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 : 1%의 우정
정 우 민
1%의 우정이란 상위 1%의 귀족남과 하위 1%의 무일푼 백수와의 우정이란 뜻이다.
어느 화려한 대저택 앞에 많은 남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파리에서 둘째 가라면 서운한 부호인 필립(프랑수아 클루제)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다 목을 다친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제 3-4번 경추가 부러져서 사지마비상태가 된다. 40년을 정상인으로 살다 다쳐 20년째 휠체어 신세인 샘이다. 그의 까다로운 성질 때문에 간병인은 일주일을 못 넘긴다. 다들 좋은 자격증과 경험을 내세우고 면접하는 중에 갑자기 흑인 드리스(오마 사이)가 불쑥 새치기하고 무례하게 들어와서 서류를 한 장 던진다. 그것은 구직서류에 채용을 거부한다는 싸인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런 것 3개를 더 받아야 정부에서 생활 보조금이 나온다는 것이다. 막무가내인 드리스를 본 필립은 싸인을 받으려면 내일 다시 오라고 돌려보낸다. 교도소에서 나와 육개월만에 들런, 6명의 동생들이 바글거리는 비좁은 집에서 엄마에게 야단맞고 쫒겨난 드리스는 밤새 부랑자 친구들과 얘기하다 아침에 다시 그 저택으로 간다. 간병인용 독방과 침대 ,개인 목욕탕을 본 드리스는 필립의 2주만 버티면 채용하겠다는 제의를 승낙한다.
그날부터 드리스는 한 번도 하지 않던 낯선 일을 하게 된다. 침대에서 필립을 안아 휠체어에 앉히기, 머리 감기고 샤워시키기 , 밥 떠먹이기 ,관절 안 굳어지게
상하지 관절 마사지하고 수동 운동시키기, 하지 정맥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한 두꺼운 스타킹 신기기, 그리고 죽기보다 하기 싫은 장갑 끼고 손가락으로 항문 관장하기.
그리고 필립이 장애인이라고 깨닫는 데는 많은 실수 뒤에 깨닫는다. 육감적인 필립 여비서의 엉덩이를 바라보다 필립의 눈에 숟가락을 갖다 댄다든지 , 완전 사지마비인 그에게 전화 왔다고 전화기 건네주기, 또 뜨거운 물을 필립 다리에 쏟아도 뜨거워하지 않는 것을 신기해한다. 워낙에 오지랖이 넓은 드리스는 필립이 여태 지켜온 환경이 생소하고 고지식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우선 아내와 사별한 필립이 최근에 엘레노오르란 여자와 펜팔로 6개월 동안 서정적이고 시적인 편지를 주고받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편지 속에 쓸 시어를 고르는 것에 못 참은 드리스는 그녀의 편지 속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해서 필립에게 억지로 그녀와 통화를 시킨다. 늘 망설이고 자신 없어 하던 필립은 드리스의 파격적인 행동에 오히려 시원해 하며 가슴이 떨림을 느낀다. 결국에는 그녀와 만나게 주선한다.
주위에서 전과자 출신이라 경계해야 한다고 필립에게 조언하지만 필립은 젊은 드리스를 선입관 없이 차츰 좋아하게 된다. 드리스는 담배를 달라는 필립의 사춘기 어린 딸을 혼내게 하고, 그 딸의 남자친구가 딸의 마음을 아프게 하자 학교로 찾아가 남자친구가 케익을 사들고 정식으로 그녀에게 사과하게끔 만든다. 필립의 집앞에 주차금지 표지판을 보고도 늘 거기 차를 대는 이웃집 아저씨 멱살을 잡고 혼내서 다시는 그곳에 차를 못 대게 한다.
필립이 미술관에 하얀 백지에 빨간 물감을 흩뿌린 그림을 정말 명작이라고 하면서 4만 유로나 주고 구입하자 '도화지에 피 토한 그림이 무슨 4만 유로냐?'고 어이 없어한다. 그리곤 집에 와서 자신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물감을 아무렇게나 긁어대고 뿌리고 해서 그럴듯한 추상화를 그리곤 자랑한다. 이 그림을 나중에 필립 친척이 11000유로를 주고 사간다.
필립이 자다가 악몽을 꾸고 식은땀을 흘리고 숨 가파하자 드리스는 의료인은 아니지만 인간적인 친구의 마음으로 그를 진정시킨다. 그리곤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는 파리의 밤거리로 필립을 데리고 나간다. 필립은 정말 오랜만의 밤거리를 공기를 마시고 좋아한다. 드리스는 필립에게 늘 묻고 싶던 것을 물어본다. 성적인 욕구를 어떻게 해결 하냐고 , 필립을 장애인이 아닌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는 장면이다.필립은 성감대가 귓불이며 때로는 귀가 딱딱해진다고도 한다. 나중에 드리스는 필립을 마사지 전문샵에 데려다가 귀 마사지를 시킨다. 현대 의학적인 치료의 도움으로 70살까지는 살게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그저 암담하게 절제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기다리던 필립에게 드리스는 삶을 기쁨과 활력을 준다.
느려빠진 전동휠체어를 개조하여 시속 12km로 신나게 달리게 한다.
다시는 탈수 없을 것 같은 스포츠카를 드리스가 몰고 필립과 함께 밤거리를 질주하고 뒤따라온 경찰차를 따돌리다가 잡히자 ,드리스는 필립에게 응급환자 환자 행세를 하게하여 오히려 병원 응급실까지 경찰차가 에스코트 하게끔 한다.
필립의 생일날은 그의 친척들이 거의 다 매년 모이고 성대하게 치러지는데, 필립은 그들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려 모인다고 생각한다. 거의 관현악단 수준의 실내악 연주로 다양한 클래식이 연주되는 데 ,따분해 하던 드리스는 자신의 mp3 플레이어를 틀고 신나는 춤을 춘다. 이곡은 '부기 원더랜드'이다. 모두들에게 필립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모였으니 그를 위해 춤을 추라고 말하자 하나둘씩 나와서 흔들기 시작한다. 그들도 즐겁게 춤추고 싶었던 것이다. 필립도 너무너무 즐거워한다.
필립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가서 드리스는 난생처음 패러글라이딩을 필립과 함께 한다. 물론 뒤에 도우미가 각자에게 붙어서 탄다. 그들이 창공을 나르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 필자가 좋아하는 '니나 사이몬'의 '필링 굿'이란 노래가 울려 퍼진다.
드리스는 마약팔다 도망친 동생을 돌보기 위해 그리고 실업국에서 온 취직추천 때문에 필립을 떠나게 된다. 필립은 '평생 장애자 휠체어를 몰게 할 수 없다' 하면서 드리스를 떠나보낸다. 드리스가 떠난 뒤 여러 명의 간병인을 채용했지만 필립은 낙담하고 상태가 더욱 나빠진다. 택배기사를 하던 드리스는 필립의 상태가 나빠졌다 하여 그를 찾는다. 필립을 스포츠카에 태우고 드넓은 바닷가로 가서 답답하던 필립의 마음을 풀어준다. 자신은 필립을 혼자 두게 하지 않을 것이며 언제든 친구로서 찾아오겠다며 펜팔로 사귄 여인을 만나게 해주고 창밖에서 따뜻한 미소를 짓는다.
이 영화는 올리비에르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가 감독한 프랑스 영화로서 다른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프랑스에서 10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달성하고 제 24회 도쿄국제영화제의 대상 및 남우주연상, 그리고 37회 세자르 영화제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각국에서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으며 백만장자인 ‘필립’이 프랑스의 유명 기업가인 필립 포조 디보르고를 모델로 하고 있다면, 드리스는 실제로는 아랍계인 아브델 셀루라는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다한다.
이 영화에서 드리스는 필립을 장애자라는 동정심으로 대하지 않고 '친구'로 이해하려하고, 필립은 드리스를 무례한 전과자가 아닌 못 말리는 '친구'로 대한다.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드리스의 낙천적인 쉴 새 없는 유머와 그를 바라보는 더스틴 호프만 닮은 사람 좋은 필립의 미소이다.
대사 추가
1. 드리스가 필립에게 자신이 사지마비라면 차라리 총으로 자살했을 거라 한다. 필립은 자신은 마비라 그럴 수도 없다고 하자 드리스가'제길 괴롭겠네요'라고 말한다.
2.필립이 드리스를 반대하는 사촌 동생에게 말하길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해...'
3. 생일 축하 연주 때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며 드리스 아는 체 하며 하는 말 이 음악 당연히 알죠, 파리 실업국에 전화하면 들리는 음악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입니다. 대기 시간은 2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