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악이나 영화나.. 거의 모든 면에서 극도로 낙후된 나라에서 살면서도 입만은 살아있군.
2.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거고, 좋다가도 이번 앨범이 싫으면 싫은 것이고, 싫다가도 이번 앨범이 맘에 들면 좋은거지, 왜 이렇게 말들이 많을까.
하는 생각.
앗! 이런식 말해버리면 범평론가적 지탄을 받고 있는 '맹목적인' 서태지의 '골수'팬으로서의 품위를 깎아내리는 것이므로 보다 합리적으로 말해야 겠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의 위대한 미제음악의 수입자' 서태지님의 얼굴에도 돌이킬 수 없는 먹칠을 하게 되는 것이니 조심해야 겠다.
먼저 이글은 객관적인 척 하면서도 다분히 反서태지적 개인 취향을 고백하는 글에 지나지 않으며, 중반이하쯤에 가서는 마치 '언론의 우상만들기'를 지적하는 것이 이글의 본래 논지인 듯, 그래서 다만 서태지는 글을 위한 하나의 유력한 소재인 양 말하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다시 서태지를 비판, 아니 비난하는 글인것 같다.
나처럼 솔직이 어찌할 수 없는 狂FAN으로서는 서태지가 이런식으로라도 거론된다는 사실 자체에 무엇보다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충분히 '그렇나보군' 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견해의 다양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그려러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를, 여기서 보다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척하며 쪼잔하게 따져보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윗글 쓴 이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종국에는 개인적 취향을 우기는 글에 그칠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인정은 한다.
먼저 나는, 아니 이제는 거의 모두가, 서태지의 음악이 미국에서의 음악을 차용해왔다는 것을 알고있고, 인정한다. 서태지 스스로가 자신의 음악하는 이유가 미국에서 주류로 되어가려는 음악을 바로바로 한국에 소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가 서태지의 모든 인터뷰를 상세하게 체크했는지 심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서태지가 이렇게 말한 이상 그 자신도 자기 음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서태지가 창조의 고통 운운할 때 말한 '창조'란 말 그대로의 장르적 창조가 아니라 개별적인 곡,노래의 창조를 말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한국의 인디밴드가 하는 핌프락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콘, 림프 비즈킷의 것은 약간 들어보았다. 분명히 말하지만.,장르는 동일하나, 음악이 같은 것은 아니다. 조성모의 발라드와, 신승훈의 발라드가 같지 않듯.
근데도 필자는 [바로 이런 근거에서 서태지는 힙합의 저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핌프 락의 창조자로 인정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는데, 핌프락도 핌프락이거니와 힙합의 경우에도 서태지가 힙합의 창조자라고 보는 사람도 아마 없을 것이다. 김건모가 레게
의 창조자가 아니듯이 서태지가 그만의 장르를 창조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말했드시 어떠한 작가나, 음악가도 온전히 창조를 할 수는 없다. 하다못해 베토벤도 모차르트에게서 배웠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장르를, 핌프락을 창조한 것이 아닌데도 왜 이리 인기가 많은 것일까, 조금만 인정해주도록 하자,하고 분해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서태지가 창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무지한 대중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인지?
(윗글이 너무나 감정적으로 씌여있어서 정말 아연했다) 원래 평론가들이나, 소위 일부 '위대한 진보'주의자들은 사회의 이슈에 관해, 특정인에게 너무 초점이 쏠린다고 생각하면 바로바로 신속하게 비난해준다. 특히 서태지의 경우가 가장 그러한 케이스 중 하나인데, 난 심지어 이런 것들까지도 유행이라 본다. 다들 좋아하는(사실은 하나도 "다들"이 아닌데) 서태지를 비난하면 뭔가 열사가 되는 기분일까.
내가 도통 이해하지 못하는 점은 왜 서태지는 미국에서 음악을 들여오지 못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필자의 논지 제기에 대한 필요성부터도 난 동의할 수 없다.
필자는 또, [만약 그의 음악이 직수입에 불과한, 또 한국이라는 사회적 맥락에서 벗어난 상태로 지속된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청중들이 서태지의 촌스런 습작을 들어야 한단 말인가? 그의 음악보다 훨씬 더 세련된 콘의 오리지날 핌프 락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라고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이제까지 양식있는 평론가들도 서태지가 사실 장르의 창조가 아니었고, 이번의 핌프락도 실은 이미 국내 인디밴드들이 하고 있
었다는 사실에서 서태지가 그다지 "최초"이지도 않다는 것을 문제 삼았지, 그의 음악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분명히, 장르가 같을 지라도 곡 자체는 다르니까.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뮤지션들이 존재한 것이 아닌가. 필자의이에 대한 논지는 개인의 취향을 무시한 점을 차치 하고서라도 너무나 유치하고 심지어는 장난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 그렇다면 각 장르당 뮤지션은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뜻인지... 참 , 이해가 안 간다. 서태지도 스스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필자는 말했다. ["내 음악이 콘(Korn)과 비슷하다고들 말하는데 이런 계열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치고 콘의 영향을 받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다."] 근데 그 바로뒤에 서태지가 덧붙인 말은 글에 나와있지 않은데, 서태지는 그 다음에 오해의 여지
가 없길 바란다는 어조로 "물론 나의 취향과 스타일로 바꾼 것이지 그대로 복사한 것은 아니며, 내가 꼭 굳이 모든 장르를 한국적인 스타일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다." 라고 말했다. 도대체 뭐를 가지고 문제삼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서태지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뭐 서태지가 한 말을 믿지 않는다면 할 수 없지만.
이글이 또 한가지 화나게 하는 것은, 도처에 주장이 널려있고, 당위적이고 자신만만한 명제들이 깔려있는데 반해, 그 근거는 단 한구절도 없다는 사실이다. 딱 한번, 핌프락에 들어있는 정치적 성향 운운 하는 글에서 유일하게 "예를 들어보자"라고 하면서 그 근거를 나름대로 제시했는데, 그것도 자세히 보니 근거가 아니라 앞에 했던 주장의 반복일 뿐이었다.
그 다음으로, 필자가 [방송 출연을 드물게(견해에 따라서는 자주) 조정하면서 자신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팬들의 기대감과 조금도 괴리가 없게 사소한 일까지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라고한 부분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는 서태지이건, 누구이건 "팬들에 대해서 실망스럽게 하지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며, 필자가 제시한 이 부분은 후에 가서 필자가 언급한
[그러나 서태지는 팬들의 존재를 부정한다. 오늘날의 서태지를 만들어준 팬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는 내뱉는다. "나는 뮤지션일뿐 사회운동가로 보지 말라." 그의 음악에 열광하는 지지자들도 서태지가 사회운동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그들이 애초에 서태지를 선택한 것은 그의 음악에서 자유로움과 비판적 메시지를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와는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다. 또 바로 직전 위에 언급된 이 부분에서 마지막에 팬들이 서태지를 "숭배"하는 것이 마치, 그의 음악에서 자유로움과 비판적 메세지를 갈망하고자 선택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개인의 취향 문제이지 반드시 서태지가 교실이데아 같은 노래만을 불렀기 대문에 그렇다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그런 식으로 말한 것은 오히려 필자 역시 "서태지는 가사에서 사랑타령 하지않고, 사회반항적 가사를 쓴다"고 방방곡곡 널리알린 언론의 보도에 의해 무의식 중에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든다.
필자가 또,
[가수는 '사회운동가'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데도 수용자와 비평가들은 그의 음악 속에 담겨져 있는 '진보성'을 논하고 있는 모순도 드러난다. 미국의 비주류 음악이 한국의 주류 문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라고 한 말에서 또 한가지 시비를 걸려고 한다.
(미국에서 비주류인데 한국에서는 왜 주류인가를 문제삼는 것인지, 그부분도이해가안된다.) 필자가 말하기를, 서태지는 핌프락에서 연주 테크닉 만을 복사해왔지 정치적 성향, 락의 반항적 성향은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는데, 나는 도통 아무리 다시읽어봐도 이부분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감히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서태지가 핌프 락 사운드와 테크닉을 모방하는 순간, 그 형식에 내재한 저항적 함의가 수반된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는 외친다. 나를 사회운동가로 보지 말라고.]라고한 부분에서 어렴풋이 추측해 보길,
서태지는 자기가 사회운동가가 아니라고 했는데 실은 락을 한다면 다분히 사회반항적 정신을 지녀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서태지는 자기가 사회운동가가 아니라고 말했으니, 이는 락의 저항정신을 이해못한 것이다....라고 이해한 나의 생각이 맞는지...?
정말 이말이 맞다면 정말 이 필자의 무지함에 대해 새삼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잠깐 그전에 한가지 묻고싶은 것은 저항정신은 꼭 자신이 사회운동가라고 선언해야 지닐 수 있는 것인지가 궁금하다. 그런 말은, 자신이 위대하고 선진적이라 믿는 일부 "진보주의자"들이나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해서 서태지는 락을 함에 있어서 저항정신을 살렸다. 서태지가 스스로 이렇게 말했다. "ROCK은 저항정신이다"라고. 누구나 아는 말이다. 그리고 필자나 이 글을 읽는 분들이 혹시라도 만에 하나 모를까봐 덧붙이는데 서태지는 원래 락을 하던 사람이다.
그것도 고등학교 시절때부터 지금의 나이동안 락만 해왔다.
다만 한가지 공감하는 사실은 솔직이 서태지의 지금의 위상에 언론의 힘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는 뭔가 문제시 삼을 만한, 사회적 비판을 받을 만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아니 어쩌면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여전히 서태지를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고, 무관심한 사람은 아무리 언론이 떠들어도 역시 무관심하다. 그리고 나같은 사람은 TV에서 신인가수 서태지와아이들에게 최저의 점수를 매길때부터 눈여겨 보았고, 하여가가 나올때부터 이미 서태지가 골수에 박혀버린 사람이다.
서태지는 인터뷰에서 또 이렇게 말하였다. 자기는 그렇게 팬이나 이미지 관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머리가 똑똑하고 전략적인 사람이 못되며, 공항에서 인사를 못한 것도, 모습을 감추는 것도 다들 언론의 지독한 기사감 만들기에 놀아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팬들이 싫어서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태지가 최초로 가요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PD도 다르고 따로 녹화방송까지 했다고해서 문제가 된 방송) 노래가 시작할 때, 각종 현수막에다가 페인트를 던져뿌리는 컨셉이 있었는데 그 현수막에는 여러가지 저헝하고 싶은 메세지가 담겨 있었고, 실제 방송에는 가려져 안보였지만 그 중에는 "서태지 신비주의 상술"이라는 문구도 있
었다.
이미 서태지는 다 알고 있는 것이다. 평론가들이, 언론이 자기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물론 나 자신도 서태지의 뇌속으로 파고들어가 보지 못했으므로 방금 한 말에 대해서 증명해낼 도리는 없다.
다시 제정신을 차리고 맹목적인 狂팬으로 돌아와서 한마디 고백하자면
실은, 핌프락이든 힙합이든 전혀 새로은 어떤 유럽국가나 미국의 새 음악이든 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필자가 말한 대로 그만큼 좋기때문이다. 마치 영화예고편에서 영화속 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름을 대면서 누구누구가 만들었다, 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제작하는 사람의 영향을 빼놓은 것은 융통성 없는 짓이다.
그리고 이러한 팬들의 습성을,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 스스로 서태지를 좋아하는 이들의 취향을 마치 전적으로 언론에 의해 조작된 것이고, 정작 서태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은 팬을 화나게 한다. 그러면 서태지음악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바보란 말인가, 아니면 무엇인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좋으면 좋고 싫으면 그만이다. 모든 것을 다 아는 척, 자신만이 신기루와 실제를 구분할 줄 아는 예지를 지닌 진보적 사고를 가진 사람인양 소리 높이지는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그래서 평론가들을 싫어한다.
말장난이나 한마디 하자면,
설사 이 모든 것이 신기루에 불과하다 하여도, 신기루란 어떤 면에서 보면 분명 실재하는 자연현상이며, 신기루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작용이 필요하다. 적어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번쩍, 하고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왠지 윗글의 필자와도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은, 어느날 갑자기 서태지가 교통사고로 죽는다 해도 그것은 극적 효과를 위한 연극이라고 치부해버릴 것만 같다. 아님 다행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