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이춘명
숭례초등학교 건너편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있는 꼬부랑 할머니가
빤히 내 얼굴을 보더니 온 몸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한다
종합 병원인 마른 몸을 구석구석
안경 벗은 백내장 앓는 눈동자에서
스무살적으로 갔다가
서른 마흔으로 가면서 저 나이엔
쌀가마도 들었다 오물거린다
지팡이를 톡 톡 아스팔트를 짚다가
멈추어 돌아 서서 보고 다시
몇 걸음 못가 간이의자에 걸터앉아
멀리 건너다보며 올라갔다 내려간다
반 바지 민 소매의 허연 살갗에
새 색시로 머물기도 하고
하지 불안증으로 불면하는 종아지
핏줄에서 구부러지 허리만큼
오래 머물면서 빤히 내 얼굴을 본다
잊지못하는 어느 사랑으로
지그시 멈춘 눈꺼풀은
내가 떠나도록 앉아있다.
카페 게시글
◈━…… 시 방
청 춘
이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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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
16.08.22 22: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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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기에 아직은 청춘입니다.
욕망과 목소리는 청춘이지만 타인들은 할머니라 부르고 직장에서는 뒷방늙은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