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들고 소파에 앉았다.
좋아 하는 소설책은 아무리 읽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주 가끔은 책을 읽고,
또 읽어도 페이지가 더디게 넘어가는 것도 있다.
코. 초상화는 어릴때 부터 익히 들어온 작가의 글인데,
문체와 소설의 서사가 은유와 비유가 많아서 그랬는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러시아 소설가 고골의 작품을 읽으며,
그의 세상을 보는 눈이 어쩜 시대를 초월해서,
21세기에도 감동을 주는가 혼자 감탄했다.
눈이 감기고 피로감이 더해도,
반드시 끝까지 정독을 하려 노력하지만,
어느때는 설렁설렁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기도 한다.
그런 반면에
눈이 피곤해서 오랫동안 책을 읽을 수 없는데,
'허공에 기대선 여자'는
첫 문장을 시작해서부터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조선시대 후기 실학사상에 기초를 둔 역사 소설...
더욱이 빙허각의 출중한 미모와
그녀의 성정 등에 대한 묘사가 이채로워서,
문장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시적 표현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깊은 감동과 의미를 주었다.
'빙허각'의 다재다능한 면모를 책을 통해서 읽으며,
나 또한 그렇게 닮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꿈꾸며,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조선시대에 여인의 몸으로,
중국에 다녀온 당찬 여인 빙허각,
그녀는 길쌈, 문장. 살림 등
모든 여인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사대부가의 며느리로,
자식을 낳아 기르는 어미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다.
소설책을 덮으며 생각한다.
소설도 시처럼,
운율이 있고, 문체가 향기롭고, 고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조미경 -
첫댓글 마음에 크나 큰 양식을 쌓아 놓는다.
두드리는 울림은
언제나 행복함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