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실하기 짝이 없는 벤치가 어제 오후에는 땡땡이를 쳤습니다. 왜냐하면, 서소문 별관에 있는 교육장에 들어 앉아 있기에는 하늘이 너무 맑았기 때문입니다. 햇살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던져 본 말인데... 눈빛 교환만으로 사태 파악이 끝난 악동들 하나씩 튀기 시작합니다.
교육장을 빠져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걷습니다. 돌담길을 걷다보니 예전에 올렸던 글 도길병정님을 만나다...의 주인공도 생각납니다...^^
어디선가 이문세의 광화문연가 노래소리도 들려오는 듯 합니다.
이제 모두 세월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에 아직 남아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덕밑 정동길에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에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 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밑 정동길에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밑 정동길에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가슴을 열고 제법 쌀쌀한 늦가을 공기를 들이마셔 봅니다. 햇살이 퍼진 공기는 설 데운 찻물처럼 아래는 차고 위는 따사롭습니다.
덕수궁 돌담길 따라 걷다가 정동극장 지나 옛날 문화방송 자리 돌아 경희궁 건너편으로 내려오다가 종로쪽으로 걷다보면 세종문화회관 후문가는 골목에는 보쌈집 미리내가 있습니다.
늦은 오후 출출한 뱃 속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지요? 미리내는 은하수의 옛말이지만 오래 전에는 분식집이었답니다. 그 때 당시에는 돈을 미리 내란다고 선불이라고 부르곤 했다지요. 지금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상호로 보쌈을 팝니다.
저녁을 먹고 일어나 종로2가 낙원상가 쪽으로 걷습니다. 낙원상가 4층에는 사춤전용관이 있습니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 언제부터 보고 싶었지만 시내 나올 일이 없어 마음만 가득하던 공연이었습니다.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그냥 지나칠 리 없습니다.
주인공 3인의 탄생부터 성장기의 에피소드와 성장과정 서로의 관계에 대한 서사 및 사랑의 감정들을 세계 공통언어인 춤으로 표현해 내는 댄스뮤지컬입니다.
뮤지컬 마지막 즈음에 이르면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배우들과 호흡하며 어우러지는 열광적인 시간도 주어집니다 여기서 가만히 뻘쭘해 장승처럼 서 있으면 오래된 사람 표가 납니다.. 오래된 표시 안내려고 열심히 동조했습니다..ㅎㅎ
일년에 두서너번 가면 많이 가게 되는 한강이북 지역이라 모처럼 기회다 싶어 헤메고 다닌 덕분에 발에 물집까지 잡혔지만 땡땡이 치며 만든 광화문의 추억에 주말까지 아주 행복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제 수다에 광화문에 추억을 가지신 분들.. 주저리주저리 거미똥꼬에서 거미줄 나오듯... 이야기 보따리 풀어놓으실거라 사뭇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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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대 어느곳에 계시든지... 원문보기 글쓴이: 남은벤치
첫댓글 그옛날에 주로 놀던 곳,그때 추억은 아~주 많지요. 덕수궁에서 만나자고 영어로 쓴 연애편지도 받아 보았고(그때는 고궁이 데이트 장소였던 것 같아요)...또 대학시절 광화문에 있는 극장에서 수업 빼 먹고 영화도 보고(딱 한번)...또 옆 동네 무교동에서 막걸리와 낙지안주도 즐겨 먹었던 생각도 나고... 그때가 그리워 지네요.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어보는 즐거움은 어떨런지요
돌담길! 정말 손잡고 걸어보고 싶네요~ ^^
덕수궁 돌담길 걷고나면 헤어진다는데~~
왠지 추억이 많은곳 같은데 기억은 가물가물..세월이 너무 지나버린탓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