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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산행대상지 - 충북 제천 금수산 저승봉 2.날짜 및 인원, 기상 - 날씨 : 2015-09-12 (토) ~ 13 (일) - 인원 : 실전반 총 6명. - 기상 : 토 - 흐림 / 일 - 맑음. ※ 저승봉은 오전에 해가 들지 않아 쌀쌀함. 3.출발 및 집결지 - 교통편 (소요시간) - 접근로 (소요시간) - 암장 출발 / 제천 아름마을 펜션 - 아름마을 펜션에서 청풍명월 펜션까지 내려가면 미인봉, 신선봉 입구. - 입구에서 저승봉 암장까지 20~30분 소요. 4.등반루트 (소요시간) /난이도(루트 개념도) - 9/12 (토) : 앓던 이 1P - 5.10d / 35m 2P - 5.9 / 40m 3P - 5.11- / 25m - 9/13 (일) : Climbing on the moon 1P - 5.11b / 38m 2P - 5.11a, A0 / 30m (전원 등반) 3P - 5.11+ / 31m (능무선배님, 종훈 선배님 등반) - 9/13 (일) : 닥치고 등반 (유석재 선생님만 2P 까지 등반) 1P - 5.8 / 15m 2P - 5.12+ or C1 / 15m 3P - 5.11 / 30m 4P - 5.11- / 25m ※ 5.10- = 5.10a or b / 5.10 = 5.10b or c / 5.10+ = 5.10c or d 5.소요장비목록, 계절에 따른 의류 목록. - 생략. 6.식단 - 행동식. 7.등반 내용에 대한 기록 및 감상(반성) - 감상따윈 없음. 고통과 좌절과 후회와 분노와 반성뿐... Ⅰ. 운동을 하긴 한 건가. - 6/6 (토) 1주차 교육과 똑같은 감정. 굵은 글씨는 당시 기록. 최근들어 암장 운동을 열심히 해서 힘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으나, - 3개월 동안 암장운동을 열심히 했다. 5.11a 는 컨디션 좋은 날에는 거뜬히 하며 현재 5.11b~c 를 풀고 있다. 열심히 한 거 맞다. 가장 잘 했던 2012년 보다 더 잘 한다. 게다가 지난 주에는 나쁜 버릇도 고치기 시작했고 (1. 입을 다물어 호흡조절을 제대로 못하는 것, 2. 엄지를 제대로 쓰지 않는 것) 크럭스에서 허리를 벽에 붙이는 방법도 감을 잡았다. 전체적인 힘은 아직 5.10b 에도 부족하고, 손가락 힘은 5.10a 에 택도 없는 편이며, 지구력은 운동 전과 달라진 것 같지 않다. - 힘은 확실히 좋아졌고, 보드에서 손가락으로 턱걸이도 15개 정도 한다. 지구력은 Min. 30분, Max. 50분. 할 수 있는 모든 운동을 더 열심해 해야겠다. - 클라이밍을 제외하고 복근, 턱걸이, 팔굽혀펴기, 러닝을 꾸준히 한다. 심지어 일요일 아침에는 최근 몇 년동안 느껴본적 없는 근육통으로 고생했다. - 그런데 지금 근육통으로 개고생중이다... 열심히 했다. 그런데 제자리다. 그리고 저승봉에서 느꼈다. Ⅱ. 9/12 (토) : 앓던 이 일요일 등반을 마치고였던가, 돌아오는 길이었던가 종훈 선배님도 이야기 하셨지만, 1피치의 스타트 지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앓던 이는 시작 후 첫 볼트 다음부터 5.10d 급이다. 밸런스는 왼쪽으로 무너지고 손홀드는 나쁘다. 고난이도 밸런스 자세가 늘 그렇듯 그 상태로 일어서야 한다. 시작이 무너졌으니 이틀 전부 다 무너져내렸다는 핑계를 대본다. 음... 핑계라도 대보고 싶다. 시작은 굉장히 좋았다. 아. 그러니까 어프로치. 지난 6월에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힘들지만 할만한 수준의 어프로치였다. 개척자들이 말하는 800m, 20분이 맞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선생님이 빠르게 올라가셨고, 저질 세컨을 봐야하는 나로서는 바짝 붙어가는 건 무리였지만 그래도 늦었다는 핀잔을 듣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선생님이 조금 늦게 출발하여 나는 5분 정도 쉴 수 있었던 것이 컸다.) 그러니까 그토록 원했던 저승봉에 빠르게 도착했고 아주 신나 있었다. 하하하! 그리고 1피치 첫 스타트 지점에서 빌빌대는 것도 잠시, 저질 등반으로 실전반 전체 등반속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는 모든 분들의 조언에 따라 '2번 시도후 안되면 무조건 인공등반이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퀵드로를 잡았다. 그리고 여느 때 처럼 아주 쉽게 오르려고 했으니 미끄러졌다. 등반선. 이제서야 조금 느끼지만 저승봉은 등반선이 아주 대단하다. 그동안 내가 퀵드로를 잡고 다음 홀드를 잡기 위해 일어선 순간 미끄러졌던 적이 있더가? 오른손으로 draw를 잡고 오른발을 정확하게 딛고 다음 홀드를 잡으러 일어서는 데 미끄졌다. 그 미끄러짐이 지옥의 시작이었다. 일단 다시 시도해서 잡고 올랐다. 그리고 선생님이 잠시 머물렀던 곳에 도착. (개념도 상 두번째 볼트 다음 언더 크랙을 왼쪽으로 돌아서는 구간) 사실 우리는 모두 다 안다. 하지만 이야기한다. "네가 있는 곳에서 이렇게 저렇게 가보라고." 사실 우리는 모두 다 그렇게 느낀다. 하지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와보세요. 그럼 알거예요. 내가 왜 이렇게 헤메는지." 등반선은 분명 왼쪽인데 선생님은 오른쪽으로 갔다. 다시 내려와서 왼쪽으로 붙어서 올라가셨다. 역시 올라가보니 알겠더라. 왼쪽으로 넘어가는 게 만만치 않다. 자꾸 왼쪽으로 몸이 돌아간다. 자일에 매달려 일단 넘어가서 다시 오른다. 그 후로 꾸역꾸역 올라간다. 2피치 시작. 첫 볼트 이후 날이 선 슬랩에 오른발을 믿고 일어서면 손가락이 들어가는 언더크랙이 잡힌다. 그 언더크랙에 의지해서 발을 조금 올리고 손을 더 좋은 언더크랙으로 옮겨서 통과. 는 선생님이고, 나는(도) 인공등반. (요긴하게 쓰이는 볼트다.) 이어지는 핸드크랙은 그나마 할만한 크랙이었다. 설악산 기존길에서 크랙등반의 밸런스 감을 잡았고, 이번에도 그 때 느낌을 살려 발이 부서지든 말든 과감히 집어넣고 손을 찔러넣는 네 가지 방향 중 가장 좋은 밸런스 방향을 골라서 열심히 올랐다. 미끄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통과. 대망의 3피치. 결론 : 25m 中 크랙은 20m. 등반시간 1시간 이상. 그러니까 등반이 아니었다. 5cm 씩 올라갔다. 후등자가 실력이 5.11 급이 아니라면 캠은 필수이다. 그런데 캠은 터지고, 잡을 곳도 비빌 곳도 밀 곳도 당길 곳도 없었다. 퀵드로는 저 멀리 있고 도저히 어떻게 가는지 알 수가 없는 그런 구간이었다. 복숭아뼈를 깨고, 바위와 장비에 피를 묻히는 온갖 지랄을 하며 올라갔다. 3피치를 완료했더니 해가 진다. 3피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오후 였는데, 이제 저녁이다. 올라가서는 숙소에 돌아올 때 까지 그냥저냥 왔다. 아스팔트를 밟는 순간 지옥에서 벗어난 느낌. 오프위드가 얼마나 거지같은지 알게되었고, 체력적인 면에서도 정신적인 면에서도 최악의 고통스러운 등반을 해보았다. (오프위드는 손으로 하는 게 아니라 어깨와 발 모두를 써야 한다는 걸 이제 인터넷을 통해 배웠다.) 힐토 재밍의 밸런스를 본능적으로 배웠으며, 1m를 3분에 주파하는 아주 대단한 속도를 갖게 되었다. 지칠대로 지치고 열이 받을 대로 받아서 말을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나를 위로해주려 애쓰시는 선생님 모습도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등반을 그만둬야겠다라는 생각과 요세미티는 개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전은 토요일에서 멈추지 않고, 일요일에는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to be continue... |
첫댓글 이건 뭥미?
조만간 은퇴할 분위기인데 ㅋ
은퇴라뇨. 그럴 리가요.ㅎㅎ 반성문 같은 거죠.
그래서
뭐,
이번주엔 옥탑방 예약 안 한다고?
음, 이제 관둘 것 처럼 쓴 건 아닌데 그렇게 보이나 봐요.
결말은 2편에서 확인하셔요.ㅎㅎ
옥탑방은 당연히 예약해야죠~!
상당 부분 공감되며 2편 기대된다.
2편도 멘붕의 연속이죠! 하하하하하!
글자그대로 "저승" 오프위드.. 저승가는 길도 등반만큼 어렵지는 않을꺼야..ㅋㅋㅋ
오프위드 제대로 경험했네.. ㅡㅡ;
3피치 올라가니 근진 완전 넋이 나가있더만.. 세컨하느라 고생했어.. 난 덕분에 덜 고생한듯...
뒤에 오는 분들 "인간적으로" 오시라고 슬링을 열심히 걸어뒀어요.ㅎㅎ
난 그냥 너무 재미 있게 읽었어요~5cm에서 빵!! 글만 읽어도 무섭지만 내가 아닌 남은 재미있네요ㅋㅋㅋ
안가보고도 눈에 그려져요ㅋㅋ
2편 기대중~~~
네, 다른 분들은 재미있게 보기를 바라면서 썼지요.ㅋㅋ
go to the hell mountain ~~ 유샘은 저승사자 지옥꼭대기에서 줄을 내린거군요.......
ㅎㅎㅎㅎ
유 쌤은 저승을 올라서 쥴을 거신거죠.ㅋㅋ
오 너무 흥미진진하다!!! 나 오프위드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정말 최악인가?
아....
누나 그 로망 비추예요.
다른 곳으로 바꿔봐요.
진심으로 오프위드는 엄청나요.
(로망이 더 커지는 거 아닌가 몰라...)
저승가는 저승이 아니고 멧돼지가 많아살아 돼지저 저승봉 입니다.
글 아주 리얼하게 잘 쓰셧내요.
2편이 기대됩니다.
개념도까지 올리시고 멋지십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