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태의 와이드뷰] ‘공작설’ 군불 지핀 윤석열, 하루만에 잠수 탄 이동훈
“저도 어제 저녁 먹을 때 보도 난 거를 누가 알려줘 가지고 어제 처음 알았고요. 이동훈 대변인이 저하고 머 열흘정도 일을 했습니다만은 진상은 이제 더 규명이 돼야 되겠지만 이동훈 대변인이 없는 말 지어내서 할 사람도 아니라고 저는 보고 있고. 좀 저에 대한 이런 공격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은 했습니다만은 이런 수사를 악용해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놀라웠습니다.”
1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동훈 전 대변인이 13일 제기한 금품 수수수 의혹 사건 관련해 내놓은 ‘여권 공작설’에 대한 촌평이다. 결국 본인은 애초 관련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저에 대한 공격”이란 표현에서 ‘여권 공작설’을 일정정도 긍정하는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근거가 아직까지 드러난 게 없지 않나?”란 앵커의 반문에 “(이동훈) 본인이 자기 명예를 걸고 얘기한 것”이라며 또 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바로 피의사실공표 문제였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그리고 어쨌든 이동훈 대변인의 혐의 내용이 제가 정치 선언을 하던 6월 29일 날 공개가 됐거든요. 원래는 그런 피해사실은 기소할 때 해야 되는 것이고 또 경찰에서 검찰에 송치할 시점에 보통 합니다. 이런 부분이 많은 의혹을 낳게 하는 것이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윤 전 총장 측이 이동훈 전 대변인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공작 정치이자 선거 개입, 사법 거래”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과 결을 같이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런 일침을 전했다.
“윤석열 측이 이동훈 전 대변인(전 조선일보 기자)에 대한 수사내용 보도와 관련하여, 피의사실공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참으로 뻔뻔한 ‘윤로남불’이다.”
이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마저 “아직까지 사실 관계는 많이 확인된 것이 없다. 이동훈 전 논설위원이 추가적인 정보를 공개하면 그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며 ‘여권 공작설’에 선을 그었다. 그도 그럴 것이, 피의자로 입건된 이동훈 전 대변인이 ‘여권 공작설’이나 피의사실공표 비판으로 이른바 물타기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공작설’ 제기 하루 만에 드러난 수상한 정황
“사기 혐의를 받는 ‘가짜 수산업자’ A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행보 대변인을 맡기 전 피의자로 입건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이 전 논설위원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월 말 입건됐다. 이 전 논설위원은 지난 6월 10일 윤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임명됐는데 이보다 약 2주가량 앞서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던 것이다.” (15일 <뉴시스>, <의문드는 Y공작설…경찰 “이동훈, 尹대변인 맡기전 입건”> 기사 중)
윤 전 총장은 이 전 대변인에 대해 “없는 말 지어낼 사람이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어불성설이다. 이날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 전 대변인이 입건된 시기는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하기 훨씬 전인 지난 5월 말이었다.
‘여권 공작설’의 전제 자체가 흔들리는 ‘팩트’라 할 만하다. 과연 어느 여권인사가 감히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 “Y를 치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는 제안을 할 수 있겠는가.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이 전 대변인이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에게 받았다는 골프채가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높을 수 있는 정황이었다.
“경찰이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로부터 ‘김씨는 골프를 하지 않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훈(51)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김씨에게서 골프채를 빌려 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골프를 즐기지 않는 김씨가 골프채를 빌려줬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전 위원이 김씨에게 새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고 보고, 가격을 300만 원 정도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국일보>의 <“가짜 수산업자 골프 안 치는데..” 캘러웨이 골프채 미스터리> 단독보도의 일부다. 이 전 대변인이 고가의 골프채를 빌렸다는 주장과 달리 김씨는 평소 운동도 싫어했고 골프는 전혀 치지 않았다는 정황을 경찰이 확보했다는 보도였다.
앞서 부득이하게 골프채를 빌렸다 돌려주지 않았다던 이 전 대변인의 주장이 옹색해질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윤 전 총장은 “없는 말 지어낼 사람이 아니다”라고 두둔했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갈릴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가 그간 숱하게 자행한 ‘왜곡’, ‘과장’ 보도와 이 전 대변인의 변명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14일 하루 이 전 대변인은 침묵을 지켰다. 이와 달리 이 전 대변인에게 불리한 갖가지 의혹이 쏟아져 나왔다. SBS는 이 전 대변인이 자사 취재기자에게 취재 정황을 묻는 이례적인 문자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여권 공작설’을 제기한 이 전 대변인이 본인에게 유리한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권이 술렁인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도 ‘이동훈의 물타기’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쯤 되면 열흘 만에 물러난 이 전 대변인을 인선한 윤 전 총장 인사에 대한 신뢰성 문제까지 대두됐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셈이다.
역시나 조선일보 출신?
“이동훈 논설위원이 그 정도 이야기할 정도면 뭐 여권 인사가 개입됐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름을 먼저 공개하는 게 순리 아니겠습니까. 공개를 안 하고 여권 인사 운운하면서 정치공작 몰아가는 것이 바로 윤석열식 수사방식 대변 논리겠죠,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촌철살인이다. 맞다. 실제 여권인사가 개입했다면 그가 누구인지를 먼저 밝히는 것이 순리다. 그럼에도 이 전 대변인은 의혹 제기 하루 만에 이른바 ‘잠수’를 탔다. 윤 전 총장은 그런 이 전 대변인을 두둔하며 ‘여권 공작설’의 군불을 지피고 나섰다. 한 마디로 ‘환상의 짝궁’이라 할 수 있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야만 ‘윤석열 캠프’ 합류 전 입건됐다는 이 전 대변인의 물타기 혹은 거짓말을 명명백백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치권 게이트로 비화되는 ‘가짜 수산업자’의 사기극에 연루된 언론인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주요 언론사들의 사과 및 강도 높은 재발방지책이 나와야 한다. 과거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일간지 및 방송사 고위 간부들이 어디 한두 명이었나. 윤 전 총장의 헛발질은 ‘덤’일 뿐이다.
첫댓글 정말 답답한 노릇입니다ㅜ
ㅈㅅㅇㅂ ㅜㅜ
이건 또 뭔가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