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십구년을 지낸 곳인데 서울만큼도 지리를 모릅니다.
데모 다니느라 들쑤시고 다닐 일도 없고
데이트 하느라 안 가본 데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 유명하다는 해운대도 일년에 한 번 가볼까 말까 합니다.
지금은 설, 추석 포함하여 연간 4회의 부산 방문이 고작입니다.
한달씩 출장 다니시는 도의형님에 비하면 외지인만 못하지요.
어쨌든 부산 가신다니까 버선발로 뛰어나가 마중 가고 싶네요.
대연동에 위치한 부경대는 부산수산대와 경성대가 합친 곳으로
아직 졸업 전인 제 친구들도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부산이었다면 당연히도 제가 C1 한 잔 대접하는 건데 말입니다.
2.
이왕 대학 얘기가 나온 김에..
오늘 아침에 배재대학교 입학처 처장과 통화를 했지 뭡니까.
저희 회사 부사장님 동창이기도 해서 우편으로 명함을 나눴고
대학교 광고 건을 맡고자 하여 회사 소개서를 보내드렸지요.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저도 대전에 가야 할 겁니다.
조그만 '우연'이라도 '인연'으로 엮고자 하는 소녀 마음.. 아시지요?
3.
그렇군요.. 송이가 있군요..
허나 제가 송이래도 아빠가 하냥 존경스러울 겁니다.
어떤 여자 후배가 게시판에다가 이런 고백을 띄우겠습니까.
우리 아빠가 얼마나 훌륭하고 매력적인 분인지
따님도 남의 입을 통해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선배님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젊은 날의 질투를 Over Write 하고도 남음이 있답니다.
4.
따뜻하다 따뜻하다 자꾸 그러시는데 남들이 보면 웃습니다.
지금 제일로 따뜻하게 구는 양반이 누군 줄 아십니까?
머식아 행복해라, 머식아 쪽지 못 받아 미안하다, 머식아 술 사주마..
이렇게 말하는 분이 누구신데, 자꾸 저더러 그러신답니까.
오프라인에서도 오랜 공백의 머쓱함을 깨고 단란하면 좋겠습니다.
이왕 '따뜻' 얘기 나왔으니 뜨끈한 국물에 소주 사주실 날짜나 내어 주십쇼.
또 뵙겠습니다.
2003.08.29 13:51 아란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