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부경(濟弱扶傾)
약한 자를 구제하고 기우는 나라를 붙들어 주었다.
濟 : 건널 제(氵/14)
弱 : 약할 약(弓/7)
扶 : 도울 부(扌/4)
傾 : 기울 경(亻/11)
천자문에서 이르기를,
桓公匡合하여 濟弱扶傾이라.
제(齊)나라 환공은 천하를 바로잡고 제후들을 끌어 모아, 약한 자를 구제하고 기우는 나라를 붙들어 주었다.
전염병의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들이 겪는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과 생계를 위한 영업불능, 그로 인한 연쇄적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재산상 피해가 없는 개인이나 회사도 있고 상대적으로 특수를 누리는 업종도 있지만 그건 대다수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아니다. 정신적으로도 피로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바이러스가 변종을 거듭하면서 불확실성으로 인한 두려움에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사회경제적으로 양극화를 초래한다. 양극화가 극에 다다르면 사회 전체가 기울어지기 때문에 중대한 문제이다. 춘추시기 제나라 환공의 기치가 필요한 때라고 보인다.
지금은 무엇보다 약자로 전락해 가는 이들을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사회를 붙들어주는 제약부경의 과제를 염두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것은 여야공통의 화두가 돼야 한다.
▶️ 濟(건널 제)는 ❶형성문자로 済(제)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齊(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齊(제)는 물건이 많이 가지런한 일을 말한다. 또 濟(제)는 물건이 가득 있는 강인데, 제수(濟水)란 중국의 사대하천(四大河川)의 하나로 그 근처에 옛날 제(齊)라고 하는 큰 나라가 있었다. 더욱이 제(齊)는 다스리다, 가지런하여지는 일이므로, 제(濟)란 '강을 건너게 하다', '구제하다'란 뜻으로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濟자는 '건너다'나 '돕다', '구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濟자는 水(물 수)자와 齊(가지런할 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齊자는 '가지런하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濟자는 사실 강 이름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건너다'나 '구제하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濟(제)는 ①건너다 ②돕다 ③도움이 되다 ④구제하다 ⑤이루다 ⑥성공하다 ⑦성취하다 ⑧더하다 ⑨소용(所用) 있다 ⑩쓸모가 있다 ⑪유익하다 ⑫많다 ⑬그치다 ⑭원조(援助) ⑮도움 ⑯나루 ⑰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원할 구(救)이다. 용례로는 물을 건넘이나 물을 건네줌을 제도(濟度), 제주도에서 나는 말을 제마(濟馬), 세상의 폐해를 없애고 사람을 고난에서 건져줌을 제세(濟世), 어려운 사람을 구제함을 제빈(濟貧), 인류가 재화를 획득하여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활동을 경제(經濟),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결정하여 끝맺음을 결제(決濟), 빚을 갚는 것을 변제(辨濟), 줄 돈을 다 갚는 것을 반제(返濟), 건져 구제함을 증제(拯濟),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공제(共濟), 적을 치러 가면서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나서는 그 배를 태워버린다는 말을 제하분주(濟河焚舟), 세상을 구제할 만한 뛰어난 재주와 역량을 이르는 말을 제세지재(濟世之才), 중생을 제도하여 이익을 주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제도이생(濟度利生), 고해에 있는 중생을 건져주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제도중생(濟度衆生),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제세안민(濟世安民),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몸가짐이 위엄 있고 질서 정연함을 이르는 말을 제제창창(濟濟蹌蹌) 등에 쓰인다.
▶️ 弱(약할 약)은 ❶회의문자로 弓(궁; 활) 두 개와 羽(우; 보드라운 날개)를 합하여 활을 구부린다의 뜻이 전(轉)하여 약하다, 젊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지사문자로 弱자는 '약하다'나 '쇠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弱자는 두 개의 弓(활 궁)자에 획을 그은 모습이다. 활시위에 획을 그은 것은 활시위가 약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弱자는 활시위가 약하다는 의미에서 '약하다'나 '쇠해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활시위에 떨림이 없는 글자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강하다'라는 뜻을 가진 弜(강할 강)자이다. 그래서 弱(약)은 ①약하다 ②약하게 만들다 ③약해지다 ④쇠해지다 ⑤수가 모자라다 ⑥잃다 ⑦패하다 ⑧침노하다(侵擄; 불법으로 침범하다) ⑨날씬하다 ⑩젊다 ⑪약한 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약할 나(懦), 거둘 수(收), 연할 취(脆), 부드러울 유(柔), 쇠할 쇠(衰), 연할 연(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강할 강(强)이다. 용례로는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약하여짐 또는 약하게 함을 약화(弱化), 모자라서 남에게 뒤떨어지는 점을 약점(弱點), 나이가 어림 또는 어린 나이를 약년(弱年),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허약한 몸을 약체(弱體), 몸이 약한 골격 또는 그런 사람을 약골(弱骨), 힘이 약한 나라를 약국(弱國), 튼튼하지 못한 체질 또는 그러한 체질의 사람을 약질(弱質), 남에게 대한 자기 아들의 낮춤말을 약식(弱息), 어깨가 약하다는 뜻으로 몸이 약한 사람을 약견(弱肩), 남자가 스무 살에 관례를 한다는 데서 남자의 스무 살 된 때를 약관(弱冠), 무르고 약함 또는 가냘픔을 취약(脆弱), 의지가 굳세지 못함을 나약(懦弱), 몸이 쇠하여 약함을 쇠약(衰弱), 강함과 약함을 강약(强弱), 연하고 약함을 연약(軟弱), 힘이 없고 여림을 미약(微弱), 가난하고 힘이 없음 또는 보잘것이 없거나 변변하지 못함을 빈약(貧弱), 마음이나 몸이 튼튼하지 못하고 약함을 허약(虛弱), 굳세지 못하고 여림 또는 불충분하거나 모자람을 박약(薄弱), 몸이나 마음이 약함을 유약(柔弱), 병에 시달려서 몸이 쇠약해짐을 병약(病弱),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먹힘이란 뜻으로 생존 경쟁의 살벌함을 이르는 말을 약육강식(弱肉强食), 약한 말에 무거운 짐을 싣는다는 뜻으로 재주와 힘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이 크나큰 일을 맡음을 비유하는 말을 약마복중(弱馬卜重), 봉래와 약수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비유한 말을 봉래약수(蓬萊弱水),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을 이르는 말을 억강부약(抑强扶弱), 한편은 강하고 한편은 약하여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강약부동(强弱不同), 미진이 연약한 풀잎에서 쉰다는 뜻으로 덧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경진서약초(輕塵棲弱草),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근약식(孤根弱植), 약한 자를 억누르고 강한 자를 도와 줌을 이르는 말을 억약부강(抑弱扶强), 고립되고 힘없는 군사라는 뜻으로 아무도 돌보아 줄 사람 없는 외롭고 힘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고군약졸(孤軍弱卒), 가냘프고 연약한 체질을 일컫는 말을 섬섬약질(纖纖弱質), 의지가 박약하여 일을 단행하는 힘이 없음 또는 뜻과 행실이 약하여 어려움을 견디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박지약행(薄志弱行),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용감하고 강한 장수에게는 약하고 비겁한 병사는 없음을 이르는 말을 용장약졸(勇將弱卒) 등에 쓰인다.
▶️ 扶(도울 부, 기어갈 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더한다는 뜻을 가진 夫(부)로 이루어졌다. 일손을 돕는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扶자는 '돕다'나 '부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扶자는 手(손 수)자와 夫(지아비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扶자를 보면 大(큰 대)자의 손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를 부축한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夫자에 又(또 우)자를 그려 넣은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가 소전에서는 手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래서 扶(부, 포)는 먼저 '도울 부'는 ①돕다 ②지원하다 ③떠받치다 ④붙들다 ⑤더위잡고 오르다 ⑥부축하다(겨드랑이를 붙잡아 걷는 것을 돕다) ⑦다스리다 ⑧바로잡다 ⑨곁, 옆 등의 뜻이 그리고 '기어갈 포'는 ⓐ기어가다(≒匍)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佑(도울 우), 佐(도울 좌), 助(도울 조, 없앨 서), 幇(도울 방), 弼(도울 필), 援(도울 원), 毗(도울 비), 毘(도울 비), 翊(도울 익), 裨(도울 비), 襄(도울 양), 護(도울 호), 贊(도울 찬), 輔(도울 보) 등이다. 용례로는 남의 큰일에 돈이나 물건 등을 도와줌이나 남을 거들어서 도와줌을 부조(扶助),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 갈 수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을 부양(扶養), 고생이나 어려움을 견디어 배김을 부지(扶持), 뿌리를 박아 심음 또는 도와서 서게 함 또는 영향을 주어 사상이나 세력 따위를 뿌리박게 함을 부식(扶植), 서로 도움이나 서로 부축함을 상부(相扶), 남을 거들어서 도와줌을 부익(扶翼), 몹시 센 바람을 부풍(扶風), 도와서 보호함을 부호(扶護), 힘을 모아 도와줌을 협부(協扶), 힘을 모아 도와줌을 협부(挾扶), 배를 땅에 대고 기어감을 부복(扶伏), 노인은 부축하고 어린아이는 이끌고 감을 부휴(扶携), 겨드랑이를 붙들어 걸음을 돕는 것을 부액(扶腋), 본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석서를 부소(扶疏), 눈 귀 코 혀 따위의 외형적 감각기관을 부근(扶根), 도와서 기름을 부육(扶育), 부축하여 일으킴을 부기(扶起), 서로서로 도움을 이르는 말을 상부상조(相扶相助),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줌을 이르는 말을 억강부약(抑強扶弱), 인륜의 얼을 바로 세움을 이르는 말을 부식강상(扶植綱常), 약한 자를 억누르고 강한 자를 도와줌을 이르는 말을 억약부강(抑弱扶強), 위기를 맞아 잘못을 바로잡고 기울어 가는 것을 바로 세움을 이르는 말을 부위정경(扶危定傾), 노인은 부축하고 어린아이는 이끌고 감을 일컫는 말을 부로휴유(扶老携幼), 서로 돕는 일을 일컫는 말을 상호부조(相互扶助), 겨우겨우 배겨 나가거나 겨우겨우 견뎌 나감을 일컫는 말을 근근부지(僅僅扶持) 등에 쓰인다.
▶️ 傾(기울 경)은 ❶형성문자로 頃(경)이 본자(本字), 倾(경)은 간자(簡字), 顷(경)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머리를 기울이다의 뜻을 가지는 頃(경; 즈음, 기울어지다)으로 이루어져, 頃(경)과 구별하여 특히 기울어지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傾자는 ‘기울다’나 ‘바르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傾자는 人(사람 인)자와 頃(잠깐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頃자는 匕(비수 비)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것으로 마치 수저로 얼굴을 내리치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이전에는 頃자가 ‘머리가 삐뚤어지다’나 ‘기울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頃자가 ‘잠깐’이나 ‘잠시’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人자를 더한 傾자가 ‘기울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傾(경)은 ①기울다 ②기울어지다 ③마음을 기울이다 ④비스듬하다 ⑤바르지 않다 ⑥다투다 ⑦다치다 ⑧잠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울 측(仄), 기울 왜(歪)이다. 용례로는 마음이나 형세가 어느 한쪽으로 향하여 기울어짐을 경향(傾向), 비스듬히 기울어짐을 경사(傾斜), 주의를 기울여 열심히 들음을 경청(傾聽), 기울어진 각도를 경도(傾度), 늙어서 앞으로 살날이 적음을 경명(傾命), 을 기울임을 경건(傾虔), 성품이 비뚤어지고 교활함을 경교(傾狡), 한 나라를 기울어지게 한다는 경국(傾國),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욺을 사경(斜傾), 아래쪽으로 기울어 짐을 사경(下傾), 정치 사상 등이 좌익의 경향을 띰을 좌경(左傾), 우익으로 기울어짐 또는 그러한 경향을 우경(右傾), 한 성을 기울어 뜨릴 만한 미색을 일컫는 말을 경성지미(傾城之美), 경개는 수레를 멈추어 깁양산을 기울인다는 뜻으로 한번 만나보고 친해진다는 말로 잠시 만났어도 구면처럼 친함을 이르는 말을 경개여구(傾蓋如舊), 광주리를 기울이고 상자를 엎는다는 뜻으로 가진 것을 남김없이 다 내놓아 극진히 환대함을 이르는 말을 경광도협(傾筐倒篋), 창고에 쌓아 두었던 쌀을 전부 내놓는다는 뜻으로 자기 속마음을 하나도 숨김없이 털어 놓는다는 말을 경균도름(傾囷倒廩),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성도 무너뜨리고 나라도 무너뜨린다는 뜻으로 한번 보기만 하면 정신을 빼앗겨 성도 망치고 나라도 망치게 할 정도로 뛰어난 미인을 이르는 말을 경성경국(傾城傾國), 궤변을 농하여 국가를 위태로운 지경에 몰아넣는 인물을 일컫는 말을 경위지사(傾危之士), 한 번 돌아보면 나라가 기운다는 뜻으로 뛰어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일고경국(一顧傾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