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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말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요
Q. 중학교 때 한 번 인간관계에서 다친 후 우울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어 약 6개월간 아주 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집과 학원에서도 한창 공부로 힘들 때라 처음으로 혼자 세상에 남은 기분을 느꼈고, 그때 매일 일기장에 "죽고 싶다"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자해할 용기는 없었지만, 왜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 저를 보며 "아, 정말 나 지금 심각하구나"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얘기가 나오게 되어 싸운 적이 있습니다. 정말 동생도 있는 앞에서 엉엉 울면서 우울증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이야기했을 때 돌아온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차가운 표정과 "그까짓게 뭔데 힘들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때 부모님께 말씀드려봤자 도움이 안 될 거란 걸 알았습니다.
어찌저찌 병원도 갔는데 비용도 그렇고 너무 눈치 보여서 일부러 안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외에도 잠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고, 그래서 수면장애(우울증 중 한 부분)인 것 같으니 약이라도 타서 먹고 공부하겠다고 말했는데, 부모님 단둘이 말하는 걸 듣게 되었고 아빠는 "그런 정신병자는 무슨 공부를 하겠냐, 다 끊어버려라"라고 정확히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더 이상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이후로 집에서는 웃지 않았습니다. 웃을 이유가 없었죠. 그러면서 부모님은 왜 집에서 죽치고 있냐고, 우리가 너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어떤 줄 아냐고 하더라고요.
중2 이후로 꾸준히 심리검사와 성격검사를 할 때마다 심리적인 문제는 항상 높게 나왔습니다. 최근에 한 검사에서도 심리적 부담은 없는데 우울증, 기분 조절 장애 관련된 기분 문제만 남들보다 약간 높게 나왔더라고요. 이번에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냥 모든 건 제가 투정부리고 엄살 부리는 거라고 굳건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모양입니다.
첫째라 부모님이 그만큼 성적에도 엄청난 관심을 쏟아붓습니다. 고1임에도 매일 공부 이야기, 시간 관리, 잠 시간 이런 것 신경 쓰셔서 그런 거 싫어하는 저와 매일 부딪히곤 합니다. 오늘도 그냥 이동할 때 듣는 음악도 듣지 말라고 하시며, 각오할 거면 아예 폰을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는 밖에서 애들이랑 노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안 하는데 음악 20분 듣는 거 못하냐, 나는 취미 생활이 없냐"라고 했더니, "그딴 거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눈물만 나왔습니다. 그런 건 멘탈이 강한 공부에 타고난 아이들 이야기지, 저처럼 멘탈도 약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저의 남은 유일한 음악 듣는 것마저도 간섭받으니 또 다시 무너진 느낌이었습니다.
아빠와도 잘 안 맞아서 자주 다투는 편이고, 어느 정도 딸로서 생각해 주신다는 건 알겠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는 같이 자고 그랬는데, 크면서 아기로 보는 아빠가 아닌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어느 정도 커서 대화하니까 너무 안 맞아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로 정말 눈 감고 귀 막힌 사람입니다. 시대도 약간 옛날에 맞춰져 있고요 (예: 내신을 잘 보면 정시도 잘 봐야 되는 거지). 지금도 인사도 말도 잘 안 하십니다.
항상 누구든 저에게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되는 거야"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1초 만에 눈물이 나옵니다. 한 번도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습니다. 매일 가슴 쪽이 답답해요. 특히 싸운 날에는 더 심해집니다. 알바를 하든 뭐든 20살이 되면 바로 집에서 나올 생각입니다. 솔직히 고3 되면 진짜 안 좋은 생각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청소년이 정신의학과 가기에는 돈도 없고, 그나마 친구들에게만 이야기하는데 또 너무 자주 이야기할 순 없어서 힘듭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단 한 번이라도 제 상태에 대해 부모님이 알아봐 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여기가 끝인 것 같습니다.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분이시지요? 중학교 때 친구 관계에서 힘들었던 경험을 한 후에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나 봅니다. 현재까지 그러한 느낌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때 부모님이 마음을 잘 이해해주시지 않았지만 정신과에도 방문하고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인 것 같은데요. 제가 학생분을 직접 만나본 것이 아니어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그때 우울감이 적절히 해결되지 못하고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짐작이 됩니다. 아울러 고1이 되면서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클 텐데 성적이라든가 공부 방식에 대해 부모님으로부터 좋지 않은 말을 듣게 되어 마음이 더욱 힘든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누군가에게, 특별히 부모님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 거예요. 한 집에서 지내면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없고, 계속해서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이 잘 안된다고 느끼면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할 거예요. 그런데 부모님께 이런 불편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화를 내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마음속 여러 불편한 느낌들은 갈 곳이 없고 학생분의 마음은 늘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것 같아요.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면 공부에도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불편한 마음에 자꾸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정작 공부하는 곳에는 집중할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거든요. 이전에 정신과에 방문한 적도 있는데요. 그때도 아마 학생분께서 큰 용기를 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일 같은데요. 현재의 힘든 마음을 그대로 둔다면, 공부는 공부대로 힘들 수 있고 마음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딘가에 이 복잡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정리해 마음이 좀 편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부모님께 한번 더 용기를 내 상담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마음이 힘들어서 공부가 잘 안 된다고 하면 어떨까요? 쉽지 않은 얘기일 수 있겠지만, 우리가 뭔가 좋아지게 하려면 때론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번 더 용기를 내 보았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것이 쉽지 않다면, 청소년 상담 전화(1388) 또는 학교 내 상담실(위클래스)을 통해서라도 꼭 이 불편하고 복잡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힘듦은 표현되어야 좋습니다
1. 과제 수행보다 감정을 묻는 대화 방식 만들기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잘하고 있니?”보다 “실제로 어떤 기분이었니?”를 묻는 가족 대화 방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페르소나가 강한 아이는 보통 정답을 잘 말합니다.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문제 없어요”라고 말하지만, 실제 감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결과나 역할 수행을 칭찬하는 것만큼, 불편함 · 서운함 · 실망 · 부담감 같은 감정도 말해도 안전하다는 경험을 주어야 합니다(Harter et al., 1996).
2. 작고 규칙적인 자기개방 루틴 만들기
두 번째 방법은 작고 규칙적인 자기개방 루틴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일 저녁 10분 정도 “오늘 가장 힘들었던 순간 1가지”, “겉으로 말한 것과 속으로 느낀 것이 달랐던 순간 1가지”, “도움을 받고 싶었던 순간 1가지”를 말이나 글로 표현하게 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거창한 고백이 아니라, 가면 뒤에 숨은 실제 감정을 자신과 타인에게 조금씩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자기개방(self-disclosure)이 이미 우울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증상 감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무분별한 공개는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전한 대상과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경고합니다(Gonsalves et al., 2023).
3. 신체를 통한 우울 낮추기
세 번째 방법은 생활리듬을 회복하고 몸을 통해 우울을 낮추는 것입니다. 가면 우울의 아이들은 겉으로 버티느라 에너지를 많이 써서, 집에 오면 무너지고 수면이 뒤틀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늦은 밤 SNS 사용을 줄이고, 일정한 취침 · 기상 시간, 규칙적인 식사, 부담이 크지 않은 중등도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에 대한 연구에서는 청소년 우울과 우울 증상에서 중등도 강도의 신체활동, 특히 유산소 운동 중심의 개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런 생활개입은 전문치료를 대체하지는 않지만, 감정조절과 회복의 기본 바닥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습니다(Korczak et al., 2023).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변덕이 심한 청소년, 아이의 자율욕구를 이해하라
[초3학년~중2학년까지 왕따인 아이가 사회성 극복 치료후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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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현우
* 이미지 참고: Pixabay
한국 아동 청소년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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