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잃기 쉬운 여름철, 다양한 먹거리로 식욕을 돋워줄 속초로 떠나보자. ‘이열치열’ 정신으로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무더위를 이겨내도 좋고, 아니면 정신 번쩍 드는 시원한 음식으로 무더위를 날려 보내도 좋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날에는 뜨거운 음식이든 시원한 음식이든 맛있게 한끼 식사를 즐기며 더위를 잊을 수 있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실향민의 터전이자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한 속초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낸 뜨거운 음식과 시원한 음식을 소개한다.
[왼쪽/오른쪽]‘이열치열’ 뜨끈뜨끈한 전복해물뚝배기 / ‘살얼음 동동’ 시원한 해전물회 시원한 맛의 함흥냉면과 해전물회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함흥냉면집으로 알려진 ‘함흥냉면옥’
여름철 시원한 음식을 떠올리면 1순위가 냉면 아니겠는가. 속초는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많이 정착하면서 자연스레 함흥냉면이 오래전부터 대중화했다. 지금도 속초에는 유명한 함흥냉면집이 많다.
1951년 문을 열어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함흥냉면집으로 알려진 함흥냉면옥 외에도 이조면옥, 원산면옥, 단천식당 등 웬만큼 맛이 보장되는 냉면집이 여럿이다. 그중 함흥냉면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양반댁함흥냉면’은 맛도 맛이지만 정직한 재료로 건강한 냉면을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TV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을 통해 ‘착한 식당’으로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다.
[왼쪽/오른쪽]‘착한 식당’으로 인정받은 ‘양반댁함흥냉면’ / 대표 메뉴인 함흥냉면과 물냉면
[왼쪽/오른쪽]건강한 재료로 정직하게 만들어내는 함흥냉면 /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적어뒀다.
양념 배합에 자신이 없다면 주인에게 도움을 청하자.
양반댁함흥냉면은 화학조미료 대신 천연 재료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든다. 음식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천연 재료와 배합법을 계속 연구했다. 고기와 각종 채소를 정성껏 고아 육수를 내고, 속초식 함흥냉면에 들어가는 명태회 역시 MSG 같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무쳐낸다. 함흥냉면을 주문하면 따뜻한 육수가 함께 나오는데 그 국물을 꼭 마셔보자. 첫입에 “와, 맛있다!”라고 반응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육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 맛이 밍밍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입 두 입 자꾸 마시다 보면 질리지 않는 은근한 풍미가 느껴진다.
면 역시 발색제 같은 화학 성분을 첨가하지 않고 고구마전분과 오징어먹물을 이용해 만든다. 면발의 탱탱한 식감이 잘 살아 있다. 냉면도 그렇고 함께 내놓는 무채도 자극적인 톡 쏘는 맛이 없다. 냉면집에서 비일비재하게 사용하던 빙초산 대신 4배 식초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메뉴라고 해야 육수를 자박하게 넣고 비벼먹는 함흥냉면과 담백하고 시원한 맛의 물냉면 그리고 수육이 전부다. 겨울철에는 손만두가 추가된다.
[왼쪽/오른쪽]해삼과 전복이 들어가는 해전물회 / 국수사리와 감자떡 등이 곁들여 나온다.
속초에서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시원한 음식은 물회다. 그중 이름부터도 독특한 해전물회. 오징어나 일반 횟감을 사용하는 물회는 익숙하지만 해전물회라니 좀 낯설다. 해전물회는 해삼과 전복이 들어간 물회를 일컫는다. 속초에서 해전물회로 유명한 곳이 ‘청초수물회’다. 이 집은 물회와 섭국을 전문으로 하는데, 사골을 우려내 물회 육수를 만든다. 사골국물에 고춧가루로 만든 장을 넣어 일주일 정도 숙성시킨 후 물회 육수로 사용한다. 살얼음 동동 띄운 칼칼한 육수에 신선한 해산물로 맛을 낸 물회는 여름철 별미로 그만이다. 해전물회는 해삼과 전복이 더해져 풍미가 좋고, 꼬들꼬들 씹는 재미도 더해진다.
찬 음식에 따뜻한 음식을 곁들여 속을 보하고 싶다면 섭국을 함께 주문하자. 섭국은 강원도 전통 음식으로 자연산 홍합(섭)과 골뱅이, 버섯, 부추 등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낸다.
뜨끈한 맛의 전복해물뚝배기와 가릿국밥
[왼쪽/오른쪽]속초의 명물 ‘동명항 전복해물뚝배기’ / 싱싱한 해산물이 뚝배기 속으로 쏙~
바다를 끼고 있는 속초는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래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도 다양하다. 속초 해산물 요리의 매력은 재료의 싱싱함에 있다. 그 장점을 듬뿍 살린 뜨끈한 먹거리가 전복해물뚝배기다. ‘동명항 전복해물뚝배기’ 식당은 가게 이름처럼 메뉴도 전복해물뚝배기 단 하나다.
동명항에서 작은 가게로 시작했다가 입소문을 타면서 공간을 넓혔다. 그럼에도 주말이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뚝배기에 활전복과 가리비, 새우, 홍합, 조개 등 해산물이 넘치도록 들어간다. 뚝배기 위로 수북하게 쌓여 있는 해산물을 바라보면 군침이 꼴깍 넘어간다. 먼저 가리비를 먹고 공간을 만들어 그 속으로 살아 있는 전복을 넣어서 익혀 먹는다.
맛의 비결은 바로 신선한 식재료를 고집한다는 점이다. 냉동은 취급하지 않고 그날그날 들어오는 가장 싱싱한 해산물만 쓴다. 해산물과 채소 모두 당일 공급받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
[왼쪽/오른쪽]속초에서 유일하게 가릿국밥을 맛볼 수 있는 ‘신다신식당’ / 함경도 대중식인 가릿국밥
[왼쪽/오른쪽]가릿국밥 /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도 판매한다.
속초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뜨거운 별미가 있으니 바로 가릿국밥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가릿국밥은 함경도에서 즐겨 먹는 국밥이다. 사골국물에 소고기와 콩나물, 고사리, 달걀지단, 양념장 등을 넣어 만든다. 실향민이 많은 속초에서 함흥냉면이나 아바이순대 등을 파는 식당은 많으나 가릿국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아바이마을의 ‘신다신식당’뿐이다. 전국적으로도 가릿국밥을 선보이는 식당은 거의 드문 실정이다. 아바이마을의 터줏대감 격인 다신식당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가,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신다신식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가릿국밥은 처음 나오면 맑은 국처럼 보이는데, 잘 섞으면 양념장이 풀리면서 얼큰한 맛으로 변신한다. 양념장을 풀지 말고 맑은 국 그대로 맛보다가, 어느 정도 먹은 후 양념장을 섞어 먹으면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함경도에서는 국물에 밥을 말아 국밥처럼 먹기도 하고, 국물을 떠먹은 후 양념장과 건더기, 밥을 넣어서 비빔밥처럼 먹기도 한단다. 가릿국밥 한 그릇 훌훌 말아먹고 식당 앞 해변에서 쉬어가면 무더위가 어느새 저만치 날아간 듯하다.
식사 후 산책하며 쉬어가기 좋은 아바이마을 해변
여행정보
- 주소 : 강원 속초시 청초호반로 302
- 문의 : 033-636-9999
- 주소 : 강원 속초시 엑스포로1길 14
- 문의 : 033-635-5050
- 주소 : 강원 속초시 중앙로 233-1
- 문의 : 033-636-1638
- 주소 : 강원 속초시 아바이마을길 22
- 문의 : 033-633-3871
주변 여행지
숙소
- 동해콘도
- 메모리즈모텔
- 인소게스트하우스 : 강원 속초시 선사로1길 30-4 / 010-7188-0070
출처 :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