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다이어트 천생천년초 생식건강 비만탈출 !!
우연히 찍었는데 감동이었고, 애정을 갖고 찍다 보니 애착이 생긴 것. 사진을 찍는 모두에게는 그렇게 '조금 특별한 피사체'가 존재한다.
그들로 하여금 습관 혹은 의식처럼 자동반사적으로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9개의 피사체들.
ME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탠다드넘버’의 디자인 디렉터, 최형경. 감성을 잃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고, 술과 담배 대신 커피를 즐긴다.
MY CAMERA 셔터 스피드 1/4000의 기계식 수동 카메라인 ‘니콘 FM2’. 함께한 10년 동안 겉 표면은 많이 상했지만 잔고장 한 번 나지
않은, 나의 첫 카메라다.
MY SUBJECT 창가. 나는 창문이 햇살과 바람을 막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넉넉하지 못했던 유년 시절, 반지하의
집과 바깥의 햇살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가 작은 창이었기 때문이다. 그 기억이 지금까지도 창가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게 만든
다.
SPECIAL SHOT 2년 전, 신혼 여행으로 떠났던 파리의 호텔 창가. 처음 가본 파리,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낸 창가였으니 특별
하지 않을 수 없다.
ANOTHER SUBJECT 커피잔에 남겨진 입술의 흔적, 어지럽게 놓인 식탁 위의 물건 같은 갖가지 흔적들. 머물고 간 사람들에 따라 그
흔적도 각기 다르기에,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곧 사라져버릴 흔적이기에 더욱더 담아두고 싶다.
ME 비주얼 아티스트 윤미미.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영화,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쇼팽연주, 커피, 고양이, 모빌, 저녁 준비하며 마시는 와인
한 잔을 좋아한다.
MY CAMERA ‘콘탁스 T3’. 작고 가벼워서 어디든 휴대하고 다닐 수 있고, 무엇보다 각 필름마다 가진 고유한 톤을 잘 잡아주는 점이 맘
에 든다.
MY SUBJECT 꽃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어떤 날은 그저 피사체에 불과했다가, 어떤 날은 하나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순간적이지만
반복적이고 영원한 존재다. 사실 내겐 꽃이라는 오브제보다 꽃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더 소중하다.
SPECIAL SHOT 프랑스 시골을 여행하다 길가에 끝없이 펼쳐진 이름 모를 노란 꽃과 빨간 양귀비 꽃밭을 만났다. 바람이 많이 불고 적
당히 흐린 날이었는데, 꽃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춤을 췄다.
ANOTHER SUBJECT 사람들이 창가, 전봇대 혹은 길가에 광고지나 포스터 따위를 붙였다가 떼어낸 자리에 남은 흔적들. 잘 떼어지지
않고 남은 종이 조각이나 풀의 흔적, 오래 붙어 있다 떼어져 변색된 흔적…. 사소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들에 눈길이 머문다.
ME 포토그래퍼 엄효용. 주로 광고 사진을 찍고 틈틈이 순수 작업도 한다.
MY CAMERA ‘올림푸스 펜 ee-3’는 사진 한 장에 두 개의 피사체를담을 수 있는 하프 카메라다. 24장짜리 필름을 사용하면 48컷의 사진
을 얻을 수 있는 셈. 셔터 스피드는 1/40~50으로 정해져 있고 조리개로 조정해찍는다. 각기 다른, 혹은 같아도 다른 느낌의 피사체를 한
장에 볼 수 있어서 촬영 당시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의미를 더욱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단종된 지 오래 되어서 황학동, 남대문에서
나 우연히 마주칠 수 있다.
MY SUBJECT 10년 전,촬영차 갔던 뉴질랜드에서 심해처럼 푸른 하늘을 봤다. 생소하고도 아름다운 하늘의 색에 놀라 비행기를 갈아타
는 와중에도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늘을 찍고 있지만 똑같은 하늘색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는 언제나 놀란다.
SPECIAL SHOT 신혼 여행지로 향하는 비행기의 창문 너머로 촬영한 하늘. 평생 한 번뿐인 의미를 가진 하늘이니까.
ANOTHER SUBJECT 꽃.너무 흔해서 진부할 수 있지만, 역시 자연의 가장 아름답고 사치스러운 산물은 꽃인 것 같다.
ME 아트 디렉터 김지은. 나의 오픈 스튜디오인 ‘아뜰리에 앤 프로젝트’에 오면 내 취향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MY CAMERA ‘펜탁스 옵티오X’는 작은 여행 노트처럼 가볍고 견고한 카메라다. 채도를 빼고 콘트라스트를 약간 높여 나만의 화이트 밸
런스를 맞춰두면 멋진 색감을 담을 수 있다. 작년,파리의 마레에서 쇼핑하다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려 더 이상 나와 함께하지 못하는 게 아
쉬울 뿐이다.
MY SUBJECT 자전거, 그중에서도 안장. 뉴욕에서, 파리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근사하게 나이가 든 자전거의 안장을 찍는다. 오랜 시간
사람의 손끝에서 길들여진 물건들은 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매력적인 오브제다. 나 역시 안장을 찍으며 얼굴을 본 적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는 자전거 주인의 취향을 상상한다.
SPECIAL SHOT 뭔가 비범했던 파리의 어느 자전거 안장. 마르탱 마르지엘라가 주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ANOTHER SUBJECT 노인들. 따뜻하고 멋지게 나이 든 노인의 모습은 정말 근사하다. 기분 좋은 실크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할머
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깊은 감동을 받곤 한다.
ME 디자이너 박소영. 겨울의 동물원에 가서 기린과 코끼리 보는 것을 좋아한다.
MY CAMERA ‘네추라 NS’는 후지의 네추라 전용 ISO 1600필름을 사용했을 때만 NP(Natural Photo) 모드가 지원되는 게 단점이긴 하지
만, 이를 잊게 할 만큼 선명한 색감이 강점인 필름 카메라다. 이 카메라의 셔터를 처음 누른 지 벌써 2년이 되었는데(그 사이 이 기종이단
종됐다!), 그 사이 단 한 번도 내게 미움을 받은 적도, 배신을 한 적도 없는 듬직한 친구다.
MY SUBJECT 음식 혹은 테이블 위의 풍경. 하지만 단순히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이좋아서 찍었던 것은 아니다. 이건 그저 ‘기록’의 일
종이다. 누구와 어떤 이유로 만나 어떠한 감정을 가진 채 무엇을 먹었는지에 관한 순간의 기록.
SPECIAL SHOT 오랜만에 만난 막역한 친구 두 명과 함께 홍대에서 마셨던 커피. 곁들여 먹었던 뜨끈한 브라우니만큼 달디달았던 기억
이다.
ANOTHER SUBJECT 공간, 그중에서도 벽. 이미 부암동 골목, 서울시립미술관, 헌책방 앞의 벽을 찍었다. 이 역시 기록의 연장선이다.
ME 패션 마케터 오형석. 퓨전 재즈와 하드 록을 번갈아 듣고, 히트하지 않은 영화만 골라 보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
MY CAMERA ‘로모 LC-A’. 광각 렌즈로 인해 살짝 왜곡되는앵글과 터널 효과라고 불리는 비네팅 현상, 어떤 카메라도 따라올 수 없는
또렷한 색감이 매력적인 카메라. 그리고 기분 좋은 사고처럼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나왔을 때의 경이로움!
MY SUBJECT 5년 전에 밀라노와 런던으로 출장 갔을 때, 평소 좋아하던 ‘스마트’ 자동차를 우연히 찍으면서 자동차의 다이내믹한 역동
성과로모LC-A의 시각이 결합되면 절묘한 상승 효과를 일으킨다는 걸 알아차렸다.
SPECIAL SHOT 비가 부슬부슬 오던 런던 거리에서 찍은 겨자색 빈티지 자동차. 자동차 뒤편의 빨간 공중 전화 박스, 아트 칼리지 건물
의 녹색 조명등이 어우러져 기막힌 색의 대비를 이뤘다.
ANOTHER SUBJECT 자동차와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오토바이나 스쿠터, 앞에 걸어가는 사람의 다리나 뒷모습을 찍기도했는데,
‘몰카’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만뒀다.
ME 아트 디렉터 공병각. 디자인을 하고 이런저런 도구로 글
씨도 쓴다.
MY CAMERA ‘라이카디-룩스 3’는 16:9 비율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외에 그다지 대단한 기능은 없는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다. 가볍고 제법 예쁘게 생겨 자타 공인 인기인(특히 디
자이너들에게) 카메라다. 치명적인 단점은 비싸다는 것.
MY SUBJECT 외국에 가면 주로 주거 지역의 뒷골목으로
다닌다. 그곳에는 관광지에서 볼 수 없었던 그 나라 사람들의
특징과 취향이 있고, 때로 그런 발견은 값비싼 예술 작품보다
감동적이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문이었다.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는 문들 앞에서 언제나 감탄을 연발하며 셔터를 누
르곤 한다.
SPECIAL SHOT 1년 전, 뉴욕에서 지친 마음이 바닥을 보였
을 때 찍었던 문들. 이곳저곳의문을 찍다 그제서야 웃었던 기
억이 난다.
ANOTHER SUBJECT 새를 좋아한다. 땅에 내려와 있는 새
가 아니라, 날고 있는 새. 그들을 보면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생활이고 일이겠지만, 자유에 굶주려
있는 현재의 나에게는 부러움이다.
ME 포토그래퍼 박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희미한 안개 속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
MY CAMERA 콘탁스 N-1의 특징이 강한 색감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난 잘 모르겠다. 그저함께한 7년 동안 내가 피사체를 바라보며 상
상한 그대로를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녀석이 고마울 뿐.
MY SUBJECT 처음 숲을 찍은 건 어느 한겨울, 길 옆에 작지만 빽빽한 나무들이자라고 있던 숲이었다. 내리던 눈과 물기로 인해 짙게
변한 나무의 색 대비가 아름다웠다. 그 후로 같은 자리에서 봄에는 연녹색의 숲을, 여름에는 눈부신 햇살의 숲을, 가을에는 낙엽이 뒤덮인
숲을 찍었다. 다시 겨울이 되었을 때 그 숲은 공사 때문에 사라졌지만, 이미 숲의 아름다움을 톡톡히 알아버린 나는 여전히 숲을 찍고 있
다.
SPECIAL SHOT 작년 여름, 용인의 어느 숲. 눈에 띄자마자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찍었고 철조망을 넘어 안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ANOTHER SUBJECT 빈 공간 속에 홀로 있는 사람. 아무리가까운 사람이라도 누군가 옆에 있다면 100%의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다.
사람들이 철저히 혼자가 되어 행하는 행동 혹은 표정 같은 것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
ME 브랜드 마케터 이호영. 사진과 영화를 좋아하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폴 토마스 앤더슨,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영화에
애착을 가진다.
MY CAMERA 6x6 사이즈의 중형 필름을 사용하는 ‘롤라이플렉스 T’. 1957년생인 나의 카메라는 필름을 장전하고, 노출을 재고 조리개
와 셔터 스피드를 일일이 설정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허리를 굽혀 뷰 파인더를 내려다보며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의 기쁨은
그 수고를 단숨에 잊게 만든다. 카메라에 성별이 있다면 내 롤라이플렉스는 어김없이 여성이다. 한없이 아름답고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아름다운 여자.
MY SUBJECT 나의 빛 시리즈에는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이다. 내 사진을 보는 이들 역시 사
진 속의 빛나는 그 순간을 공유하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나 역시 순간의 빛에 관한 느낌과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
은 시간을 따로 기록해 놓는다.
SPECIAL SHOT 작년 6월에 다녀온 몽골. 빛과 구름, 바람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장관이 눈앞에 계속되는 곳이었다. 언젠가는 상트페테
르부르크의 백야 축제에 가서 백야 속의 흥겨운 사람들을 가득담고 싶다.
ANOTHER SUBJECT 길에서 스치는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 세월에 단련된 깊이 있는 통찰력, 몸은 쇠약했지만 아직 남아
있는 그들의 취향과 개성을 담담하게, 때로는 위트 있게 담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