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 한잔

🌿<탁주 한잔> “죽은 후 천추만세까지 이름이 전해지는 것 보다는 살아생전에 탁주 한잔만 못하다”(死後千秋萬歲之名不如生時濁酒一杯)는 말이 있다. 사후의 세계보다 살아생전이 더 소중하다는 뜻이다.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李奎報)가 아들과 조카에게 준 시(示子姪)를 보면 노인의 애틋한 소망이 그려져 있다. 죽은 후 자손들이 철따라 무덤을 찾아와 절을 한들 죽은 자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세월이 흘러 백여 년이 지나 가묘(家廟, 祠堂)에서도 멀어지면 어느 후손이 찾아와 성묘하고 돌볼 것이냐고 반문했다. 찾아오는 후손 하나 없고 무덤이 황폐화되어 초목이 무성하니 산 짐승들의 놀이터가 되어 곰이 와서 울고 무덤 뒤에는 외뿔소가 울부짖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산에는 고금의 무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넋이 있는 지 없는 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탄식하여 사후세계를 연연하지 않았다. 이어서 자식들에게 바라는 소망을 다음과 같이 그렸다. “조용히 앉아서 혼자 생각해 보니(靜坐自思量) 살아생전 한 잔 술로 목을 축이는 것만 못하네(不若生前一杯濡) 내가 아들과 조카들에게 말하노니(我口爲向子姪噵) 이 늙은이가 너희를 괴롭힐 날 얼마나 되겠는가(吾老何嘗溷汝久) 꼭 고기 안주 놓으려 말고(不必繫鮮爲) 술상이나 부지런히 차려다 주렴(但可勤置酒)” 조용히 생각해 보니 사후의 일보다 살아 있을 때의 삶이 더욱 소중함을 깨닫고 자손들에게 한잔 술로 목이나 축이게 부지런히 술상을 차려 주는 것이 효도라고 했다. 자신은 이제 서산에 지는 태양과 같은 신세인지라 자손들을 괴롭힐 날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힘들게 고기 안주 장만하려 하지 말고 나물 안주와 탁주라도 좋으니 날마다 술상을 차려 달라고 쓸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만년의 이규보가 간절하게 바란 것은 쌀밥에 고기반찬의 진수성찬도 아니요 부귀공명도 아니며 불로장생도 아니다. 다만 자식들이 “살아생전에 목이나 축이게 술상이나 부지런히 차려다 주는 것뿐이었다. 이 얼마나 소박한 노인의 꿈인가? 비록 탁주일망정 떨어지지 않고 항시 마시고 싶다는 소망이 눈물겹다. 이 시가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것은 노인들의 한과 서러움이 진하게 묻어 있고 꾸밈없는 소망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원(悲願)은 시인만의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사는 모든 노인들의 소망이기도 하다. 아! 요즘 세상에 어느 자식이 이 소망을 들어줄 것인가? 사후의 효보다 생시의 효가 진정한 효이다. - 지인이 보내 준 글 - <a href=" https://www.youtube.com/watch?v=npXaoOA2yS0" target="_blank" class="ke-link"> https://www.youtube.com/watch?v=npXaoOA2yS0</a> 오랜만에 빗방울 굵다 땅이 목 좀 축이려나? 씨앗과 모종들 목마름에서 벗어나겠다 새벽에 빗소리 굵더니 금방 잦아 든다 어? 그만 내리려나? 아니 하늘 가득 먹구름 있는 걸 보니 더 내릴지 모르겠다 잠깐 소강 상태일 때 밖에 나가 동물들 챙겨 주었다 닭장의 닭과 기러기는 어제 가두어 두었더니 밖으로 나가고 싶은지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문을 여니 웅이가 먼저 들어가 닭들을 안쪽으로 몬다 그래 오늘도 비온다니 닭장안에서만 놀아라 물과 모이를 충분히 주었다 오리가 알을 낳았기에 꺼내 왔다 이건 무정란이라 부화할 수가 없다 하얀기러기가 알을 낳는데 매일은 낳지 않는 것같다 이번에 품고 있는 기러기가 부화에 성공한다면 더 이상 기러긴 부화시킬 필요 없겠다 부화하는 걸 봐서 알을 다 꺼내 버려야겠다 집사람에게 전화 잘 자고 일어났다며 걱정하지 말고 집에 있으란다 청소도 하고 비온다니 단속도 잘하라고 별 걸 걱정한다며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며 빨리 낫기나 하라고 배추김치에 아침 한술 혼자 먹으니 맛이 없다 혼자 된다면 식사하는게 아무래도 부실할 것같다 부화기를 보니 더 이상 부화할 것같지 않다 40여개 넣어 겨우 11마리 부화하고 말았다 원인이 뭘까? 부화기를 끄고 알을 꺼냈다 흔들리는 알이 두 개 있다 곯아 버린 것 같다 남은 알들은 압력솥에 넣고 삶았다 부화기 안을 청소한 뒤 우리 닭이 낳은 알을 넣었다 큰 청계 수탉이 교미해 낳은 알이라 부화하면 닭이 클 것같다 청계알이 모두 부화된다면 참 좋겠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지 청소기를 돌려 방청소 집사람이 있으면 매일 하는데 난 오늘 모처럼 왜 이리 게을러 빠진지 모르겠다 비가 내린다 억세진 않지만 빗방울이 굵은지 빗소리가 들린다 한참 내리더니 또 그친다 비가 오락가락 하려나? 아래밭에 가보니 고랑에 물은 없지만 밟으니 발이 빠진다 흙이 물을 많이 머금은 것같다 고추는 별 이상 없어 보인다 이대로 잘 자랐으면 좋겠다 찐 알을 껍질 벗겨 보니 모두 부화되다가 멈추어 버렸다 무슨 일일까? 왜 부화하다 멈추었지 내 지식으론 알 수가 없다 그럼 이번에 넣은 알도 그럴까? 절반만이라도 부화되었으면 좋겠는데... 원인을 모르니 지켜볼 수밖에 집사람에게 전화해 보니 동생네가 다녀 갔단다 찐빵을 사와 환우들과 나누어 먹었다고 아이구 비 오는데 병문안 오다니.. 병실에 진드기가 있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었단다 아침에 진료 받는데 옆침대에 계시는 분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어 쓰스가무시인 줄 알고 소동이 벌어졌다고 옆 침대에 계시는 남편분이 밖에서 일하다 병실을 다녀갔는데 그 분에게서 옮긴 것 같단다 소독하고 안의 시트나 환자복도 새로 갈아 입었단다 당분간 외출을 금지 했다며 나에게도 밖에서 일하고 난 뒤엔 작업복을 벗고 방에 들어가란다 그래 작업복을 실내에 입고 들어가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비내리고 우중충하니 기분도 다운된다 점심때가 되었건만 입맛 없어 먹기도 싫고 음악 틀어 놓고 낮잠 한숨 일어나니 한시가 넘었다 오늘은 바둑 모임 일찍 나가 바둑 한수 할까하고 문자 올렸는데 답들이 없다 비도 오건만 바쁜가? 아니 오늘은 어린이날이라 손주들과 노는가 보다 할 일 없어 무협드라마 한편 시청 그저 눈으로만 따라 가도 재미있다 간혹 음미할만한 문구도 있고 ‘마음의 길을 잃으면 현실에서도 길을 잃고 헤맨다’는 말이 와 닿는다 재봉동생이 지금 나간다고 문자 오케이 김회장에겐 조금만 생각하면 승률이 내가 낫겠는데 같은 급수인 재봉동생에겐 아직 밀리고 있다 내 생각엔 내 수가 더 나은데 꼬장꼬장 파고 든 수를 잘못 받아 끝내기에서 역전패 오늘은 그걸 생각하며 잘 두어 보자 바둑휴게소에 나가니 몇분이 두고 있다 즐겁게 잘 두시라고 옆에서 보고 있으면 한수 짚어주고 싶어 입이 간질 간질 훈수하다 뺨맞는다는 말이 맞다 그래서 구경을 안하는게 좋다 재봉동생이 왔다 굳이 돌 가르지 말고 현재 쥐고 있는 돌대로 두자고 내기 바둑이라면 돌을 갈라두는게 맞지만 재미로 두는 바둑이라 돌을 쥔 대로 두어도 상관 없을 듯 내가 백 나름 최선의 수를 찾아가며 선수를 유지했더니 중후반 들어 백이 덤을 받지 않고도 집으로 이길 듯 큰 끝내기를 내가 먼저 할 수 있었는데 그만 흑에게 선수를 뺏겨 좋았던 바둑이 형세 오리무중 이러다 어제처럼 역전패 당하나? 그래도 최선을 다해 한수 한수 생각해가며 끝내기를 했다 마무리하고 계가해보니 백이 덤받아 이겼다 크게 이길 수 있는 바둑이었는데... 내가 너무 물러섰다 비가 조록조록 제법 빗소리 커 꽤 내릴것같다 이대로만 내린다면 작물 해갈은 충분히 될 것같다 그러나 식수까지 해결하려면 더 세찬 빗방울 뿌려 주었으면... 집사람 전화 전남지방에 호우와 천둥번개 친다며 컴 단속하란다 우리 컴은 뇌우치면 금방 데미지 입는다 지대가 높아서인지 전기선 꽂아 있으면 벼락 맞는 경우가 많다 집에가 정리하겠다니 시원찮게 하지 말고 깔끔히 하란다 아이구 내가 할 수 없는 걸 일일이 말해주다니... 알아서 하겠다며 끊었다 다시 한판 이번은 내가 흑 백의 진영에 잘못 들어가 흑이 크게 몰려 잡히기 일보직전 이게 몽땅 잡히면 더 이상 두는 건 무리 탈출하는 수를 읽고 또 읽고 탈출 수는 보이지 않지만 백을 아래쪽으로 몰아 중앙 외벽 쌓으면 해볼만하지 않을까? 그렇게 엮어 내는 수를 찾기가 참 어렵다 그래도 일단 젖혀 수를 늘리면서 두 대마의 연결을 엿보는데 백이 연결못하게 한다고 내리 뻗은 수가 과수 뻗지말고 한쪽 흑을 확실하게 잡아 버렸으면 흑이 돌을 던져야했다 백의 헛수를 추궁해 패를 만들어 내니 백진영에 갇힌 대마 둘 중 하나가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흑이 패를 이겨 선수로 살아가면서 오히려 백대마를 역으로 잡아 버려 초반의 비세를 뒤집고 균형을 맞추었다 던져야 했던 형세를 만회해 낸 건 내 수가 그만큼 단단해진 것 아닐까? 다시 또 귀에서 패가 벌어졌는데 패의 댓가로 나도 다른 귀의 백돌을 잡았다 마지막 중앙 전투 여기서 이기는 쪽이 승리할 것같다 초반에 외세를 쌓아 놓았던 흑쪽이 더 유리해 중앙으로 흘러나온 백대마를 잡아 버리니 투석한다 재봉동생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바둑을 두판이나 졌다며 짬짬 내가 생각할 땐 나의 일방적인 바둑이었는데... 내가 이렇게만 바둑 두어도 괜찮겠다 비가 계속 이슬비가 아니다 이리 내려주면 올 농사엔 지장 없겠다 집사람 전화 천둥 번개치니 빨리 집에 가라고 우릉우릉 소리가 들려 나도 불안하다 모두들 식사하고 막걸리 한잔하고 가라는데 난 안되겠다며 일어섰다 그래 우리 컴은 뇌우에 약하니 얼른 가서 조치해야지 집에 와 전기와 인터넷선을 뽑아 두었다 심겹살이나 구워 막걸리 한잔 해야겠다 노열동생에게 전화하니 식사를 했다며 그냥 드시란다 성준이 코로나 걸렸다는데 괜찮냐고 하니 지금은 나아 학교에 다니고 있단다 다행이다 요즘은 코로나 걸려도 빨리 낫는가 보다 문사장에게 전화하니 퇴근해 오겠다고 이것저것 정리한 뒤 베란다에 상차리고 있으니 문사장이 왔다 삼겹 구워서 막걸리 한잔 살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 바둑에서 초반 중반 종반 모두 어렵듯 우리들의 삶도 나이때마다 어려운 일들을 겪게 된다 무난한 살아간다는게 참으로 어렵다 어둠이 내릴 때까지 꽤 마셨다 술기운에 이런 말 저런 말 많이 했던 것 같다 이해하겠지 억세게 내리던 비가 그쳤다 이제 그만 내리려나? 이 비로 식수까지 다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아침 안개 스믈스믈 인다 님이여! 어린이날 선물로 단비 내려 모든 식물이 더 싱그러워지겠네요 연휴 즐겁게 보내시면서 오늘도 님의 하루가 신선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