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것들이 있어서 아름다운 세상
나는 미운 돌맹이다.
돌맹이들 가운데도 모양이 예쁘고
색깔이 고운 돌맹이도 있는데 나는 아무런 특징도 없고 색깔도 없는
어디에서나 볼수 있고,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그렇고 그런 돌맹이다.
돌맹이로 태어나 모양이 예쁜들 무엇하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내가 이리 저리 굴러다니다가 지금 자리잡고 있는 개울에서만 해도 벌써 여러 돌맹이들이 놀러 나온 사람들의 눈에 띄어 그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거나 배낭에 실려 먼 곳으로 갔다.
생각하면 야속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못생긴 자신을 서러워하면서 이른 새벽이나 늦은밤에 남모르게 눈물짓는 것뿐이다.
어느날, 나는 작은 물새의 깃털을 입에 물고 내 위를 스쳐 가는 하늬 바람에게 물었다.
"왜 사람들은 예쁜 돌맹이만 좋아할까?"
"사람들은 그 돌맹이로 자기 방을
아름답게 꾸미기 때문이야."
"아! 나도 나도 그런 사람의
방안에서 한 자리 차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무룩해진 나는 하늬바람에게 물었다.
"너도 사람이 데리고 가줬으면 좋겠니?"
하늬바람이 내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나는 더욱 더 슬퍼졌다.
그러나 하늬바람은 살며시 웃는
얼굴로 나와 다른 못생긴 돌맹이들
둘레를 돌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슬퍼하지 말어. 사람들이 가지고간 돌맹이는 겨우 한 칸 방을 꾸미지만 너희는 이 지구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잖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소중한 이야기'中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v0AYXmfauvc
바람 살살
구름 몰려든다
정말 비 내리려나?
오늘은 오후에 소나기 내일은 전국 비소식
비온다니 아침에 고추모를 심는게 좋겠다
집사람도 아침을 일찍 먹고 고추모 심으러 가자고
아침을 짓고 배추시래기 국을 끓였다
배추시래기된장국도 뱃속을 편하게 해준다
밥 뜸 들이는 사이 동물 챙겨주기
닭장의 닭과 기러기에게 산란용 사료만 주었더니 먹질 않는다
늘 싸래기만 주어 그걸 더 좋아한다
그래도 오늘은 사료와 미강만
배고프면 먹겠지
고추모를 발근제 탄 물에 담갔다 꺼냈다
물을 충분히 준 후 심는게 좋겠다
모에다 뿌린 진딧물약과 총체 응애약이 모판에 그대로 있다
올핸 이런 해충 피해를 입지 않았음 좋겠다
배추시래기 국에 밥 말아 한술
역시 맛있다
고추모와 고추줄 모종삽 살충제 등 고추모 심을 도구를 모두 챙겼다
한꺼번에 가지고 내려갈 수 없어 세 번을 왔다갔다
집사람은 그 사이 고추모를 심는다
두둑에 물이 하나도 없단다
진즉 두둑을 만들어 비를 맞췄어야했는데 그러질 못했으니 별 수 없지
모종 삽으로 찍어 구멍을 낸 뒤 그곳에 고추모를 하나씩
고추모 끝 뿌리는 끊어 버리고 심어야 뿌리 활착이 잘 된단다
모판에서 뽑은 그대로 심으면 뿌리가 잘 뻗질 않는다고
고추모 200개 가지 5 청양 5 오이고추 5 토마토 3개도 심었다
집사람은 왼손이 불편해도 손이 빨라 금방 금방
난 모판에서 고추모를 뽑아 심기좋게 두둑에 놓아주니 집사람이 거의 다 심어 버린다
두둑에 고추 구멍이 몇개 남으니 고추모를 더 사다 심잔다
아이구 올핸 이것만 가꾸자고
일하는 것도 힘이든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정도만 해야지
조루로 물을 떠다 고추모 마다 후북하게 물을 주었다
물을 잘 주어야 빨리 뿌리를 뻗을 수가 있다
내일은 비가 좀 내린다니 다음에 서리만 내리지 않는다면 잘 자랄 것같다
내가 고추모에 물을 주고 집사람은 고추모를 반듯하게 세워 흙으로 덮어주었다
서로 역할분담을 해서 일하니 더 쉬운 것 같다
고추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추줄까지 쳐 주었다
쪼그리고 고추줄 치려니 왼쪽 고관절이 무척 아프다
아파도 참고 마저 끝냈다
모두 끝내고 나니 10시 30분
2시간 30분만에 200여주 고추를 심었다
봄에 할 큰 일 하나 또 끝냈다
이제 5월에 호박 오이 참외 콩만 심으면 봄에 할 일은 다 끝나는가?
일하나 끝내고 나니 가슴이 후련하다
얼른 샤워하고 집사람 손 소독하러 장성 병원으로
새끼손가락만 고정해 준다
이건 그대로 고정하고 있어야한단다
시간이 해결해준다하니 아파도 참아야겠지
12시가 다 되간다
점심이나 먹고 가자고
오늘은 축협 옆 해운대식당을 가보자고
알파 이백량처럼 백반을 하는데 반찬 가짓수가 더 많단다
아직 12시도 안되었는데 식당이 만원
한자리 나길래 자리잡고 앉아 백반을 시켰다
잠시후 반찬이 나오는데
에게
가짓수는 많은데 먹을만한게 없다
반찬에도 조미료를 많이 넣은 것같다
안주 좋으면 막걸리 한잔하려고 했더니 술맛이 싹 가신다
난 여기와서 백반은 먹지 않을 것같다
집사람도 알파보다 훨씬 못하다고
알파는 고등어 조림 한가지만 가지고도 밥을 몇그릇 먹을 정도
여긴 고등어를 구워 내 놓았는데 별로다
큰처형께서 집사람에게 전화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눈물 흘리신다
무슨 일 있냐고 하니
며칠 전 아침에 갑자기 당이 떨어져 정신을 잃으셨단다
동서 호상이 엄마 때문에 살아나셨단다
동서가 전화를 했는데 처형이 받지 않아 집에 와 봤더니 처형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가 문옆에 있더란다
그래서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도 소리가 없어
아파트 노인정으로 찾으러 가보았더니 오늘은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란다
그럼 집에 있겠다고 생각해서 다시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길래 처형 아들에게 전화해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문열고 들어왔단다
방에 들어오니 처형이 멍하니 눈을 뜬 채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걸 보고 119불러 전대 응급실에 갔었다고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고 깨어났는데 처형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더란다
동서가 오지 않았다면 아마 그대로 세상 떠났을 거라고
세상에 그런 일이 있었었구나
우리도 그동안 전화를 드리지 못해 소식을 전혀 몰랐다
혼자 계셔 제대로 식사도 하시지 못하니 당과 혈압이 있으신 분이라 새벽에 갑자기 당이 떨어지셔 정신을 잃으셨나보다
누가 옆에 있었더라면 그런 일 없었을 것인데...
노인이 되면 자식이 있어도 같이 살 수 없으니 이 일을 어찌 할까?
동생에게 이야기하며 서러움이 복받치셔 울으신 것같다
나도 울컥해진다
나이 든 우리들의 자화상 아닐까?
건강 잃어 혼자 지내기 어렵다면 남은 목숨 끊기 어려우니 양로원이나 요양원이라도 들어가겠다고 스스로 다짐해야겠다
혼자 계셔도 식사 잘 하시라고 말은 했지만 쉽지가 않다
집사람이 언제 광주 한번 다녀오잔다
집에 다 와가는데 아산아짐이 집에 올라오셨다고 전화
오후에 고추심는 줄 알고 도와주러 오셨단다
아이구 꼬부랑 노인이 무얼?
그러나 넘 고맙다
아짐을 모시고 집으로 올라 왔다
낮잠 한숨
새벽에 일어난데다 고추심느라 힘들었을까?
무려 두어시간이나 곯아 떨어졌다
냉동실에 들어있던 조기를 꺼내 지져 달라고
집사람이 지지려고 보니 눈내가 너무나 먹기 어렵겠단다
저런
냉동실에 있던 다른 생선들도 꺼내 보았다
모두다 마찬가지
아끼고 아꼈더니 결국 똥됐다
집사람이 뭐든 신선할 때 해먹어야한단다
그래 우린 냉장고가 너무 많다
김치 냉장고 두 개 일반 냉장고 세개
둘이 사는 집에 이 많은 냉장고 필요있을까?
내가 먹탐 많아 그저 가져다 쟁겨만 두다 결국은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젠 냉장고를 자주 들여다 보면서 먹을만 한건 빨리 해치워야겠다
집사람은 그만 쟁기자며 냉장고를 없애야겠단다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오늘은 바둑 모임날
4시 넘어 나가니 이전조합장 장사장 덕산아재가 미리 나와 바둑을 두고 있다
김사범님도 바로 나오시길래 같이 한수
초반은 흑으로
크게 싸우지 않고 집짓기로
흑이 처음 우세를 잃지 않고 그대로 마무리까지
덤을 주고도 10여집 남겼다
다시 한판
이번엔 백
이 판도 마찬가지
중반 들어가며 백이 우세
흑이 승부수를 띄워 백진영에서 살아나가려 하는 걸 곤마 하나를 더 만들어 공격하니 결국 하나가 잡혀 승부끝
크게 무리하지 않고 비교적 내 마음에 맞게 둔 바둑이었다
전총무가 장사장과 두어 1승1패했다고
내가 볼 땐 전총무가 더 잘 둘 수 있을 것 같은데...
장사장과 두어 진 바둑을 처음 몇수를 같이 복기해보자고
포석이 끝나기 전에 바로 전투 돌입
여기서부터 바둑이 헝크러지는 것같다
장사장은 연조있는 바둑이라 싸움 요령을 안다
그래서 바로 싸움을 하는 건 좋지 않다며 먼저 포석을 잘 짜라고
포석에선 내 돌 하나가 공격을 받더라도 바로 응하지 말고 여기저기 큰 곳을 먼저 두라고
설사 공격받은 그 돌이 죽는다 해도 한 수론 죽을 수 없으니 그 돌이 죽을 때까지 큰 곳 두세개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김사범님도 옆에서 거들어 설명해 주신다
전총무가 그게 잘 안된단다
하기사 말을 해주고 있는 나도 아직 그걸 깨우치지 못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귀에서 받는 방법 한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모임 때마다 하나라도 알게 된다면 수가 늘지 않을까?
아니 내가 또 아는 척하는지 모르겠다
나이들어선 상대가 물어 보았을 때 말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데 난 꼭 먼저 나서려고 한다
오늘은 이 전조합장이 식사대접하겠단다
그동안 자주 나오지 못해 미안하다고
감사한 말씀이다
호용동생 식당에 가서 소머리 국밥에 막걸리 한잔
어제 많이 마셨으니 오늘은 참아도 되련만 막걸리를 입에 대니 술술 잘도 넘어간다
식사했으니 팀바둑 한판 하고 헤어지잔다
재봉동생과 두었다
중초반까지 우세했던 바둑을
넘 빨리 백을 차단해 결국 역으로 내 돌이 몰려 대마 몰살
한번만 더 수읽기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수를 끈질기게 읽어내야하는데 대강대강 짐작으로 읽어 버린다
그래서 바둑이 늘지 않나 보다
팀바둑만 두면 항상 패
언제 우리팀이 이겨볼 수 있을까내가 실력이 좀이라도 늘어야 이길 수 있을 건데...
그 놈의 수가 왜 늘지 않지
한판 더 하자는 것을 난 피곤해 안되겠다며 먼저 일어섰다
아침에 일한게 몸이 좀 힘드나 보다
후레쉬를 들고 아래 닭장에 가보니 닭은 횟대에 앉아 있는데 기러기들은 아직 연못에
기러기를 몰아 닭장에 넣었다
밤이라 몰기가 쉽지 않다
다음엔 미리 몰아넣고 나가야할까 보다
똑똑똑
낙숫물 소리
비가 내렸어나 보다
님이여!
오늘은 전국에 반가운 봄비 소식
오늘도 단비같은 소식에 님의 하루가 마냥 행복해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