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받고 싶은 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짜증 섞인 투정에도
어김없이 차려지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그런 상
하루에 세 번이나
받을 수 있는 상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
받아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해도
되는 그런 상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못 보았을까?
그 상을 내시던
주름진 엄마의 손을
그때는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을까?
그동안 숨겨놨던 말
이제는 받지 못할 상
앞에 앉아 홀로
되뇌어 봅니다.
“엄마, 사랑해요”
“엄마, 고마웠어요”
“엄마, 편히 쉬세요”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엄마상
이제 받을 수 없어요
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엄마가 좋아했던
반찬들로만
한가득 담을게요
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 (상)”
이슬 양의 시, <가장받고 싶은 상 >
-지인의 톡에서-
어머니 마음/ 양주동 작시 이흥렬 작곡
https://www.youtube.com/watch?v=1uQy1RCAt0M
흐릿한 하늘
이슬비도 내렸다 그쳤다
저 구름 속에 든 빗물 다 뿌려 줄 수 없을까?
아침 되니 이슬비 내리면서 안개도 인다
톡보내고 다시 잠한숨
어제 막걸리를 과하게 마셨던것같다
머리가 약간 띵
적당량만 마셔야 하는데 비내리는 모습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술술 들어가다보니 과음이 된 것같다
일어나니 어느새 여덟시
문사장이 산 붕어를 가져 왔다
그동안 수조에 담가 두어 흐리는 다 빠졌다고
지져 먹으면 아주 맛있겠는데 집사람이 병원에 있어 그대로 고아 먹기로
베란다를 밀걸레로 깨끗이 닦았다
송홧가루가 빗물에 씻겨 갔지만 그래도 좀 남아 있다
모두 닦아 내니 깨끗해 보인다
아침밥 한술 먹기 위해 식은 밥을 끓였다
밥을 끓이는 사이 동물 챙겨 주었다
오늘은 닭장 닭과 기러기를 밖으로
그동안 며칠 갇혀 있어 답답했겠다
오늘은 이슬비 오다 개인다니 솔밭에서 놀아도 좋겠다
병아리장의 큰 닭도 모두 아래 닭장으로 옮겨야할 것같다
이젠 여기선 병아리만 키우도록 해야겠다
육추기에 있는 병아리와 기러기를 보니 물을 다 먹어 치웠다
새끼기러기 한 마리가 죽어 있다어? 왜 죽었지
기러기 새끼는 잘 죽지 않는데...
무슨 원인인지 잘 모르겠다
사료와 물을 충분히 주었다
찜솥에 붕어와 대추 인삼 울금 생강 옻나무 황칠등을 넣고 인덕션에 올려 두었다
푹 고아서 물만 마셔도 좋을 것같다
끓인 밥 한술
김치 넣어 먹으니 먹을 만하다
집사람에게 전화
잘 있다며 병원 오지 말고 집에 있으란다
달걀이나 좀 쪄다 주겠다니 그럼 그러란다
오면서 수건 하나 챙겨다 주라고
달걀을 쪘다
이왕이면 따뜻할 때 먹는게 좋을 것같아 쪄서 바로 병원으로
병원에 가니 10시 반
간식 먹게 잘 가져 왔다고
환우들과 같이 나누어 먹는다
수술을 하고 나니 그렇게 아프던 손가락이 좀 덜 아프단다
다쳤을 때 바로 수술해 버릴건데 그대로 붙을까하고 기다린게 잘못이다
큰형님네가 병문안 오셨다
코로나로 병실엔 올라오시지 않고 아래 대기실에 계신다고
아이구 오시지 않아도 되는데..
더구나 형수님은 허리가 굽어 걸으시는 것도 불편스러운데
집사람과 같이 내려가 뵈었다
병원에 입원했다는데 와봐야 하지 않겠냐고
빨리 나으란다
얼른 나아 자유스럽게 다니면 좋겠다
다음주 수요일이 부모님 기일이란다
아이구 난 깜빡 잊고 있었다
집사람이 병원에 입원해 있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잠깐 외출해 제사에 참석하면 좋겠다고
그렇게 해보도록 해야겠지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집에 가겠다고
식사나 하고 가라는 것을 집에 가서 먹겠다며 일어섰다
난 별로 말을 하지 않아 옆에 있어도 큰 도움 안된다
내리던 이슬비가 안개비로 바뀐다
이제 그만 내리려나 보다
그래도 오랜만에 비다운 비 내려 고맙다
고교동창들이 하루 소풍가기로
김교장이 권해 나도 집사람과 같이 가보기로
이번 소풍에 함께할 동창 명단이 올랐는데 내 이름이 빠졌다
내가 직접 신청하지 않아서 깜빡 했을까?
아님 자리가 부족한 걸까?
김교장에게 전화해 보니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며 그날 같이 가잔다
배려해주는 김교장이 고맙다
삶은 내장 안주 삼아 막걸리 한잔
점심은 이걸로 때우기로
바둑 단톡방에 전총무가 비오니 한 수 어떠냐고
몇시에 나갈까 올렸더니 2시 30분에 만나잔다
오케이
한잔 마셔 얼큰하니까 한수 두어야겠다
바둑휴게소에 가니 전총무도 바로
전총무가 두점 접바둑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닌데 요즘 내게 계속 지고 있다
전총무는 엄청 생각해 둔다
젊을 적 내가 그렇게 바둑을 두었다
보통 바둑 한판을 한시간이나 두시간까지 끌었다
내기 바둑도 아닌 걸 너무 생각해 두니 상수들도 너무 오래 생까해 둔다며 나와 바둑 두길 꺼린다
지금 전총무 바둑두는 스타일이 그 시절 내 모습을 보는 듯
조사장 전화
넘 반갑다
한수 어떠냐니 바둑은 두지 않고 나에게 막걸리 한잔 대접하고 싶단다
지금 바둑휴게소에 있으니 나오라고
전총무의 연거푸 실수로 대마가 갇혀 패가 벌어졌다
패에 이기는 쪽이 무조건 승
한참 패 공방을 벌이는데 흑이 팻감이 아닌 곳을 팻감으로 알고 두어 내가 패를 이어버리니 대마 몰살
왜 그곳에 두었냐니 당연히 내가 받아 줄줄 알았단다
수를 착각한 것같다
대마를 잡아 버리니 더 이상 둘 곳 없다며 투석
조사장이 왔다
나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잔다
아직 시간이 빠르다며 그동안 바둑 두지 않았으니 한판만 두고 가자니 마지못해 자리에 앉아 한판
내가 백으로 양화점
조사장은 중앙 바둑을 잘 두기에 그걸 경계해가며 두어나갔다
귀의 싸움에서 내가 수를 잘못 읽어 패가 나지 않을 곳에 패가 났다
그냥 잡을 수 있는 돌을 패로 만들어 형세가 갑자기 나빠졌다
패의 공방을 하는데 조사장이 팻감이 아닌 곳에 두어 내가 패를 이겼다
그러다 보니 다시 역전
그래도 침착하게 잘 두어간다
몇 개월째 바둑을 두지 않았는데 감각을 잃지 않았다
끝내고 계가해보니 반면으로 백이 두집 이겼다
흑이 팻감만 정확히 썼었다면 아마 이기기 어려웠을 것같다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잔다
전총무는 낼모레 어버이 날이라고 자식들이 찾아와 같이 식사한다며 먼저 일어 선다
조사장과 시골곰탕에 가서 막걸리 한잔
이번에 소 물먹는 장치를 만들었다며 보여준다
소가 물마시는 통이 밖에 노출되어 있으면 물통으로 오물이 많이 들어가고 이끼가 끼어 이삼일에 한번씩은 물통을 청소해 주어야한단다
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매우 성가신 일이라고
이번에 자기가 만든 장치는 소가 물마시려고 머릴 들이밀면 뚜껑이 열려 물을 마시고 머릴 빼면 뚜껑이 다시 닫혀 오물이나 햇빛이 들어 갈 수 없도록 했단다
전자 감응 장치가 아니라 수동인데도 자동처럼 열린다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니 고장나지도 않는다고
소를 키우는 사람들이겐 대단한 발명품이다
특허를 출원해도 되겠다니 신청했다고 한다
축산농가에 보급되어 모두들 혜택을 보았으면 좋겠다
이제 바둑도 두러 나오라니 아직은 생각 없단다
언제나 마음이 풀려 바둑두러 나오려는지
제산동생관 수시로 통화하고 있다고
제산 동생도 보고 싶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같이 수담나누고 막걸리 한잔 할 때가 좋았는데...
모든 것은 흘러가 버린다
한잔 마셨으니 한판만 두고 가라니 마지못해 응한다
초반부터 포석에서 백의 실수가 나와 비세
술마신 탓일까? 역전의 기회를 한번도 잡아 보지 못하고 결국 중후반에 대마 잡혀 투석해 버렸다
자네의 실력이 전혀 줄지 않았다니 웃는다
예전 내게 일방적으로 졌다
내 실력이 예전보다 더 나아진 것같은데 조사장을 쉽게 이기지 못한 걸 보면 조사장이 그동안 바둑 두지 않았어도 실력이 오히려 늘어 난 것같다
일주일에 한번씩이라도 얼굴 보자니 아직은 아니라며 다음에 보자고
조사장이 바둑 두어야 나와 놀아 줄건데 저리 두지 않으려 하니 항상 함께 할 사람이 없어 아쉽다
집사람에게 전화
큰애가 다녀갔단다
이왕이면 머느리도 같이 오지 그랬을까?
모르겠다
잘 자라며 끊었다
안개비가 내린다
님이여!
하늘엔 구름 찡찡
농작물엔 더 없이 좋은 비 내렸지만
황금 같은 연휴 기간
그냥 지나가는 것같아 아쉽기도 하겠네요
그래도 온 가족 함께 하며 가족의 화목은 더욱 돈독해 졌으리라
어버이 은혜 생각하며
오늘도 마음 따뜻한 날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