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과 강물소리
김길애
징이 울렸다 스님의 이마가 아스팔트를 찍고 있었다 신부의 손바닥이 아스팔트를 펼치고
있었다 강물 소리가 났다 나는 두는을 꼭 감고 강물 소리를 들었다 또 한번 징이 울렸다
그을린 눈동자 반짝거리는 낯빛 길위로 던져졌다 땅 위를 기어가는 가슴팍에 외마디 물새
소리가 새겨지고 있었다
조계사 네거리에 서서 그 행렬을 뒤쫒고 있었다 길위에 내 온몸을 여러번 포개어 보았다
그날의 숨소리를 만져보았다 밑창 헤진 신발안에 나는 강물을 풀어 놓곤했다
강물이 징 소리를 내며 달려 오고 있었다
사리탑 앞에서
김길애
절 마당 초입
석탑을 보았습니다
但知不會 是卽見性*
흔들리는 내 눈동자
내려다보시는 고봉큰스님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말씀 등에 업고
하늘끝 돌거북을 찬찬히 쓰다듬자니
내 손이 문득
그의 옷소매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화계사 해묵은 법도량
저물녘 햇살에 물들 즈음엔
나도 그만 한뼘 모를뿐이 되어
말씀곁에 간절히 묻어 있었습니다.
* 但知不會 是卽見性 : 단지 모른다는 것을 알면
이 곧 견성이라는 뜻
자 정
김길애
가로등이 불그림자를 심어 놓고
있었다 간선도로 옆 강물 속에는
검은 물살 위로
팔장을 낀 채 물속을 밀려 온
달이 새하얀 얼룰로 불무리를 두르고
있었다 빗장을 푼 자동차 행렬이
백양나무 잎사귀 아래로 흘러내리고
물거울 속 불그림자들이 화들짝
내를 흘러가다 내 불면,붉은
늪으로 걸어 들어 오고 있었다
첫댓글 잔잔히 전해오는 따뜻한 마음과, 여여한 미소에 감사드리며 -()- ........... 무궁한 발전 있으시길 바랍니다... 소원성취 하세여 ^&^
자비화님 고맙습니다 ... 성불하십시오
조계사 거리의 오체투지, 고봉스님 사리탑전, 중랑천.....한번쯤은 저도 그곳에 있었건만 느낄 줄은 알아도 표현이 힘든 저를 마치 대신하여 시를 써주신 김길애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살며시 입속으로 뇌여봅니다. 정말 좋습니다 !
아침님 마음도, 내 시속에 들어있다하니... 뿌듯합니다 격려에 힘입어
시심 키워나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