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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식]

"반민특위" 구성과 해체 그리고 한계

대한민국에 존재했던 “친일파 청산과 진상규명 위원회”이다. 1948년에 창설하여 1949년에 해산했다. 사무실은 서울 명동 ‘구 일본제일은행 본점“(현 국민은행 명동영업부 터)에 있었다.

1. 반민특위의 성립배경

해방 후 한반도에 “친일반민족행위자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특히 남한 사회에선 친일파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 군정 시기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1948년 7월 17일일 공포된 제헌 헌법 제101조에 “반민족행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근거를 두었고, 이에 따라 1948년 9월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 발효되어 반민특위가 창설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당시 이미 정계와 관계에 깊은 뿌리가 있던 “친일파”와 “이승만 정부의 방해와 반대”에 부딪치며 결국 1949년 별다른 소득없이 해산되었다.

이때 처벌받은 사람들을 보면, “한일합방”에 서명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사형은 없고, 무기징역 이하로만 처벌했다. 결론적으론 모두 풀려나 실제로 처벌된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 (사형선고는 김덕기가 받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전쟁 중 죽음)

그리고 공포일인 8월 16일부터 공소시효 1년이 있었다. 단, 해외로 도피하면 안 된다.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전문은 다음을 참조.

제1조 일본 정부와 통모하여 한일합병에 적극 협력한 자,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조약 또는 문서에 조인한 자 及 모의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고 그 재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몰수한다.

제2조 일본 정부로부터 爵(작)을 수여한 자 또는 일본 제국의회의 의원이 되었던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그 재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몰수한다.

제3조 일본 치하 독립운동자나 그 가족을 악의로 살상 박해한 자 또는 이를 지휘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그 재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몰수한다.

제4조 좌의 각 호의 일에 해당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15년 이하의 공민권을 정지하고 그 재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몰수한다.

1. 襲爵(습작)한 자
2. 중추원 부의장, 고문 또는 參議(참의)되었던 자
3. 勅任官(칙임관) 이상의 관리되었던 자
4. 밀정행위로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
5. 독립을 방해할 목적으로 조직된 중앙단체의 수뇌간부되었던 자
6. 군·경찰의 관리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
7. 국내에서 대규모인 군수공업을 책임 경영한 자
8. 도·부의 자문 또는 결의기관의 의원이 되었던 자로서 일정에 아부하여 그 반민족적 죄악이 현저한 자
9. 관공리되었던 자로서 그 직위를 악용하여 민족에게 해를 가한 악질적 죄적이 현저한 자
10. 일본 국책을 추진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각 단체 본부의 수뇌 간부로서 악질적인 지도적 행동을 한 자
11. 종교·사회·문화·경제 기타 각 부문에 있어서 민족적인 정신과 신념을 배반하고 일본 침략주의와 그 시책을 악질적인 반민족적 언론 저작 及 기타 방법으로써 지도한 자
12. 개인으로서 가장 악질적인 행위로 일제에 아부하여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

여기서 핵심은 공민권의 정지이다. 그리고 그 목표는 국적박탈이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의 피선거권과 사회적 지위의 배제라고 보면 된다. 1,2,3조가 1등급 친일에 대한 단죄라면 4조는 중간급 이하 잡범처리이다. 당시 한국에 살고있던 한국인은, 모두 친일했다는 식의 친일파들의 대응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책으로 나온 것이 제4조였다.
때문에 당시에도 이 반민특위법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있었다.
친일파 중 “해외도피자”가 많아지자, 정상참작에 대한 담화도 발표했다 여기서 나오는 일본에서 “일본의 전쟁협력자”를 공직에서 추방한다는 것은 맥아더 사령부의 GHQ의 공직추방령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사실상, 공무원과 교육자는 용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2. 반민특위의 활동

1949년 1월 5일 “반민특위”는 중앙청 205호실(지금은 파괴된 옛 조선총독부)에 사무실을 차리고 8일 친일기업가 “박흥식”을 체포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친일반민족행위자는 이승만의 정권장악과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였기에, 이승만은 “반민특위”의 활동을 방해하고 무력화시키려고 애썼으며, 결국 이루게 된다.
이승만은 담화를 통하여 견제하기 시작했는데, 그 요지는 반민특위가 a)삼권분립의 원칙에 위반되며 b)안보상황이 위급한 때 경찰을 동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장이면서 “반민특위 특별재판부장”였던 김병로는 “반민 특위활동”이 불법이 아니라는 담화를 발표하고, 정부의 협조를 촉구하였으며, 국회역시 “반민특위”의 김상덕 위원장과 김상돈 부위원장을 불러 의견을 묻고 대통령담화의 철회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승만은 계속 비협조로 일관하다 2월 24일 “반민법”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반민법 법률개정안”을 제2회 39차 본회의에 상정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부결되었으며, 특위의 활동은 계속되었다.

반민특위는 a)국권피탈에 협력한 자, b)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고 탄압한 자, c)작위를 받은 자, d)직간접적으로 협력한 자를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반민족행위 처벌법(반민법)을 1948년 9월에 국회에서 통과시킨다. 
그러나, “친일 반민족행위자”들은 "친일파를 처단하자고 하는 놈은 빨갱이(공산주의자)"라는 논리를 내세워 반민특위를 직접적, 간접적으로 방해하였다.
대표적으로, “노덕술” 등은 “백민태”를 통해 반민특위 및 정부요인의 암살을 계획했으나, 백민태가 자수함으로써 미수에 그쳤다.(반민특위 및 정부요인 암살 음모 사건)

"반민특위"를 해체시킨 국회 프락치 사건

이승만 정권은 반민특위의 활동을 비난하는 담화를 다섯 차례나 발표하는 등 반민특위의 활동을 저지하려 하였으며, 반민특위는 이승만 정부의 반민특위의 활동을 훼방 놓은 일련의 움직임인 a)국회프락치 사건과 b)6월 6일 김태선, 윤기병 등 친일 경찰들의 반민특위 기습 테러 사건을 겪으면서 와해되기 시작하였다.

3. 반민특위의 와해

악질 친일경찰 노덕술

1949년 6월 6일 오전 8시 30분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윤기병 서울중부경찰서장”의 지휘로 시내 각 경찰서에서 차출된 경찰관 80여 명이 반민특위 청사를 습격했다.
이들은 특위 조사관들을 폭행하고 친일파 관련 조사서류와 집기들을 강탈했다. 그 날의 오후에는 서울특별시청의 경찰국에서, 사찰과에 속한 440명의 경찰관들이 반민특위 간부 교체, 특별경찰대 해산, 경찰의 신분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집단사표를 제출했다.
국회는 6월 9일 책임자 처벌과 반민특위 원상 복귀를 정부에 요구했으나, 이승만 대통령은 6월 11일 반민특위 활동으로 민심이 소요되어 부득이하게 “특경대”를 해산했다는 담화를 발표하고 국회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반발해 위원장이었던 김상덕은 사퇴하고 이후 반민특위 활동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그렇게 공석이 된 자리에 “법무부 장관 이인”을 위원장으로 앉히고, 사퇴한 위원들 자리에는 친일파 청산을 반대해온 인사들로 채워 그들로 하여금 내부에서 반민특위를 무력화하여 해체시키는 일을 맡겼다.

결국, “반민특위”는 이인이 결정적으로 때려부순거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a)국회프락치사건이 친일파 척결의 주도세력이었던 소장파의원들을 간첩혐의로 체포함으로써 반민특위를 위축시켰다면, b)6.6 반민특위 습격 사건으로 반민특위의 실제적인 활동은 중단되었었으며 반민특위의 폐기법안을 통과시키게 함으로써 민족반역자에 대한 처벌을 불가능하게 하였다.1949년 9월 반민법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임기가 축소된 반민특위는 그해 10월 특별검찰부, 특별재판부와 함께 해체되었다.

4. 나름의 성과에 대한 정리

반민특위의 목표는 민족반역자, 부일협력자 등 일제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처벌이었다. 반민특위의 활동으로 체포된 인사들은 노덕술, 최운하 등의 경찰 간부와, 일제강점기 조선의 톨스토이라고 불렸던 춘원 이광수, '레디메이드 인생'으로 유명한 채만식, 육당 최남선 등 문화계 인사, 종교계 인사인 최린 등이 구속되었으며, 그 외에도 수는 적었지만 친일파를 구속하는 등 약간의 성과는 있었으나 처벌에는 실패한다.
결국 집행유예 5인, 실형 7인, 공민권정지 18인 등 겨우 30인만이 제재를 받았고, 실형의 선고를 받은 7인도 이듬해 봄까지 재심청구 등의 방법으로 모두 풀려나 친일파의 숙청작업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상당수 많은 체포자들은 자기 변명 내지는 "대한민국의 국시는 반공이다"를 내세우기도 했지만 당시 병중이었던 이광수의 재판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 사형을 요구했던 “최린”과 같은 경우도 있었다.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은 김덕기 한 사람이었지만, 그는 항소를 했고 6.25전에 풀려난다. 하지만 6.25 때 서울에 남아 있었기에, 북한군에게 끌려가서 그동안의 악행으로, 4주 동안 매일 두들겨 맞았고, 결국 인민재판장에 끌려가, 죽창에 찔려 죽었다고 한다(정릉 산행에서 추락사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6개월간의 반민툭위의 성과는, 기소 건수의 50%는 불구속과 보석이었다.

5. 반민특위 활동의 주요 대상

1.일제 치하에서 일본 본국 또는 조선총독부와 일본 경찰, 일본군 등과 협력하였던 자.
2.일제 치하 때 반일(反日) 및 항일(抗日)을 하였던 애국자 및 독립운동가 또는 그 가족 등에게 위해를 가하였던 자.
3.애국자 및 독립운동가를 일본 경찰 및 일본군에게 발고 또는 신고하여 위해를 가하였던 자.
4.일본 경찰 또는 일본군 등에 몸담으며 일제 찬양을 하였던 자.
5.일제로부터 상금 또는 사례금 등을 받으며 살아왔던 자.
6.애국자 및 독립운동가들의 자금을 일본군 및 일본 경찰 등에게 빼돌렸던 자.
7.일본 본국 또는 조선총독부로부터 작위 등을 받았던 자.
8.일제의 사주를 받으며 무고한 조선 양민에게 위해를 가했던 자.
9.일제의 사주를 받으며 조선 양민에게 일제 찬양을 강요하였던 자.
10.한글을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어를 강요적으로 쓰라고 위해한 자.
11.애국가를 부르지 못하게 하고 기미가요 등을 부르라고 위해한 자.
12.일제 찬양이 담긴 음악 및 가곡 등을 작곡한 자.
일제 찬양을 주장하는 서적이나 문서 등을 서술하거나 작성한 자.
13.3.1 운동 및 6.10 만세 운동 당시 일본 경찰, 일본군과 협력해서 탄압 및 방해를 가했던 자.
14.조선이름을 일본이름으로 변경하라고 창씨개명을 강요하거나 뇌물 등으로 유도한 자.
15.학병, 강제징용, 정신대 입대를 강요하거나 강제로 입대시켰던 자.
16.그 외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일제와 협력했던 자.

6. 면제 대상

1.일제 치하에서 조국광복을 위해 나라에 헌신하며 전사(戰死) 또는 순국한 사람 또는 그 가족.
2.일제의 뇌물청탁을 거절하였던 사람.
3.일제의 작위수여에 거절하였던 사람.
4.조선 양민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거나 강조하며 민족성을 인도한 사람.
5.조선 독립군에 참전했거나 참전 경력이 있던 사람.
6.반일 및 항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
7.애국운동 및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 및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서 투옥된 사람.
8.애국자 및 독립운동가들을 도와주었던 사람.
9.국산품을 적극적으로 애용하였던 사람.
10.3.1 운동 및 6.10 만세운동에 참가했던 사람.
11.봉오동 전투 및 청산리 대첩 참전경력이 있는 사람.
12.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몸담았거나 임정에서 일했던 사람 또는 임정요인을 보좌 및 보호하였던 사람.
13.독립군 및 독립군 부대에 자원으로 입대했거나 몸담았던 사람.
14.한글 편찬사업 등에 참여하였던 사람.
15.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조선이름을 그대로 유지했던 사람.
16.그 외 반일 및 애국, 구국운동에 앞장섰던 사람.

7. 반민특위 활동에 대한 평가

채만식

사실상 반민특위의 활동은 실패였다. 이는 친일세력이 그 후에도 한국 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는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뒤따르게 되었다.
이는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히 선정 기준의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즉, 제때 친일 청산을 안한 대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친일파 청산에 관하여는 진보, 보수 진영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다르다. 보수 진영은 국가건설 등의 이유로 “처벌무위론”을 내세우고, 진보 진영은 “친일파 재산환수, 진상규명” 등을 외친다. 또한 당시 입법권과 사법권을 동시에 행사했다는 반민특경대에 대하여 논란이 있다.
그러나 “반민특위 하의 특별조사위원회”는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조사와 그 내용을 특별검찰부로 보내는 역할만을 담당하였고, 기소와 재판 등 사법적 내용은 특별검찰부와 특별재판부하에서 이루어졌다. 특경대는 특별조사위원의 조사를 보조하기 위한 조직이었지 사법권까지 행사하는 조직은 아니었다.

8. 친일파의 변명에 대하여

일부 우익진영이 친일파 청산을 반대하는 근거는, 당시 "처벌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 처벌한다" 라는 주장과 "해방 후에 인재풀이 '친일' 안한 사람 중에 있었나? 고등교육 받은 사람은 전부 친일파들이었다" 는 주장이 있다 대표적으로 독립운동가 250명을 때려잡았던 일제 관동군 밀정 출신 이종형 같은 악질 친일파들은 반민특위가 결성되자 '망민법'이라고 비난하면서 '반공집회'를 열면서 자신들이 '반공투사이자, 애국자'라는 소리를 하고 다녔다.

또한 '반민 특위 조사관들 중에도 친일 경력자들이 있다'라는 등 유언비언들을 퍼뜨려 여론조작하는 등 공작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