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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 대학은 이제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고 하는지, 오늘은 무척 덥습니다. 이곳이 한국보다 조금 더 덥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는 곧 경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 온지도 3달이 지났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여기 저기 눈 돌리고 계획했던 것들을 행동에 옮길 기회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에는 동부에 있는 Florida(플로리다)에 다녀왔습니다. 플로리다는 해변과 휴양 별장들이 많아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 곳에 며칠 푹 눌러 앉아 쉬고 올만도 한데, 저는 그런 여유를 즐기러 가지는 못했습니다. 플로리다의 Orlando(올랜도)라는 도시에 숙제를 하나 하러 갔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어린 우리 애들 꼬드기느라 세계에서 가장 큰 놀이 공원인 미국의 디즈니 월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1년 전에 롯데월드에 매료되었던 아들이 그 이후로 미국에 대해 관심과 자기만의 희망을 갖게 되었던 계기가 디즈니 월드였습니다. 미국에 가면, 디즈니 월드에 반드시 데려가겠다고 약속을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오기도 전에 입도선매 식으로 해준 약속이 미국에 온 이후로 저에게는 숙제가 되었습니다. 이왕에 할 숙제라면 빨리 해치우는 것이 좋겠다 싶어 되도록 빨리 가기로 하였습니다. 마침 3월 말과 4월 초에 애들 봄방학(이곳은 부활절 즈음해서 봄방학을 일주일 이상 합니다)이어서 8박 9일을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이후 여행 스토리에 앞서 디즈니 월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적어보겠습니다. 알아두면 지식과 상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디즈니 월드를 세운 월트 디즈니는 원래 학습 장애가 있었던 아이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학습한 것을 기억하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소질 개발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어렸을 때 그리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했고, 생계를 위해 아버지 밑에서 신문 배달도 하며 재미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920년대에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만들어 성공한 이후, 어린이 만화와 판타지를 주제로 한 영화 사업이 승승장구하여 1957년도에는 서부 LA 근처의 애너하임에 디즈니랜드(Disney Land)를 만들었습니다. 그 성공을 기반으로 1971년도에는 동부 플로리다 올랜도에 디즈니랜드의 100배가 넘는 면적에 디즈니월드(Disney World)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올랜도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큰 놀이 테마 파크와 휴양지가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일본, 프랑스, 홍콩에도 디즈니랜드를 만들어 개장했습니다. 아마 일본에 가신 분들은 대부분 일본의 도쿄디즈니랜드를 다녀오실 정도로, 그곳에서도 디즈니랜드는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실은 보통 힘들지요. 피하고 싶은 장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곳의 현실은 어린이나 어른에게 모두 상상과 낭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2013년 올 해 미국에서 평판이 좋은 기업 순위에서 ‘월트디즈니’사가 1위에 올라 있네요. 실제 입장권이 싸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꿈과 낭만을 선물한다는 기업 취지가 좋은 인상을 주고 있는 듯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여행에 대하여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행 계획을 하면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캐며 공부를 하였습니다. 여기 저기 웹서핑 하면서 느낀 것이 내게 좋은 것은 남에게도 좋다는 것입니다. 성수기다는 얘기지요. 이 기간이 방학이라 가족 여행으로 적당하고 봄철이라 기온도 좋고 하니 여행가기 딱 좋은 시기입니다. 특히, 그 때 이곳 North Carolina는 좀 추웠는데 Florida는 초여름의 날씨여서 여행에 매우 좋은 시기였습니다. 디즈니월드를 소개하는 유명한 홈페이지가 있는데, 그곳에서 알아보니 그때가 1년 최고의 성수기 중의 하나였습니다. 3-4일 정도 공부하면서 호텔을 체크하였는데, 호텔 가격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뛰고 있고, 점차 좋은 호텔은 빈 방이 없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빨리 여행 계획을 짜야 했습니다. 이번에는 애들 위주로 가는 것이어서, 애들 의견을 반영하여 전적으로 디즈니월드에 투자하기로 하였습니다.
올랜도에는 디즈니월드에서 운영하는 4개의 테마 파크 (Magic Kingdom, Epcot, Hollywood Studios, Animal Kingdom)와 다른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고 유명한 Universal Studios, Sea World를 포함하여 총 6개의 놀이 공원을 들르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롯데월드나 용인에버랜드도 그렇지만 이곳도 하루에 하나씩 경험하기에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주요 놀이 공원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게 마음에 남을까 싶어 하루에 한 곳씩 해서 모두 다 입장하는 것으로 정하였습니다. 아울러 플로리다 아래로 쭉 내려가면 미국의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Kennedy Space Center가 있는데, 이곳도 하루 일정에 넣었습니다. 그러니 순수 여행은 7일, 갈 때 하루, 올 때 하루해서 총 8박 9일로 계획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플로리다 올랜도의 놀이 공원은 2-3개 정도 들르는 경우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은데, 애들 소원을 들어주다 보니 이번 우리 가족 여행은 놀이공원 완정 정복판이 되었습니다.
출발하기 전 거리를 보니 제가 사는 곳에서 올랜도까지 630 miles이 되는데 km로 환산하면 1,000km가 약간 넘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이 400km가 조금 넘는 것으로 아는데, 대략 그 거리의 2.5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North Carolina에서 South Carolina를 거치고 이후 Georgia 주를 통과하여 Florida에 도착하는 길입니다. 다행히 고속도로로만 가는 길이라 차로 10시간을 잡았는데, 쉬는 시간까지 포함하여 실제는 총 12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아침에 일찍 출발했는데,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니 저녁 늦은 시간 때였습니다. 집사람에게 운전을 맡기기지 않고 줄 곳 나만 운전을 했더니, 덕분에 그날은 내 생애 운전 기록을 새웠습니다.
호텔은 인터넷에서 조사할 때 평이 좀 그렇다 싶더니, 도착해보니 역시나 겉모습은 그럴싸했는데 안에 시설이 노후되어 있어 별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좋은 호텔은 없고 그나마 있는 호텔은 가격이 비싸서 이런 호텔이라도 예약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놀이공원 입장 티켓은 현장에서 구매하면 할인도 안 되고 줄도 오래 서 있어야 한다는 정보를 보고, 당일 아침에 월마트에 가서 구매하였습니다. 올랜도에 있는 월마트에서는 할인 티켓(약 5% 정도 할 일 받았던 것 같음)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갔습니다. 애들 말이 테마 파크 중 선호도가 제일 떨어진다고 해서, 나중에 가면 시시해 할까봐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입구에서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입장하였습니다. 미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각국의 사람들이 다 와 있어서 인종 시장을 보는 듯 했습니다. 미국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본 것도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워낙 많이 보고 부딪히고 말하고 해서, 미국 사람이나 그들의 외모에 대한 이질감 같은 것은 그때 이후로 없어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가족 단위로,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함께 와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인기 있는 놀이 기구-그 사람들은 그 장소를 attraction이라고 하던데-에는 2-3시간씩 줄 서야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사전에 많은 공부와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롯데월드에서도 놀이 시설을 사전 예약하는 제도가 있던데, 여기도 ‘fast pass’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많이 기다리는 놀이 시설 옆에는 자동판매기 같은 기계가 있어서 티켓을 집어넣으면 입장 가능시간대가 적힌 대기표가 나옵니다. 해당 시간대에 그 대기표를 제시하면 줄 설 필요가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제약으로는 한 시간인가 두 시간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슨 놀이 기구가 있으며, 어떤 것이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사전 지식과 더불어, 또 어떤 순으로 타거나 ‘fast pass’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놀이 공원의 이용에 대한 사전 지식은 애들에게 여행 1주일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조사하라고 해 두었더니, 나중에 아주 편했습니다. 놀이 기구 선택과 체험 순서는 애들이 하자는 대로 하면 되었습니다. 큰 실수가 없었고 결정하느라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곳에서도 아빠들은 바쁩니다. 여행 올 때 운전사 역할은 이미 했고, 이제는 짐꾼에 심부름꾼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이 나이에 저에게는 놀이 공원은 매력적이지 않고, 또 못 타는 기구가 많습니다. 애들 좋아 하는 청룡열차 같이 떨어지는 것, 4D(3D 영화 볼 때 몸을 이리 저리 흔들어 재낌, 그럼 엄청 멀미하고....,ㅠㅠ) 모두 못 타거나 만약 탔다면 죽음입니다. 한국에서도 겁이 나서 못 탔던 것들입니다. 덕분에 애들과 집사람 들여보내고 출구 쪽에서 언제 나오나 기다리는 것이 애들 탔던 것의 절반의 개수가 넘은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주제들로 만들어진 6개의 테마 공원을 섭렵하였는데, 애들은 그렇게 좋은가 봅니다. 맘에 드는 것은 2-3번도 타고, 지금도 수시로 또 가자고 합니다. 돈 걱정, 시간 걱정 없는 애들이 하는 말 귀담아 들을 수도 없고..., 어른들은 공연이 볼만 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연극 특히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그곳의 뮤지컬은 꽤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또한 퍼레이드와 저녁에 하는 불꽃놀이, 아마 Magic Kingdom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밤에 신데렐라 성을 배경으로 하는 레이져 쇼와 어느 테마 파크인지 기억이 없지만 수상에서 하는 레이져 쇼가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여행 중 하루는 올랜도 시내를 벗어나 남쪽 방향에 있는 Kennedy Space Center를 방문하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숙소 호텔에서 고속도로를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타고 내려가면 있는 곳입니다. 이 센터에는 우리가 잘 아는 NASA가 있는 곳입니다. 미국에서는 1957년에 스푸트닉 쇼크(Sputnik Shock)이라고 불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말은 냉전시대에 민주주의에 대한 체제 우월성에 젖어 있던 미국 사람들이 어느 날 받았던 일종의 충격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당시 미국은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이긴 나라로서 세계 제 일인자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던 시절입니다. 프라이드가 대단했겠지요. 그런데 어느 날 (구)소련에서 1947년에 인류 최초의 별(인공위성)인 스푸트닉을 쏘아 올린 것입니다. 이로서 많은 반성이 일어나는데, 결과적으로 국방력을 강화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이러한 것의 근본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하여 교육철학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합니다. 그 지긋지긋한 학문중심교육이라고 해서 여러분이 지금까지 학교 교육에서 경험했던 교육 철학입니다. 간단히 하면, 학문적 지식의 학습과 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교육입니다. 이 교육 철학만 아니었어도 보다 학교 편하게 다녔을 수 있었는데....., 이야기 하자면 길어서....., 어찌되었던, 반성의 결과로 국방도 더욱 강화되고 아울러 국민의 자긍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캐네디 대통령이 강력하게 우주개발 프로젝트롤 추진합니다. 암살을 당함으로써 본인은 정작 그 장면을 보지못했지만, 결국 1969년에는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1호를 이용하여 최초로 인류를 달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케네디가 미국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미국이 명목상 세계 리더로서의 헤게모니를 되찾게 해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케네디 우주 센터에 가면, 장소가 워낙 넓어 셔틀 버스를 통해 투어를 합니다. 이 셔틀버스 운영 방식은 제주 우도에서의 셔틀 관광 버스 운영과 유사합니다. 원하는 곳에 내려 관람하고 이후의 셔틀 버스를 이용해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각 전시물과 안내 글과 영상을 통해 우주 개발의 역사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우주선과 통제소 등의 건물과 그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발사되어 회수되었던 우주선 본체와 실제 크기의 우주선(3단의 분리체들과 우주선 본체), 그리고 우주 발사 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통제하는 통제소를 직접 본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에는 아침 식사를 하고 바로 집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욕심이 생겨서 플로리다 해변을 잠시 들렀습니다. 플로리다 해변은 고속도로를 타다 중간에 국도로 빠져나와 30분 정도면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할 시간이 자정을 넘길 예정이어서 그냥 차창 밖으로 해변을 보며 해변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식으로 왔습니다. 모래가 발달된 곳은 좋았는데, 모래가 없는 곳은 생각보다 물이 그렇게 맑지는 않았습니다. 제주 바다 색깔에는 한 참 못 미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변에는 예쁜 별장이나 호텔들이 죽 자리하고 있었는데, 일정만 된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 여장을 풀고 묶고 싶었습니다.
지나가다 보니 주로 yacht(요트)가 대세이고 간혹 wave surfing 숍이 눈이 띄었습니다. windsurfing 하는 이나 숍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1시간 정도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와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플로리다 해변의 유혹에 넘어가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집에는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였습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운전 시간 15시간 정도 되었습니다. 내 생애 또 운전 시간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그 이후로 이제는 1-2시간 운전은 쉬어보이고, 4-5시간의 운전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와 뒤돌아보니, 숙제한 후련함과 더불어 애들에게 좋은 선물을 했다는 뿌듯함도 있습니다. 저는 이미 가물가물한 내용들도 애들은 시간 있을 때마다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아이들에게는 그 경험이 강렬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적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많이 줄인다고 했는데도 그러네요. 이번에는 이정도로 하고, 다음에 또 시간 내서 이곳의 제 생활사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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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수님 미국유학 가서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남은 기간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오십시요. 소식 감사합니다. 윤원장이 며칠전 고생 좀 한것 말고는 제주 서퍼 모두 잘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