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제가 봤던 무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모 표시는 보긴 했으나 다 보진 못한거
동그라미 표시는 완주한거
이날의 베스트 3부터 골라봅시다
1. 펄프 - 왜 자신들이 90년대 영국을 대표하는 밴드인지 체급과 실력으로 증명한 전설적인 브릿팝 밴드의 무대
2. 카네코 아야노 - 화려한 밴드셋과 그 밴드셋을 뚫고 나오는 카네코 아야노의 훌륭한 라이브 실력
3. 서울전자음악단 - 신중현의 피는 못 속이는구나, 멤버 각자의 차력쇼가 빛났던 베테랑의 품격
사실... 펄프가 좀 많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펄프 무대 끝나고선 솔직히 다른 무대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왜 헤드라이너인지 몸소 증명해낸 브릿팝 GOAT...
본론으로...
셔틀 타고 2시 좀 넘어서 도착했습니다
금요일과 일요일은 입장줄도 길고 운영도 진짜 최악이라 들었는데 정작 사람이 제일 많았을 토요일 운영이 그나마 괜찮았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네요
입장하면서 한 컷
제가 다시는 펜타포트에 오지 않을거라 확신했지만 결국 다시 펜타포트이 오게 만든 유일한 이유...
Omonoitake
멀리서 들었습니다
들었다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멀리서 들은거라 리스트에 넣지 않았습니다
배고파서 냉소바 하나
맛있진 않았고 그냥저냥 더울 때 먹기 괜찮았습니다(사실 이런 곳 음식이 특출나게 맛있겠냐마는)
다시 사먹을 정도는 아님
서울전자음악단
중간에 음향 문제가 생겨 악기끼리 하울링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베테랑답게 그마저도 연주로 소화시키는거보고 진짜 지릴뻔 했습니다. 진짜 처음엔 연주 실력으로 커버해서 의도된 노이즈인줄 알았습니다. 물론 멤버 한분이 스탭이랑 계속 조율하는거 보고 아닌걸 알았지만 왜 베테랑인지, 왜 리빙 레전드인지 여실히 증명하는 무대였습니다. 미쳤습니다.
단편선 순간들
무대 꽤 괜찮았습니다. 다보진 못했지만 국악의 창법과 락을 접목시키는게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음악만세”는 정말정말 재밌었습니다.
아침 안 먹고 와서 분짜 먹음
냉소바 양이 너무 적어서 검색해본 결과 평이 괜찮아서 시켜봤는데 이거 꽤괜!
바이 바이 배드맨
전설적인 매드체스터 밴드 스톤로지스의 노래 제목에서 이름을 따온 밴드입니다. 12년만의 펜타포트 출연. 국내밴드는 거의 안 듣는터라 거의 이름만 아는 상태로 갔는데 재밌었습니다.
펜타포트의 명물 김치말이국수
시원할때 먹기 좋은 김말국인데 약간 하입도 좀 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펜타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goat. 무더위에 열리는 락페에선 밥을 언제 먹냐도 중요한데 저는 글렌체크 공연 시간 때 먹었습니다.
kanekoayano (밴드 셋)
라이브를 정말 잘한다고 해서 기대했던 무대입니다. 결론적으로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국밴도 안 듣지만 일밴은 더더욱 안 들어서 예습만 한번 하고 간 상태라 노래를 잘 몰랐는데도 듣자마자 각종 화려한 악기 소리들을 뚫고 나오는 탄탄하고 청량한 보이스. 진짜진짜 잘하더라고요.
여담으로 메인스테이지의 AAA(혁오X선셋 롤러코스터)의 리허설이 너무 커서 살짝 방해된 건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건 매너적으로 AAA에게 좀 실망...
Hyukoh & Sunset Rollercoaster (AAA)
카네코아야노 끝나고 가니까 중간 통로 바로 앞에서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인기가 대단했던거 같은데 솔직히 공연 보면 그정돈가? 싶었습니다. 공연 보면 볼수록 혁오와 선셋 롤코는 각자의 길을 걸을 때 더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퍼포먼스가 별로였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아무래도 락페라는 특성상 이런 무대일 수록 관객 호응을 더 이끌어내는 것도 능력이라 생각해서요. 딱히 와닿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결국 합동 프로젝트인 AAA로서 무대에 올랐지만 관객들의 호응이 가장 컸던 무대도 혁오의 <TOMBOY>였고 제가 생각하는 이 무대 최고의 곡도 노을지는 송도의 하늘 아래 연주됐던 선셋 롤러코스터의 <My Jinji>였던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AAA의 마지막 무대가 이 펜타포트 무대라고 하더라고요.
Pulp
대망의 2일차 헤드라이너. 수많은 브릿팝 팬들이 기다려왔고, 제가 펜타포트에 간 유일한 이유이기도 했던 펄프의 시간이 왔습니다. 매써드의 공연을 포기하고 최대한 스테이지 앞으로 가고자 메인스테이지에 남아서 한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아쉽게 펜스는 잡지 못했지만 밴드 멤버들이 전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는 잡아서 괜찮았습니다. 9시가 되자 인트로 영상이 한글로 올라오자 팬들은 환호하기 시작했고... 이번 투어에서 주로 첫 곡으로 연주됐던 신곡 <Spike Island>가 아닌 본인들의 최고작이자 브릿팝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5집 <Different Class>의 수록곡 <Sorted Out for E's & Wizz>로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미친 열광의 도가니. 33도의 폭염에도 빈티지 슈트를 풀로 맞추고 나온 프런트맨 자비스 코커의 열광적인 라이브 퍼포먼스와 기이한 춤사위는 마치 한 종교의 교주마냥 관중을 홀렸습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명실상부 대표곡 <Disco 2000>로 왜 자신들이 90년대 영국을 대표하는 밴드인지 체급으로 증명하는 무대였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첫 공연이라 신보 수록곡보다는 자신들의 과거 히트곡으로 셋리스트를 주로 짠 것도 돋보였습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곡이 <Seconds> 대신 현장에서 변경되어 연주된 <A Little Soul>. 2012년 이후 첫 연주인데, 자비스 코커의 인스타에 따르면 soul과 Seoul의 발음이 비슷해서 팬서비스 차원에서 바꿨다고 합니다. 진짜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락스타를 정의하는 것 같습니다. <Do You Remember the First Time?> <Babies> <Mis-shapes> 등의 히트곡 떼창을 즐기는 것은 물론, <This Is Hardcore>과 같은 하나의 대하뮤지컬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를 보면 진짜 헤드라이너의 저력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망의 <Common People>. 밴드의 최고 히트곡이자 90년대 브릿팝 최고 명곡으로 꼽히는 이 곡을 펄프와 관객들과 함께 즐기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배정받은 90분이 지나간 후에도 엔딩 곡으로 신곡 <A Sunset>을 잔잔하게 밴드 멤버들과 한 곳에 모여 부른 후 공연이 끝났습니다. 불과 2년전 술에 취해 10분 조기 퇴근한 미국의 어떤 밴드와 너무 비교될 정도로 감사한 무대였습니다. 한국에 저와 같은 펄프 광팬들이 많다는 것도 놀라웠고, 펄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같이 즐긴 것 같아 약간의 안도감(자비스 코커가 말하길 고액의 개런티를 받았음에도 자기들 인기가 없을까봐 섭외를 수락할까 거부할까 엄청 고민했다고 들은것 같습니다)도 느낄수 있었고요.
다른 무대는 유튜브 첨부합니다 뛰어댕기느라 초점도 안 맞고 제 목소리도 들어가있어서 ㅋㅋㅋ
그냥 이날 GOAT였습니다. 단독 공연으로 다시 내한하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다음날 벡도 장난아니었다는데 역시 해외 헤드라이너는 믿고 봐야하나 봅니다. 꼭 다시 내한해주길...
첫댓글 정성스런 글과 영상 잘 봤습니다♡♡♡
자비스 아직 쌩쌩한거 보니 이거 다음 내한도 기대해봐도 되겠는걸요 ㅋㅋㅋ 혹시 다시 방문해준다면 그때에는 저도 한번 노려봐야겠습니다! 저도 갔다면
아마 비슷하게 공연 봤을것 같네요~~ 다만 아마 전 아도이도 찾아 봤을거 같네요.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빈말으로라도 씨유레이터 해주지... 땡큐 하고 가버렸어요ㅜㅜ
qwer은 다른날 나왔던건가요?~~~~~~ 이젠 좀 밴드취급은 받나요? ㅎㅎㅎ 팬이라 😆
큐떱은 1일차여서 못 봤습니당
답글 늦어 죄송합니다.
글 잘 봤습니다.
전성기때 보지 못한게 아쉬운 후기네요.
저는 79년생인데 사실 최애밴드가 딥퍼플, 레젶, 블랙사바스, 산울림이었어요. 제 세대 LA메탈이나 얼터너티브보다 브리티쉬가 더 마음에 들어왔었거든요.
지금 감독님 보면 딱 90년대생들( 아 감독님은 00년대생이시겠네요ㅋㅋ) 동세대보다 20년 앞선 예전 세대들 좋아하시는게 딱 저 같았네요.
저는 이제 그때의 열정이야 놓아버린지 오래됐지만 가끔 라디오에 나오는거 따라부르다 보면 1절정도는 가사 한구절 한구절 잊지 않고 부르는거 보고 새삼 놀라네요. 10대때 따라부르던게 50대를 앞둔 지금도 흥얼거려진다는게 참ㅎㅎ
감독님의 전성기에 그들의 노래가 더 오래도록 빛나길 바랍니다.
락페는 매년 꼭 한번씩 가셔요ㅎㅎ
요즘엔 골라갈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ㅎㅎㅎ
동네에서 하는데도 보러 못가는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