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푸짐하고 신선한 ‘해산물 성찬’에 깜짝
ㆍ매일 새벽 직접 골라온 싱싱한 ‘바다의 맛’
ㆍ연어샐러드·깐쇼새우 등 ‘스키다시’는 덤
부추잡채 등 고급 요리가 곁들이 음식으로 나오는 ‘청해 회 샤브샤브’의 상차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게 만든다.
계절은 봄이지만 마음은 봄이 아니다. 오랫동안 이어지는 경기침체에 너 나 할 것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반가운 친구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기가 버겁고, 가족들의 외식 나들이도 은근히 겁난다. 그렇다고 해서 정겨운 친구를 외면할 수도 없고,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행복한 나들이를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때 필요한 게 무엇? 바로 값싸고 맛있고 푸짐한 맛집이다. 세상에 그런 집이 어디 있겠느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릴지 모르지만, 손품과 발품을 조금만 들이면 그런 맛집을 찾아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의 ‘청해 회 샤브샤브’(02-2292-8855)도 그런 집 가운데 하나다.
사시사철 후식으로 나오는 팥빙수도 별미다.
#푸짐함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이 집을 처음 간 사람은 무조건 후회한다. 친구 또는 가족동반으로 4명 정도가 자리에 앉으면 대부분 모둠샤브샤브 ‘대짜’를 시키게 마련이다. 하지만 잠시 후 요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왜 대짜를 시켰는가’ 하는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든다.
흔히 ‘스키다시’로 부르는 곁들이 안주부터 범상치 않다. 다른 집에서 보는 은행·옥수수·학꽁치 따위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대신 중국집에서 몇 만원씩 하는 부추잡채와 깐소새우,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연어샐러드 등이 커다란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온다. 양만 푸짐한 게 아니라 맛도 기막히다. 이들 곁들이 음식만으로도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청해 회 샤브샤브’가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놀이방.
그러나 이들 음식에 마음을 빼앗겼다가는 또다시 후회하기 십상이다. 이어 나오는 온갖 해산물과 싱싱한 회에는 젓가락을 댈 수 없기 때문.
주메뉴인 샤브샤브를 먹기 전에 나오는 회에는 손님을 생각하는 주인장(이효남씨·56)의 정성이 담뿍 담겨 있다. 주인은 통영 우럭, 완도 광어, 제주 한치 등 지역을 대표하는 10여가지 생선들로 회를 올린다. 그것도 아주 넉넉하게….
‘청해 회 샤브샤브’가 있는 건물.
이후에는 위장이 좀 고생을 해야 한다. 이미 배가 꽤 부르지만 해산물과 야채를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의 기막힌 맛에 젓가락을 놓을 수 없는 탓이다. 새벽마다 주인장이 직접 보고 사온 꽃게·낙지·가리비 등이 뜨거운 육수에 몸을 담갔다가 입으로 들어오면 혀끝에서 바다가 살아난다. 싱싱한 야채와 버섯은 입 안에 봄을 펼쳐놓는다. 멈출 수 없는 ‘젓가락질 본능’에 위가 터질 듯 부풀어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직접 빚은 만두를 먹어야 하고, 해남 백년초로 만든 칼국수도 맛봐야 한다. 게다가 음식을 다 먹은 뒤에는 디저트로 팥빙수가 ‘한 대접’ 나온다. 대충 만든 팥빙수가 아니다. 고급스러움이 줄줄 흐른다. 이 정도면 아무리 건장한 청년 4명이라도 절대 ‘대짜’(7만8000원)를 배에 담아갈 수 없다. 아이들이 있는 4인 가족은 ‘소짜’(4만5000원)로도 충분할 듯하다.
이 집 최고의 메뉴는 ‘스페셜 샤브샤브’(12만원)로, 모둠샤브샤브에 장어철판구이와 싱싱한 전복 등이 추가된다. 바다의 진미를 모두 맛볼 수 있다. 입맛에 따라 소고기등심(5000원)과 해물(1만원) 등을 추가해 먹을 수도 있다. 이밖에 해물찜과 아구찜(7만~8만원)도 이 집이 자랑하는 먹을거리다.
‘청해 회 샤브샤브’의 대표적 음식인 ‘모둠 샤브샤브’의 메인 요릿감. 이외에 우럭·광어·한치·학꽁치 등의 회와 동서양 요리들이 곁들이음식으로 딸려 나온다.
#음식은 1등, 서비스는 특등
이 집의 또 다른 맛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딱 ‘동네 아저씨’ 같은 주인장은 손님들을 늘 넉넉한 웃음으로 맞는다. 주인이 그러니 종업원들도 당연히 상냥과 친절로 ‘무장’돼 있다.
아이들을 동반하는 가족들을 위해 가게 한쪽에는 놀이방을 만들어 놓았다. 부모는 아이들이 재미나게 노는 것을 보면서 느긋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아이들은 자기들이 먹을 것은 다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놀이방에서 신나게 뒹굴 수 있다.
주인은 또 바삐 사는 직장인들을 위해 ‘미니 PC방’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술 한잔을 기울이다가도 어느 때나 메일을 확인하는 등 간단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게임방이 될 수도 있다.
‘음식의 맛은 믿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주인은 주방도 완전 개방했다. 손님들은 앉은 자리에서 자기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지켜볼 수 있다. 위생에 관한 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
주인장은 “좋은 재료만 쓰려고 하는 것은 나도 먹고, 내 가족도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주방장의 요리솜씨가 워낙 좋아 예전부터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고 자랑했다.
한편 이 집은 너른 주차공간도 확보하고 있어 차를 가지고 가도 불편함이 없다. 가게가 워낙 넓어 회식이나 모임을 갖기에도 그만이다. 다만 평일 저녁시간이나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