한 대비가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첫번째 지진(진도 5.1)이 발생하고, 두번째 지진(진도 5.8)이 발생하고도 4시간이 넘어서까지
관공서의 대피하란 방송이나 경고가 전혀 없었습니다.
휴대폰은 첫번째 지진이 발생한 시점부터 두번째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대략 30분이 넘는 시간까지 불통이었고요.
카카오톡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민안전처에서 첫번째 지진 발생 9분 후에 발송했다는 재난문자를 저는 아예 받지도 못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00시 45분에 받은 여진주의경보 문자가 이전에 받았던 폭염주의경보 문자 이후로 처음 받은 재난문자였고요.
* 휴대폰 불통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진도 6.5까지 견디도록 설계된 원전도 제가 보기엔 결코 안전해 보이지 않습니다.
진도 6.5까지 견디도록 설계되었다고 하더라도 노후화로 그것보다 낮은 진도의 지진이 반복되면
피로 중첩에 의해 얼마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6.5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참사를 피할 수 없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진도 8까지 견디도록 내진설계가 되어 있었는데 진도 9의 강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원전 이외의 건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항이나 철도, 병원, 학교 같은 곳은 비교적 내진설계가 잘 되어 있다고 하지만
일반 아파트나 건물들의 경우 내진설계가 된 곳은 20~30% 정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어진 건물들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앞으로 지어질 건물들은 내진설계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지진발생에 대비한 평소의 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지진의 발생 추세를 고려할 때 이번 경주 지진이 기존의 최고기록(5.2?)을 갈아치웠으므로
다음 지진이 언제 발생할 순 알 수 없지만 그 세기는 대략 진도 6.5~7 사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6~6.5 사이일 가능성도 아주 농후하고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사시는 분들은 이번 지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진앙지에서 직접 체험해보지는 않으셨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진앙지인 경주 근처에서 지진의 파워를 직접 체험해본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 경상도 지역인 것은 맞지만
단층은 경상도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에서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경상도 지연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이 멀다는 이점이 있을 뿐
서울 및 충청도 지역에도 단층은 있습니다.
1978년에 발생한 홍성지진이나 서해안 일대의 최근 지진들은 서울 및 수도권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고요.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경주 지진을 더 큰 지진의 전조증상(본진이 아닌 전진)으로 간주하고 무언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동일한 전처를 밟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지만 이전의 원칙에 수정이 필요하면 수정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했으니 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완(백조)은 무조건 희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호주에서 흑조(블랙스완)가 발견되고 그것은 편견 임이 밝혀졌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블랙스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우리는 평소에 그 블랙스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위험에 대한 대비는 평소에 하는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 말이지요.
흑조를 직접 눈으로 보고도 백조타령(무조건 희다)을 하며 편견을 버리지 않으면 답은 없습니다.
위험관리에서 대응보다는 예방이 우선입니다.
첫댓글 저는 중립적인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사람이지 지진전문가가 아닙니다. 상기글은 구글링을 통해 각종 자료를 검색하고 제 나름대로 분석하여 도달한 결론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링크하려고 하였으나 검색도중 일부 링크에서 컴(노트북)이 계속 다운되어 링크를 달지 못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