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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마치 짜고 치는 카드처럼 한미 양국에서 주거니 받거니 한미동맹을 두고 말들이 오가는 폼이 영 수상합니다. 며칠 전 힐러리가 미국은 한국의 경제번영과 안보를 위해 많은 것을 공헌했는데 한국민은 이를 감사히 여기지 않는 것 같다는 발언이 뉴욕타임즈에 실리고 또 한국에서는 데일리안이라는 매체를 통해 ‘한-미 군사문제의 현안과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전시작전권 환수는 사실상의 한미동맹의 와해’ 라는 발표도 나오더군요. 더군다나 최근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서 보듯이 주한미군의 감축이 실제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고요.
얼마 전 딴지일보 총수의 글에 댓글을 달은 적이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실제적인 현실이란 주제와 그 자료 제시로서의 우리 군의 능력을 몇 가지 상징적으로 지적한 글이었는데 그 글에 비록 욕이 잔뜩 섞인 글이지만 다음과 같은 우려의 댓글이 올라오더군요. 중국의 부상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세력 후퇴가 우리나라의 자주국방에 보탬이 되겠냐는, 즉 미국을 몰아낸 결과가 중국의 한반도 진입이 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그리고 결론으로 미국의 철수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막아야 한다는..
실제로 중국의 부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위협적입니다. 일단 몇 가지 최근에 일어난 일들을 쭉 나열해 보죠.
(1) 최근의 주한미군의 감축으로 현재 주한미군의 수준은 90년대 한창 주한미군이 증강되었던 때와 비교해서 약 75% 규모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이 지적한 대로 전차와 장갑차를 포함해서 F-16과 공격용 헬기의 감축이 눈에 띄는 군요. 작년만 해도 주한 미2사단 2연대의 철수로 생긴 전력 공백이 송의원이 지적한 M1A1, M2A2, M109A6, M577 외 험비, 히멧, LMTV, FMTV 들의 댓 수 감소로 나타났고, 실제로 대포병전의 주요한 장비중의 하나인 MLRS의 경우도 우리군의 만류로 간신히 잔류하게 됐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물론 숫자만으로는 실감이 나지 않지만 2여단의 철수작업에 직접 현장에서 뛴 병사들의 증언으로는 수백대의 전투차량과 엄청난 장비들의 철수에 전력공백이란 단어가 저절로 떠 올랐다고 하네요. (쩝…) 대신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경우 발사대와 미사일이 모두 증강되었고요 대지공격기인 썬더볼트(A10)는 알라스카의 11공군 소속 기체들의 이전으로 숫자가 늘었습니다. F-16의 경우 오산과 군산의 3개 전투비행대대의 완편 24대 기준이 미국방비의 삭감으로 20대 기준의 바뀌면서 그 수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지원 헬기의 대규모 감축은 역시 2여단의 철수와 함께 8군 예하의 6기병 여단 소속 기동연대의 헬기들이 빠져 나가면서 크게 그 수가 감소했고요. 공격용 헬기는 AH-64D 롱보우 아파치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24대까지 감소 될 것 같다는 관측입니다. 거의 1/3 수준으로 줄어 들겠네요. 하지만 우리군의 공격용 헬기 구입과 때를 맞춰 철수할 것 같다는 느낌이…..
숫자나 구체적인 상황보다는 굳이 분석을 하자면 수비 전력보다는 공세 전력의 감축이 두드러집니다. 한가지만 더 지적하자면 90년대 말의 주한미군의 전력은 북핵 위기와 관련해서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확장되어 있던 상태였으니 그걸 기준으로 주한미군의 감축이 현 한반도 상황에서의 전력 감축이라고 보는 관점은 지나치게 근시안 적인 견해라고 보여집니다. 일단은 과잉상태의 공격용 무기의 제자리 찾기의 수순으로 해석하는 게 정상이라고 봅니다.
(2) 지난 달 6-7일에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매년 열리는 한미안보연구학술회의 (Annual Conference on Korea-US Security Studies) 가 있었는데 여기에 참석한 한국 관계자의 증언에 의하면 미국 쪽 인사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상당히 악화되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지금 텍사스에서 버지니아로 이사 온지 한 2달 정도 되는데 가까이 지내시는 분 중에 한반도 정책을 결정하는 미국 관리들과 자주 접촉할 기회를 갖는 분이 계시는데 동일한 설명을 몇 차례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반미감정이 서서히 미국 내에서의 혐한 감정으로 전이되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물론 이 회의에서 그 동안 미국이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관심을 쏟지 않았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오지 않은 건 아닙니다. 미국 하원의 대표적인 매파 의원인 핸리 하이드도 한국에 대한 새로운 PR 정책을 주장하기도 하고 실제로 올해 7월에는 해리티지 재단에서 한국민의 반미감정 촉발의 주요 원인 중에 하나인 비자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한국을 비자면제 국가로 승격시킬 것을 제안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겉으로는 한국민의 반미감정에 속상해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한미동맹의 성공적인 유지가 미국의 동아시아에서의 정책 수행에 중요한 요소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지난 달 25일에는 '한-미 군사문제의 현안과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상당히 심란한 인물입니다. 수구세력의 각종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조선일보의 시론들을 통해 극단적인 가정에 바탕을 둔 기만적인 글을 쓰는 인물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정치학 박사랍니다) 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로 연합방위체제가 붕괴되면 사실상의 한미동맹은 와해되고 주한 미군 주둔의 필요성이 사라지게 된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언뜻 일고의 가치도 없어 보이는 허무맹랑한 발언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런 식의 선전선동에 마음이 쓰이는 국민들도 생각보다 많을지 모른다는 염려도 드네요.
그래서 위에 언급한 3가지 상황을 종합해서 도대체 한미동맹을 어떻게 봐야 하고 전시작전지휘권 환수 문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될 지는 개혁진영의 논리로 살펴 볼까 합니다.
우선 네이버 국어 사전으로 동맹의 뜻을 찾아 봤습니다. [둘 이상의 개인이나 단체가 동일한 목적을 이루거나 이해를 함께 하기 위하여 공동 행동을 취하기로 하는 맹세]
과연 남한내에서의 반미 감정이 감소하고 현 정권과 같은 자주적인 국방정책 말고 보다 친미적인 즉 미국이 결정하는 모든 결정에 무비판적인 추종을 하면 우리 국방이 안전해 질 것 이라는 견해에 대해 한번 살펴 보죠.
홍 소장은 "한미연합사는 한미합동군사위원회와 한미 양국대통령이 공동지휘를 받는 2원적 작전통제를 갖추고 있어, 미국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추진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자주국방과 전시작전통제권은 어긋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려는 정부 정책의 단견을 꼬집었다
이게 정부 정책의 단견인지 아니면 홍소장이라는 사람의 괘변인지.. 원.. 가령 세상의 어떤 나라가 명색이 동맹국이라는 나라의 미사일 사정거리 제한을 포함한 각종 무기 개발에 감 놔라 배놔라 합니까? 더군다나 현재 주한미군의 존재로 말미암은 국군의 도덕적 해이는 좀 상태가 심합니다. 다시 말해서 주한미군이 알아서 대북정보 빼다 주고 각종 기상정보도 오산의 미공군 기지에 전화 한통화면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군이 정보전과 기초적인 기상정보 획득에 신경을 덜 쓰게 되는게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미국은 한반도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결코 한반도에서 완전 철수를 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한 말씀 드리죠. 미국은 예전에도 일본과의 밀약을 통해 필리핀, 조선의 맞교환을 조건으로 한반도에서 철수한 바가 있고 멀리 가지 않아도 625 직전에 한반도에서 실제적으로 철수를 단행한 바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케네디는 후르시쵸프와의 비밀 협약을 통해 소련은 쿠바를 미국은 터키를 버린 적이 있습니다.
한 강대국이 특정 국가의 안위를 위해 본국의 이익과 상치되는 결정을 하리라고 기대하시는 건 정말이지 본인의 역사에 대한 단견을 드러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모든 강대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를 모두 포함해서) 지금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말미암아 한반도에서 주둔이 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납니다.
그리고 동맹이란 것은 상호 이익이 되는 구석이 있을 때만 유효한 거랍니다. 즉 우리가 미국이 간절히 원하는 뭔가 줄 수 있고 미국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 해결 못하는 뭔가를 우리에게 건네줄 수 있는 상황에서 건강한 동맹관계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육해공해병이 균형적으로 운영되고 대북정보 획득 능력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위치의 장점으로 인한 대중국, 대러시아 정보 획득에 우리군이 나름대로의 독자적 능력을 확보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유사시 남한 방어 이상의 무력을 외부에 투사 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미국도 우리를 진정한 동맹국으로 간주하게 되는 것이지, 육군만 기형적으로 커버려 정보전(눈 과 귀), C4I (두뇌), 해공군력(롱펀치)은 등한시한 한국군을 대북 군사력 압박 이외에 어디다 써 먹겠습니까?
한번 미국이란 나라가 과거 동맹국들에게 상대가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 될 때 어떻게 대접을 했는지 한번 볼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분들 중 현재 미국의 최대 우방국 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요?
당연히 영국이죠.
그럼 1940년대 이차세계대전을 한가운데 두고 벌어진 미국과 영국간의 군사기술협력 역사 중 그 유명한 맥마흔법에 대해 한번 살펴 보기로 하죠. 조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1938년 독일에서는 오토 한 과 리제 마이트너의 핵분열현상 발견을 계기로 원자폭탄의 개발 가능성이 고조되었고 이에 자극 받은 영국은 모드위원회를 구성해서 1941년 8월에 원자폭탄 개발 가능성을 알리는 보고서나 나옵니다.
이때만 해도 영국의 원자폭탄 개발은 미국보다 앞서 있었고 미국의 공동연구 제안을 영국은 일언지하에 거절합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일년이 조금 지난 1942년 10월 이번에는 미국이 핵개발연구 계획에 90%의 진행률을 보이는 등 영국의 연구 성과를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영국의 공동연구 제안을 무시하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결국 1943년 8월 처칠과 루즈벨트는 케나다의 퀘벡에서 상호 원자폭탄 공동 연구 생산에 합의하게 됩니다.
그런데 1946년 8월 미국은 그 유명한 맥마흔법을 통과시켜 핵개발과 관련된 정보, 기술, 물자의 대외 수출을 금지하게 됩니다. 당연히 영국도 금지대상에 포함되는 것이죠. 이는 명백히 2차세계 대전중 처칠과 루즈벨트가 체결한 [전시와 전후의 핵협력 협정]의 파기를 통한 핵무기의 독점을 추구한 미국의 배신이었습니다.
미국이 단기간 핵폭탄의 개발에 성공한 이면에는 40여명 이상의 영국 과학자들의 맨하탄 계획 참여를 포함한 영국의 기술과 인력의 협조가 큰 요인중에 하나였는데 역시 냉정한 국제 사회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미국은 어제의 동맹국에게도 안면을 바꾸고 배신을 때리게 됩니다.
당연히 영국은 난리가 났고 당시 내각을 책임지고 있던 애틀리 수상 주도하에 독자적인 핵전력 개발에 착수해서 결국 1952년 원폭 실험에 1957년 수폭 실험에 성공하게 됩니다. (소련의 경우는 49년과 53년에) 52년에 원폭 실험에 성공한 후 애틀리 수상이 한 얘기를 들으신다면 어제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교조에 대한 논평을 취소해야 할겁니다.
“미국은 자기들이 어른이고 우리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에게 그들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어제의 동맹국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게 미국입니다. 그럼 이게 다냐? 물론 그렇지 않죠. 미국은 영국이 원폭 실험에 성공한 이후 두 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영국에게 핵기술 이전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법 개정의 대상도 미국이 생각하기에 자격이 있다고 여겨지는 영국에 국한된 것이었고 당시 자신들을 미국에 대해 영국과 동급의 동맹국이라고 여기던 프랑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열 받은 프랑스는 독자적인 핵개발과 병행해서 나토의 탈퇴를 본때로 보이게 됩니다.
보셨나요? 2차세계대전 이후 금슬 좋은 부부 같기만 미국과 영국 사이도 이와 같이 내게 뭔가 필요한 걸 제공해 줄 수 있는 상대에게만 진정한 동맹국 대우를 해 주는 미국의 논리가 관철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럼.. 이번에는 항상 미국의 사냥개처럼 미국이 시키는 대로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것 같은 일본의 경우를 보기로 하죠. 실제로 역사 속에서도 그렇게 행동했나 한번 보죠. 지금의 일본과는 사뭇 다른 모습도 있었답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기간 중 일본의 처신을 한 번 보도록 하죠. 아시다시피 당시 아랍국들은 세계를 우호국과 비우호국으로 분류한 뒤 비우호국에게 가혹한 조건으로 석유 판매를 단행하게 되죠. 당시 다나카 수상의 일본은 겨우 4일치의 석유 비축분만을 보유한 채 OPEC로부터 비우호국 분류를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럴 경우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는 정말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당시 일본도 미국이 까라면 까야 하는 미국을 종주국으로 모시고 있는 처지였는데 다나카는 키신저와의 회담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일본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친이스라엘 정책을 고수했을 때, OPEC로부터 석유 금수 조처를 당한다면 미국이 우리의 필요한 석유를 제공해 줄 수 있는가?]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질문이죠. 키신저의 대답은 당연히 [NO]였고 다나카는 키신저의 면전에서 [그렇다면 일본은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펼 수 밖에 없다]라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도 이해하는 한편 동시에 외교적 방향전환을 추진해 무려 3 차례에 걸쳐 미국의 양해를 구합니다. 결국 미국은 일본의 외교정책 변경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한다는 성명을 내기에 이릅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도 기존의 동맹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일본식 외교의 매끄러움이 눈에 띕니다.
이후 1977년 노무라 연구소는 [국제환경의 변화와 일본의 대응] 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게 됩니다. 국가의 총체적인 안전보장을 보험에 빗대어
(1) 공동부담의 원칙
(2) 다각다중성의 원칙
(3) 필요최저한의 원칙
(4) 갈아타기 원칙
(5) 이익을 기대하지 않는 원칙
을 내세우게 됩니다. 즉 자주국방을 나 혼자 돈을 붓고 유사시 그 돈을 타는 저축이라고 한다면 나토나 한미상호방위조약 등은 여러 객체가 각각 붓는 보험금에 의해 유지되는 보험의 성격을 띤 다는 거죠. 두번째 원칙은 단순한 전쟁 위협 이외에도 내전, 테러, 식량 및 에너지 위기 등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것이고, 3번째 원칙은 보험은 지나치게 크게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4번째는 시대와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정책을 늘 검토해야 된 다는 것이고 5번째는 일반적으로 정기적금은 만기에 원리금에 더해 이자를 얻지만 보험은 기본적으로 유사시를 대비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들어간 돈은 잊어버리거나 뜻하지 않게 이익이 돌아오면 횡재한 것으로 간주하라는 뜻에서, 가상적국이나 비우호국에 꾸준한 각종 경제나 문화적 활동을 통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눈썰미가 있으신 분은 이 5가지 원칙이 모두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에 아주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금방 눈치채실 겁니다. 특히 4번째 갈아타기 원칙과 5번째 이익을 기대하지 않는 원칙은 미국과 북한에 각각 적용될 수 있겠죠.
하지만 아직 미국과의 동맹체제 유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유리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난달 초도기를 인수한 F-15K만 해도 공중조기경보기의 도움 없이도 서해상에서 중국에 대한 확실한 제공권 우위를 장담해 주는 물건입니다. 물론 프랑스의 라팔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스펙은 꿈도 꾸지 못했겠지만..
얼마 전 러시아로부터 대규모로 완제품 수입 및 라이센스 생산에 들어간 중국의 Su-29가 JANE’S DEFENSE WEEKLY 2004년 11월 호에서 나왔듯이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N-001 레이더보다 한참이나 성능이 떨어지는 거의 훈련용 레이더 수준의 레이더를 장착한 사실이 밝혀졌죠.
가뜩이나 능동형 AAM도 사용 불능인 물건인데 중국의 레이더 기술이 러시아에 비해 아직도 15년은 뒤져있고 러시아의 레이더 기술은 미국과 또 한참 격차가 있으니… 이런 중국의 상황과 비교한다면 APG-63(v)1를 단 우리의 F-15K는 일당백이라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죠.
그럼 마냥 미국의 기술 이전이 좋기만 할 거냐 하면 그건 아니죠. 한겨레 신문에서 요즘 특집으로 연재중인 F-15K 기사를 보시면 제5부 조종석의 최신전자장비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에 데이터링크16에 관한 자료가 나옵니다. 이게 뭔고 하면 편대중의 각 기체나 아니면 멀리 떨어져 있는 조기경보기로부터 서로 수집한 자료를 암호화된 디지털 통신으로 서로 받아보게 되는 겁니다.
예전처럼 조종사가 무전기 들고 소리지를 필요 없이 화면에서의 지정만으로 명령과 통제가 바로 되고 따라서 공대공 임무에서의 효율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특히나 공산권 공군의 특성상 엄격한 지상통제에 의한 비행관제에 익숙한 중국이나 북한의 전투기 조종사들로서는 평소의 단순한 명령만을 수행하는 상황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창조적이고 결정의 폭이 넓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겁니다.
그럼 이 데이터링크16의 독소적인 면을 한번 보죠. 현재로서야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이자 엄청난 정보자산을 갖고 있는 미국과 데이터링크를 하면 미군과의 연합작전 능력도 향상되고 좋지만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내용이 있습니다. 이 데이터링크에서 사용되는 비화통신용 암호키와 통신채널의 할당내역은 모두 미국 본토에서 제작되어 외국 주둔 미군과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나누어집니다.
이게 무슨 뜻인고 하면 우리가 이 데이터링크를 전적으로 미군에 의지해서 사용하게 되면 한국군의 모든 통신내용은 미군의 손바닥 안에 있게 된다는 뜻이고 최악의 경우 미군이 이 암호키 제공을 통제해 버리면 우리의 군사적 행동영역은 크게 제약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만약 상상의 나래를 끝 없이 펼친다면 독도를 사이에 둔 한일간의 분쟁 발발 시 미국이 맘만 먹으면 한국군의 전투력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크게 훼손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에서 구입한 F-15K의 외적 조건만 보고 헬렐레하고 좋아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너무 많다는 뜻입니다.
하도 주제가 덩치가 커서 얘기가 자꾸 산만해 지네요. 죄송합니다.
결국 미군은 언젠가는 떠날 존재입니다. 그리고 미군이 한반도에 남아있는 기간 동안이라도 우리가 부지런히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고 미군이 아쉬워할 만한 정보나 전력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동등한 한미 동맹 관계가 수립되는 것입니다. 현재의 한미 동맹이 우리에게 당장은 아주 유리한 국방상의 유리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자면 결코 건강하지 못한 군대의 성장을 야기할 충분한 조건을 품고 있습니다.
현재 정보전력과 지휘통제 자동화부분(C4I)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미군에게 기대야 할 부분은 없습니다. 지휘통제 자동화 부분도 현재 1) 지휘소 자동화 체계 2) 해군 전술 자료 처리 체계 3) 중앙방공 통제소 는 운영중입니다. 현재 개발중인 1) 합참지휘통제체계 2)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 3) 지상전술 C4I 체계 4) 해군 및 공군 전술 C4I 체계 등이 빠르면 2007년에서 늦어도 2010년 경이면 완성이 될 것입니다. 물론 공중조기경보기 사업은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에서 사업자 선정만 남기고 있으니 이것도 곧 전력화 되겠죠. 현재 한미간에 의견이 나누어지고 있는 전시작전지휘권 반납의 일정도 이와 맞물려 진행될 것입니다.
노통의 전시작전지휘권 환수 언급은 이와 같은 국군의 자주적 역량 확대와 가시적인 성과에 바탕을 둔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자료에 따른 접근이지 사상적이고 추상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우리가 자주적인 군사역량을 키워나갈수록 미국에게 더욱 매력적인 동맹상대가 되는 것이지 지금의 한나라당이나 일부 보수 인사들의 주장처럼 미국에게 매달리기만 한다면 더욱더 미국으로서는 밥맛인 동맹상대가 되는 것입니다.
이 글이 개혁진영 여러분의 전시작전지휘권 환수의 논리적인 대응근거로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참고로 우리군의 자료는 모두 국정감사 자료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외국군의 자료는 JANE’S DEFENSE WEEKLY와 각종 군사사이트로부터 자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맥마흔법과 노무라연구소 관련 사항은 비밀의 홍순명님의 글에서 그 내용을 얻어 왔습니다.
ⓒCrete
첫댓글 기나긴 서두에 비해 결론이 굉장히 모호한데... 결국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대폭적인 국방력 강화? 글에서 한나라당을 까고 노통을 지지하는 대목이 있어서 망정이지, 글쓴이의 의도와는 달리 일부 진보쪽에선 오히려 반발할 내용인 듯... 최소한 이전에 제가 링크때운 한겨례 사설과는 정반대의 결론입니다(뭐 그 기사는 주제와 결론이 씽크로되지조차 못했지만)
그리고 최종적인 결론을 뒷받침할 실제 raw데이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적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저도 구태여 이런 글을 반박하기 위해 며칠동안 이곳저곳을 뒤지며 자료를 찾아볼만큼의 정력이 없다는 딜레마가 --ㅋ (결국 gg)
후후; 뭔가 거대한 이야기가 될 듯했지만, 결국은 논쟁의 원점을 확인하자는 얘기로 끝나는 군요. -_-; 뭐 그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겠습니다. 동맹이 무엇인지, 한미 관계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초조차 세우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상황이니.... 모래판도 아니고, 늪 위에 링을 세우고 싸우는 꼴이랄까...
Crete(브릭 아이디는 두루미)님 글을 여기서도 보다니... -_- 개인적으로 10여년전에 같은 실험실에서 매우 친했던 선배죠. 같은 서프앙(서프라이즈 네티즌)이면서도 며칠전에 누군지 알게되었죠. 쩝. 아주아주 박학다식, 다재다능하고(컴퓨터 조립을 배웠었죠.) 후배들 잘 챙기고... 황우석 사건때 반대편 입장?에 섰지만 안 좋은 말은 한 적이 없으니 다행이랄까요? 의외인 것은 지금 이 글은 별로지만 다른 대부분 글의 성향은 꽤 진보적(혹은 자유주의적)이라는 것. 예전에(90년대 초에 선후배로 만날때)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거든요. 다른 '운동권' 선배도 많았는데... 아무래도 80년대 학번에게 '진보'는 기본인 것 같습니다. ^^;;
참, FC롯데님, 어제 스코어(17대6 승리)를 보면, 'FC롯데'가 아니라 '핸드볼롯데'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요? ^o^
어제는 롯데가 약먹었나 봅니다. ^^;
이글이 쓰여진게 작전권 논의가 시작던 작년 11월이라 조금 매치가 안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신문이나 여타매체를 통틀어 이정도 수준의 글은 본적이 없습니다.
주엽킴님..대단하신 분이네염..국방부와 연결되신 분 같은데.-_-;;.브릭맨들하고 연결이...대단하시네요-_-;;. 왜 80년대 학번이 진보가 기본이 되었을까요...암울한 시대적배경 때문이 아닐까..망할 18만원 사나이만 아니었으면..주엽킴님도 조금은...아시다시피 보수도 손학규니,이명박이니,이재오니,원희룡이니 물갈이가 되어 지금은 나름 바뀌었죠...(응?)
전 그냥 해당 분야에서 직접 굴러봤었던, 하지만 지금은 그냥 샐러리맨인 찌질이입니다. -_-;;
18만원이 아니라 29만원 아닌지?;;;
요즘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공격헬기가 KMP에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아예 공격헬기도입 착수에 예산을 지급하지 않는식인데요. 이런식이면 2015년 이후에나 차기 공격헬기를 볼수있을듯합니다. 또 링크16에는 말이 많은데 다른 나토국을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나토나 이스라엘등은 큰줄기는 미국에서 제공하는 링크 16을 쓰고 거기에 나름대로 개량을 가한 정보체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쪽은 어려워서 잘 모릅니다만 GPS에 대항해 갈릴레이 시스템을 구성하는것도 그렇고 거의 대부분 2원체제를 구축하려는 모양세로 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이 도움을 주지않는다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되는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그에 맞는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이나 이스라엘등은 여기에 대해서 많은 투자를 했는데 우리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쪽이 예산이나 사간등 굉장이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어느정도 기술력도 받쳐줘야하고요. 이게 돈을 준다고 얻을수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독자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꾸준한 노력과 자금이 필요한부분이죠. 따라서 시간이 걸립니다. 조금 더 시야를 넓히면 외국이 무얼하고 있는지 빤히 보이는데요. 정부나 언론이나 보려고 하지않는것같더군요.
그런데 정보자산획득은 그걸로서 그치는게 아니라 운용하는데 많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일본도 요근래에나 들어서 이지스함을 제대로 운용할 능력이 생겼다는 말이 들리는정도인데요. 80년도에 들여왔으니 근 10년이나 걸린셈이죠. 따라서 우리가 조기경보기를 들여와도 정상운용하는데 꽤 시간이 걸릴것이고 일본과는 계속 어느정도 격차가 있을겁니다. 따져보면 조기경보기가 정보자산통합의 핵심부분인데요. 운영해보고 우리 나름대로 정보자산을 마련해야하는데 계속 같은말하는것같은데 컴퓨터 들여왔다고 그걸로 프로그램짜고 네트워크 구성할수있는게 아니듯이 많은 운영노하우가 필요한게 이 정보통신부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