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2. 8. 15. 월요일.
문학카페 문학글에 올렸던 원고 상태의 내 글에 댓글이 달렸다.
이유는 이렇다.
나는 원고를 전송할 때에는 '산문으로 처리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하면서 덧붙인다.
나는 딱딱한 정치학, 법률학, 행정학 등에나 관심을 가졌기에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문학장르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소설, 시, 수필, 희곡, 평론 등이 문학장르이라는 정도만 안다. 문학장르 종류가 어디에서 어디까지인 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문학지에 내는 내 글은 예전에 써 두었던 일기에서 발췌해서 올린다.
일기는 생활글 성격을 많이 지녔기에 잡글에 가깝다.
따라서 일기는 소설, 시, 수필, 희곡, 평론 등은 아닐 게다. 억지로 붙인다면 수필분야에 가까울 게다.
나는 생활글을 수필로 보기에는 좀 뭐해서 그냥 잡글 성격이 많은 산문(散文)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 산문 : 1) (협의) 운율이나 음절의 수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글.
2)(광의) 소설, 수필, 논문, 서간, 일기, 희곡, 평론 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문학지에 내는 내 글을 '잡글, 잡문으로 처리해 주십시오'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그래서 수필보다 약한 개념인 '산문으로 처리해 주십시오'라고 요구한다. 편집실에서 수필로 격상해 주면 더욱 고맙고.
설마하니 내 글을 '소설, 시, 희곡, 평론' 등으로 처리해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어떤 회원이 내 글에 대해서 물었다.
수필로 등단했는지?
'산문은 등단제도가 없다'며 '산문으로 등단했는지?' 등을 물었다.
내가 답하기가 뭐했다.
나는 문학-글을 좋아서 남이 쓴 만화 소설 잡지 시 등을 숱하게 보면서 자랐고, 나도 연필과 볼펜으로 일기/산문 쓰는 것을 좋아했다. 1980년대 중반에 직장에 컴퓨터가 보급되었고, 컴퓨터로 글 써서 전송하면 때로는 전국 곳곳에서 읽었다는 댓글이 올랐다. 어떤 부처에 근무했기에 산하기관이 전국에 골고루 있기에.. 나도 모르는 곳에서 이따금 댓글이 올라오곤 했다.
내가 직장 다니면서 올린 글의 소재(글감)는 그냥 아무 것이나 다였다.
당시에는 주말을 이용하여 자동차를 끌고 여행 다니고, 서해안 고향집에 다녀오고, 고향에 내려가지 않으면 서울 근교의 산으로 등산다녔다. 따라서 내 글은 자연스럽게 생활에서 얻은 글감이기에 일기 형태였다.
이런 시간이 오래 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글쓰기 실력이 많이 늘었다.
지금은 내가 늙어서 눈 시력도 약해져서 운전대를 만지지 않는다. 고향에 갈 때에는 아내가 운전하고, 나는 그저 조수석에 앉아서 방향만 손가락질을 한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여행지에서 얻는 생활글은 별로 없다.
때문에 예전에 써 둔 일기에서 글 하나를 고르고, 더 다듬어서 월간문학 사무실에 전송한다. 전송한 뒤에도 글 다듬기는 최소한 30 ~50번쯤 다듬는다. 왜? 나는 문학-글 쓰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오탈자가 많을 터.
오늘 오전에 어떤 회원이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 내가 얼추 적당히 댓글 달았다. 나중에 더 보완해야겠다며.
오후에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쉼터에서 바람을 쐰 뒤에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를 켜니... 내가 쓴 그 글이 없어졌다? 원문 글이 없어지면 글 밑에 달린 덧글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왠 일일까? 깜짝 놀랐다가 한참 뒤에서야 '앗차... 문학지 원고 마감일이지'. 원고 모두를 수거해 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럴 줄 알았더라면 가고 온 댓글과 덧글을 미리 복사해서 저장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한테는 댓글, 덧글도 소중한 글감이 되기에.
이게 아쉬워서 지금부터 이런 잡글을 쓰기 시작한다.
월간문학지에 내는 내 글은 도대체 무슨 장르에 속하는지에 대한 분류를 나는 모르겠다.
문학 장르별로 등단하지 못하면 월간 문학지에 글을 게재하지 못한다는 것인지?
위 댓글에는 '산문'에는 등단이 없다고 했다.
그럼 문학지에는 산문은 전혀 올리지 못하는 것이지?
등단 그 자체에 대해서 내 질문이 마구 쏟아지기 시작한다.
문학계의 등단제도가 국가기관이 공시해서 기준에 합격해야만 등단하는 것이지?
등단 제도를 규정한 법규가 별도로 있다는 것인지?
산문으로 등단하지 않고도 책에 글을 내면 위법하여 법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는다는 것인지?
도대체 대한민국의 어떤 기관이 등단제도를 운영하며, 지금껏 문학등단자 총숫자는 얼마쯤인지?
....
숱한 질문이 나올 것 같다.
아쉽다.
어떤 댓글이 나를 주눅들게 한다.
문학등단 제도가 그렇게 엄격한지?
장르별로 등단해야만 문학지에 글 올린다는 것인지?
이를 어기면 어떤 법적으로 처벌한다는 것인지?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로서는 주눅이 들기 시작한다.
이런 글 쓰는 내가 왜 이렇게 나약해?
그냥 재미로 취미로 문학-글을 좋아한다.
여러 장르 가운데 하나인 수필을 좋아한다. 이들 수필에는 삶이 이야기가 있기에.
장편소설은 너무나 지루하고, 시는 너무나 짧아서 이해가 안 되고...
그저 삶에서 건져올린 적당한 길이의 수필/산문(일기 등)이 나한테는 적합하다.
실용적인 내용들이 들어 있기에.
나중에 보탠다.
숨 좀 돌리고...
2022. 8. 15. 월요일. 제77주년 광복절. 말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