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회는 민족명절인 추석을 한 주일 앞둔 20일 서울대공원에서 연례적인 산행파티를 했습니다. 삶이 고달폈던 한국의 민초들은 "덜도 더도 말고 한가위같기만 하라"고 추석의 도래를 받겨왔습니다. 80순의 문턱에 들어서는 회원들은 남은 삶이 "덜도 더도 말고 오늘처럼 즐거워라"고 기원했습니다.
오늘 20명의 회원들은 청명한 하늘아래 기톤치드 가득한 초가을 산야에서 3시간여동안 존재의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소박한 '주지와 육림'에 청순한 흥취가 고조, 라이브뮤직까지로 이어졌습니다. 구산회모임에서 이러한 공연이 펼쳐진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첫 출연자는 '구산회의 꽃'인 이승연(선우제호부인), 장안을 휩쓸고 있는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습니다. 애조띈 연가는 청취자의 마음에 녹아들었습니다. 마지막 연의 "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입니다. 더 멀리 높은곳 까지 같이 갈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는 듣는 사람에 따라 감흥이 다르겠습니다마는 늙음을 사랑으로 승화시키자는 의미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되씹게하는 귀절입니다.
다음은 오늘도 세프로서 봉사한 김영주가 나섰습니다. 18번인' 제비'와 '보리밭'등 2곡을 연속불렀습니다. 대장암, 폐암등 중병을 알았음에도 고음이 요구되는 두 명곡을 훌륭히 소화했습니다. 보리밭을 부를때는 지나가는 등산객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세번째는 자타가 인정하는 9회의 가수 오창열이 등단. 그의 18번 '바윗고개'를 불렀습니다. 네번째는 김동국으로 '물레방아'였습니다. 다음에는 박명기의'데니보이',유용선의 '칠갑산'등이 있었으나 가사실종으로 무대가 혼란스러워 졌습니다.
이 라이브 뮤직공연의 한쪽에서는 최병수, 심용섭, 이경주 등 9회의 주당 3거두사이에 잔돌리기가 쉴줄을 몰랐습니다. 누가 챔피언이냐는 물음에 서로 사냥하면서도 양보하지 않는것 같았습니다.
서울대공원 캠핑장의 파티는 산행을 곁들이는 것이 전통인데 오늘은 박명기, 안재식, 정지수 등 3인만이 참여, 격감되는 추세을 보였습니다. 역시 세월탓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산행에 늘상 앞장섰던 임인조나 이남규는 한해가 다르다고 했습니다.
이런가운데서도 고무적인 것은 구산회를 받쳐온 회원들의 협력과 협동정신이 비엔나오케스트라 등 선진국의 오케스트라처럼 원숙해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산행에는 전회장인 심용섭의 노고가 컸습니다. 산행을 주관해온 신승현 등산대장의 급작스런미국행으로 그로 부터 지난 토요일 돌연 위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산행을 치밀하게 재계획,빈틈없이 준비해 실행에 차질없도록 했습니다.
물론 회원들의 협력도 컸습니다. 오늘 술이 풍성했는데 막거리 12병매입한 것외에 김연의가 박정희대통령이 생전에 즐겨애용했다는 원당쌀로 빗은 '배다리막걸리'를 3병증정했고" 일찍가면 뭘 하느냐"며"오후 3시까지 는 즐기다가자"고 '먹튀파'들을 붙잡아 두기도 했습니다. 이병량은 오늘도 보드카 1병을 가져왔습니다.
고기는 안재식이 돼지고기, 오리고기, 생오징어등 질좋은 육류,어류을 값싸게 매입해서 무거운 것을
배낭에 지고 왔습니다. 또 김영주는 집에서 가위와 집게까지 가지고와 고기굽는 솜씨를 발휘했습니다. 고깃맛이 한일관들 시내 일류음식점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항상 채소, 과일등을 기여해온 이승연은 매실짠지등으로 입맛을 돋우어 주었습니다.
또한 뒷청소는 언제나 처럼 최병수가 주가 되어 다른 회원들이 도왔습니다. 그는 "오늘 산행은 즐거웠다."며 "우리동창모임들이 요즈음 즐겁기만하다"고 했습니다.
오늘 산행은 하오 4시께 출발점인 서울대공원전철역에 회귀 ,끝났습니다.
산행참석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김동국과 그 부인, 김성녕, 김연의, 김영주, 박명기, 선우재호및 그 부인, 심용섭, 안재식,오창열, 유용선, 이경주, 이남규, 이병량, 이재승, 임인조, 정지수, 최병수, 한후진
P.S.
수입: 170,000원
지출: 캠프장매점
원,부자재, 주류매입 77,200원
과일(포도, 귤) 28,000원
고기,채소류 105,000원
계 210,200원
결손: 40,200원
잔액: 전잔액 935.450원 - 결손 40,200원 = 895,2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