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5.23.토. 노무현대통령자살,
망연자실한 권양숙여사)
(2009.4.30.
검찰의 조사를 받기위하여 집을 나서는 고 노무현대통령)
건호 아버지 보세요
건호 아버지!
이렇게 당신께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이 나이에 당신께 편지를 쓴다는 게 쑥스럽지만 마주보고 못하는 말을 글로 대신합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고 집을 나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동안 당신과 제게 많은 시련과 역경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씩씩하던 그 걸음걸이는 여전하더군요.
여보 힘드시죠?
항상 강한 줄만 알았던 당신이 국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금쪽같은 희망돼지 저금통을 받고는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날 당신 곁에 서 있는 동안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힘들어도 그 길은 가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 안하겠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 깊은 사랑에 저는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0년 당신을 지켜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여보! 끝까지 힘내세요.
-당신의 아내 권양숙-
2002.11.19
(2009.5.29.고 노무현 대통령 발인,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손녀 노서은양)
(2009.5.29.금. 할머니 왜 울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선 의원 시절 첫 대정부질문 발언 내용이 28일 YTN<돌발영상>을 통해
다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7월 8일 첫 국회 대정부 질문에 나서 초선의원의 기개와 함께
약자 배려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강력히 피력했다.
이중에는 "이상적인 사회는 살기가 힘들어서, 분개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슴을 끊는
그런 일은 없는 세상" 이라는 발언도 담겨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초선의원 노무현은 우선 국무위원에게 "성실한 답변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국무위원들을 거침없이 몰아부친다.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위원이 된 노무현입니다.
저는 국무위원 여러분께 성실한 답변을 요구 안 합니다.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도 비슷하니까요,
청년 학생들이 죽어가는 것은 감옥에 가서 참회해야 될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온갖 도둑질을 다
해먹으면서 바른 말 하는 사람 데려다가 고문하고 죽이는 바람에 생긴 일이니까.
그 사람들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게 무슨 대책이 있으리라고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본인의 소신이 이어진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세상,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개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와 농민이 다 함께 잘 살게 되고 임금의 격차가 줄어져서 굳이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리고 높은 자리에 안 올라가도 사람대접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그는 초선의원 시절부터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을
바랐지만 21년 후 바로 그 이유로 사저 근처 야산에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