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들어 민주당이 주도한 30번째 탄핵안
계엄 공범, 마은혁 미임명 등 4개 사유
더불어민주당이 야4당과 함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1일 발의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당이 주도한 30번째 탄핵안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뇌물죄 및 공갈죄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당내 위기감이 커지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 권한대행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민주당과 야4당(조국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의안과를 방문해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했다.
최 권한대행의 탄핵 사유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공범 혐의 △마은혁 후보자 미임명 △마용주 대법관 미임명 △내란 상설특검 임명 불이행 등 크게 네 가지다.
민주당 김용민은 헌법재판소가 마 후보자 임명 보류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한 것을 언급하며 “헌재 판단을 행정부가 대놓고 무시하고 능멸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탄핵안을 제출한다”고 했다.
이재명도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는 배경을 묻는 말에 “헌법재판소가 판결로 확정한 헌법 수호 의무, 즉 헌법재판관 임명 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3주째 무시하고 있다”며 “헌법을 지켜야 할 공직자의 책임, 그중에서도 최고 공직자가 헌법을 이렇게 무시하면 이 나라의 질서가 유지될 수 있겠냐는 생각이 강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이재명은 19일엔 최 권한대행이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는 것을 ‘직무 유기’라고 비판하며 “현행범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라”고 했다.
용혜인, 김용민, 정춘생, 윤종오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당초 본회의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민주당 노종면은 표결 시점에 대해 “발의한 이상 늦출 이유는 없다”며 “(국회)의장과 여러가지 문제를 짚어가면서 빨리 열자고 요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그거(27일)보다 당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내부에 있다”고 했다.
국무위원 탄핵안은 재적의원 과반(151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이에 거대 야당(192석) 단독으로 통과가 가능하다. 최 권한대행 탄핵 시 다음 권한대행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맡게 된다.
다만 헌재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를 예고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려 한 총리가 복귀한다면 최 권한대행 탄핵안이 큰 의미가 없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또 ‘줄탄핵’으로 중도층 반감만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노종면은 “한 총리 직무 복귀 여부와 무관하다는 점을 최 대행 탄핵안 발의라는 진행 절차를 통해 국민께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용민은 ‘경제사령탑 공백’ 우려에 대해선 “헌정 질서를 지킨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경제 문제는 최 대행이 더 망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