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가족 19-45, 아버지 생신 의논
"아빠, 아빠."
"응, 그래. 민정이가? 잘 지내나?"
"예, 예."
"아버님, 안녕하세요? 건강은 좀 어떠세요?"
"괜찮습니다."
"다행이네요. 5월에 어버이날도 있고 아버님 생신도 있어서 밀양에 갈까 합니다. 민정 씨가 아버님 많이 보고 싶어 해요.
아버님 찾아뵙고 생신 챙겨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내 생일이라요."
"네, 알고 있습니다. 민정 씨하고는 학교 하루 빠지고 13일에 가기로 했는데, 아버님은 그날 찾아뵈어도 괜찮으세요?"
"나도 괜찮아요. 그날 오면 되겠네."
"그럼 민정 씨랑 13일에 밀양 가겠습니다. 도착하면 바로 점심 식사해요."
"그랍시다."
아버지와 통화하는 내용을 듣고 있던 민정 씨가 아버지 만나러 밀양 간다는 소식에 얼굴이 환하다.
2019년 5월 4일 일지, 김향
월평 : 밀양 간다는 소식, 반갑습니다.
김민정, 가족 19-46, 어버이날
"아빠, 아빠."
학교에서 돌아온 민정 씨가 아버지에게 전화한다고 한다.
오늘이 어버이날인지 알았나보다.
안 그래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전화를 드리려던 참인데 기특하다.
아버지는 한참 만에 핸드폰을 받는다.
"아빠, 아빠."
"그래. 아빠가 몸이 안 좋다. 선생님 좀 바꿔라."
"아버님, 안녕하세요? 어버이날이라 전화 드렸어요."
"내가 지금 병원에 와있어요. 몸이 좀 안 좋아서요. 다음 주 화요일쯤 퇴원하라 카네."
"많이 편찮으세요? 아버님 생신이라 민정 씨가 월요일에 가기로 미리 약속 드렸잖아요."
"내가 지금 윤병원에 입원하고 있다고요."
"잘 알겠습니다. 그럼 밀양 도착해서 병원으로 바로 가겠습니다."
건강이 안 좋으신지 갑자기 입원 소식을 전하는 아버지.
민정 씨가 간다고 하니 그래도 기다려지는지 만류하지 않는다.
이번 아버지 생신은 병원으로 찾아가 챙겨드려야 할 것 같다.
2019년 5월 8일 일지, 김향
월평 : 요즘도 입퇴원 하시는가 봐요. 혼자 계시니 마음 쓰입니다. 얼른 나으시기 기도합니다.
김민정, 가족 19-47, 아버지 생신파티
아버지 생신을 챙기려고 밀양으로 출발했다.
대구행 버스를 타고 서부정류장에 내린 후 지하철로 동대구역으로 이동했다.
밀양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11시 12분 열차에 탑승했다.
아버지에게 밀양에 도착했다고 전화했다.
"내가 윤병원 605호에 있으니까 택시 타고 그리로 오면 되겠다."
며칠 전에 건강이 안 좋아 시내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은 이미 알고 있던 터라, 민정 씨와 곧장 택시를 타고 윤병원으로 갔다.
병원에 도착해 엘리베이트를 타고 6층에 내리니 아버지가 나와 있다.
아버지는 민정 씨 얼굴을 여러번 바라보고 반가워한다.
민정 씨는 아버지와 자주 통화해도 쑥스러운지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미소만 짓는다.
원무과에 외출신청서를 작성하고 병원 앞에 위치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버지와 점심 식사 하기로 미리 약속했기 때문이다.
식당에는 군데군데 손님들이 앉아 있다.
우리는 식당 안쪽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버지와 민정 씨는 돼지갈비를 주문했다.
식사가 나오기 전, 준비해간 아몬드케이크에 아버지 나이만큼 초를 꽂았다.
아버지 운동화가 낡았고, 겨울 모자를 쓰고 계시기에 그것을 선물했으면 좋겠다고 민정 씨와 의논했다.
마침 식당 근처에 스타렉스가 있다.
아버지의 신발 사이즈를 여쭈었더니 250~255 정도가 맞다고 한다.
시원한 소재로 된 검은색 운동화와 여름 모자를 골랐다.
아버지도 마음에 드는지 신발을 신어보고 모자도 여러 번 써본다.
생신 축하 노래가 끝나자 아버지는 촛불을 '후~'하고 불어 끈다.
민정 씨가 아버지를 안아드리자 아버지는 민정 씨 얼굴에 뽀뽀를 했다.
주문한 식사가 나오고 우리는 맛있게 점심 식사를 했다.
아버지는 내일 퇴원한다고 했다.
민정 씨의 월평 생활과 학교 생활에 대해 전했다.
병원으로 다시 이동해 병동 간호사에게 아버지를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정 씨를 보자 "아, 이 분이 따님이신가 봐요." 했다.
간호사들이 나눠준 케이크 잘 먹겠다고 인사했다.
거창으로 돌아오는 길, 아버지는 민정 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병실 앞에 서계셨다.
2019년 5월 13일 일지, 김향
임우석 국장님 : 아버지 뵈러 갈 때는 거창에서 버스 타고 대구에서 기차 타고 가지요. 평소 기차 탈 일이 잘 없을 텐데, 민정 씨는 아버지 보러 간다는 핑계로 기차를 원 없이 타보네요. 여행가는 기분이겠습니다. 입원하셨다고 해서 올해는 뵙지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병원으로 찾아가셨군요. 짧은 시간 동안 식사하고 선물 주고받으며 딸 노릇 잘하고 왔네요. 민정 씨도 아버지도 흐뭇했겠어요. 아버지 살아계실 동안 지금처럼 자주 찾아뵙고 연락하며 지내요. 김향 선생님 덕에 두루두루 행복한 기운이 넘칩니다.
월평 : 병원에 입원했다고 미룰 법도 한데. 그럼요. 입원하셨으니 가야죠. 운동화와 모자를 선물했다니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