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2. 8. 16. 수요일.
지난 열흘간(8월 초순)은 날씨가 흐리고, 비도 퍼 붓고를 반복했다.
년간 가장 무더운 한여름이 짜증스럽게 이어졌다.
다행히도 오늘은 날씨 흐린데도 그런데도 하늘이 맑다. 초가을로 들어섰다는 느낌이 점점 짙어진다.
등단 시인방에 오른 시 하나를 보았다.
시 문구 가운데 낱말 하나가 어색하기에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대조한 뒤에 댓글 달았고, 퍼서 '세상사는 이야기방'에도 올려서 내 글쓰기 공부에 보탠다.
오늘도 미소 때시는 그분
→ .... 미소 띠시는....
"띄다"는 자동사, "띠다"는 타동사이다.
즉, "띠다" 앞에는 조사 을/를이 있어야 한다.
눈에 잘 띄다(O), 눈에 잘 띠다(X)
푸른색을 띠다(O), 푸른색을 띄다(X)
얼굴에 미소를 띠다(O), 얼굴에 미소를 띄다(X)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문학-글에서는 '미소 띠다'라는 문구가 무척이나 많이 오른다.
나는 '미소'라는 중국 한자말은 별로이다. 우리말 '웃음'이 있기에 '미소'보다는 '웃음'으로 말하고 글 썼으면 싶다.
웃음이 미소의 뜻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얼추 엇비슷한 느낌을 주기에 나는 '웃음'으로 바꿨으면 한다.
'미소 띠다 → 웃음 띠다'
1.
무덥던 한여름도 이제는 서서히 물러난다.
어떻게 아느냐고?
내 아파트 베란다에는 화분 100여 개를 올려져 있다.
화분 속에는 작은 벌레들이 산다. 새끼를 치기에 끊임없이 끈질나게 나타난다.
나는 밤중이면 몇 차례나 꽃삽과 티-스픈을 들고는 화분 속을 들여다보면서 민달팽이 등을 잡아낸다.
한여름철에는 보이지 않던 민달팽이가 날씨가 서늘해지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마리를 보았다.
즉 징그러운 벌레들도 뜨거운 한여름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가 날씨가 선선해지니까 이제는 화분 바깥으로 기어나온다.
이들도 날씨 온도를 민감하게 느낀다는 뜻이다.
벌레 가운데 민달팽이는 보기에도 유난히 징그럽고 흉물스럽다.
꽃삽 위에 올려놓고는 쇠-스픈으로 탕탕 내리쳐서 토막낸 뒤에 베란다 수돗가 수채 구멍 속으로 밀어넣고는 물 부어서 그 흔적을 지운다.
어제 밤부터 한 마리씩 잡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더 자주, 더 많이 눈에 띌 겠다.
아파트 안에서 화초를 가꾼다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화분 흙속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벌레들이 꼬물거리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성이 강한 농약을 칠 수도 없다. 그저 단순하게 눈으로 들여다본 뒤에 벌레를 발견되면 꽃삽으로 떠서 쇠로 만든 티-스푼으로 탕탕 내리쳐서 토막낸다.
서해안 산골마을 밑자락에 붙은 내 시골집. 시골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에는 많은 식물들이 있다.
농사 짓던 늙은이가 함께 살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앞산 아버지의 무덤 곁에 합장한 뒤로는 그참 서울로 올라와서 산다.
촌늙은이라서 그럴까? 식물에 대한 애정이 아직도 남아 있기에 비좁은 아파트 안에 화분을 잔뜩 올려놓고는 화분-농사, 컵-농사를 짓는다.
햇볕도 들어오지 않고, 그늘만 있고, 아파트 단지라서 통풍도 잘 안 되고... 오로지 수돗물이나 퍼 주기에 식물한테는 아주 불량한 생태환경이다. 화초들이 곧잘 죽는다. 화분 속은 늘 습기에 차 있고 ... 징그러운 민달팽이, 공벌레, 날벌레들이나 극성을 부린다.
이런 벌레들이나 이따끔 잡아내는 나. 이런 짓거리라도 하기에 덜 심심해 하면서 세월을 허무하게 보낸다. 허송세월이다.
...........
문학 카페에 오른 남의 시를 읽고는 주제넘게도 지적하는 듯한 댓글을 달았으니 미움이나 받겠다.
하지만 덕분에 나는 인터넷 어학사전 등으로 검색 대조해서 내 글쓰기 공부에 보탠다.
2022. 8. 16. 수요일.
잠시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