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진 자연을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노래하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박두진의 시 ‘해’를 원작으로 삼았다.
박두진은 1939년 당대 최고의 시인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나왔다.
등단 무렵 그는
“이 길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일생을 도우셔서
이 길로 나가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올렸다.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자연을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보소서 살피소서 받아 주소서 방황하는 죄인 하나 어쩔 줄을 모르는,
절대사랑 당신의 품에 안아 주소서.”(‘절대사랑 당신의 품에’ 중)
주의 말씀은 내발의 등이요. 내길에 빛이였다
Thy word is the back of my feet,
the light of my ways. (시편 119:105)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
Let all that Do be Done in Love(고전 16:14)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 愛 사랑하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서로 사랑하라’
(신명기 6:5) (마가복음 12:30)
삶은 진리와 함께 기뻐하며(知, 智), 모든 것을 참으며(忍), 믿으며(信), 바라며(望),
모든 것을 기다리며(待), 견디며(忍) 사랑하며(愛) 감사하며(感) 사는(生) 것이 천국이다.
(고전 13:7(삶, 배움, 사랑, 아름다움) (忍之爲德, 堪忍待 盡人事待天命)
서로 사랑하라 Love each other
삶은 사는 것이다(生) Live is Love
삶은 배움이다(學) Learn is Love
삶은 사랑이다(愛) Life is Love
삶은 아름답다(美) Beautiful is Love
참된 자아(我)는 사랑이다. Love each other
사람은 사랑이다(人) People is Love
사람은 서로 어울려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참고, 기다리고, 견디는 사랑의 선물이 최고 선물이다
사랑과 평강의 하나님이 우리(너희)와 함께 계시리라(고후13:11)
The God of Love and Peace Will be with You
햇살 가득한/ 풍성한 은혜에/ 이 가슴 터지도록/ 찬양하고 찬양하라
날마다/ 즐겁게 배우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논어(공자)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살고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맹자/
참되고 진실하게/ 선하고 인자하게/
사랑으로 아름답게 살며/ 삶을 노래하라
god bless you. Amazing Grace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 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청산도’ 중)
“마지막 내려 덮는 바위 같은 어둠을 어떻게 당신은 버틸 수 있었는가?
뜨물 같은 치욕을, 불붙는 분노를, 에어내었는가?
꽝꽝 쳐 못을 박고, 창끝을 겨누고 채찍질해 때리고
입 맞추어 배반하고 매어 달아 죽이려는,
어떻게 그 원수들을 사랑할 수 있었는가? 어떻게 당신은 강할 수 있었는가?”
(‘갈보리의 노래 2’ 중)
이 격정의 노래에서 시인은 ‘뜨물 같은 치욕’과 ‘불붙는 분노’를 온몸으로 견디며
이겨낸, 공의와 자비의 메시아를 초대한다.
동시대 역사 속에 친히 참여하시는 하나님을 간절하게 불러내는 것이다.
박두진은 이러한 종교적 언어를 통해 역사 너머에서 이루어질
신성 회복을 평생토록 노래했다.
불가피하게 묵시록적 성격이 강했던 그의 시는
산과 돌과 별 같은 자연을 통해 속세의 기운을 벗어버린
신앙적 격조를 지향하는 일관성을 보여줬다.
“어떻게 당신을 뵈올까 달빛 꽝꽝 얼음 벌판 혼자서 가네
무릎 꿇고 우러르는 너무 많은 별자리 내리꽂는 은빛 화살
영혼 아픈 찔림
주여 주여 다시 불러 가슴 안는 이름 벌판 얼음 혼자 가며 달빛 흐느끼네.”
(‘탕자의 노래’ 중)
시인은 당신에 대한 외경과 사랑을 이렇듯 일관되게 고백했다.
스스로 탕자라는 인식을 겸손하게 견지하면서
결국에는 신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궁극적 실존을 탐구한 것이다.
마침내 시인은 다음과 같이 노래하며 인간의 유한함과 신을 향한 구원의 갈망이
영원히 지속될 것임을 강조한다.
그는 언어를 통해 신과 인간이 화해하는 길목을 터주었다.
이처럼 기독교 정신은 박두진 자신에게는 빛으로 솟아오른
신앙의 의지를 가져다주었고 한국 시단에는
시공간적으로 가장 광활하고 역동적인 언어를 선사해주었다.
산등성이에 막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 해를 바라보며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하고 외치던 시인의
우렁찬 절창이 오늘날 우리의 귀에도 여전히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