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은지 초등학교 입학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교회한다, 신학생 돕는다, 기숙사 사역한다고 이리저리 뛰다보니 막상 우리 아이들 개학이며 학교 준비며 학교 갈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는데 어제밤 부랴 부랴 준비해서 오늘 오랫만에 우리 아이들 학교에 갔습니다.
우리 은총이는 유치원 2학년 3반
우리 은지는 초등학교 1학년 1반.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직접 차로 바래다 주었습니다. 평소에는 통학 버스가 있는데 오늘은 오랫만에 가는 입학날이라서 제가
여러가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같이 갔습니다.
최근에 교회 개척이며 신학생 돕는다며, 기숙사 사역한다고 이리 저리 뛰다보니 정작 중요한 아이들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서
마음 한구석이 무척이나 씁쓸했는데 어제 밤 선생님께 전화해보니 학비 내지 않아도 일단 학교가서 공부할수 있다고 하셨길래
일단 보내자 하고 마음 먹은 것이 어젯 밤 9시 경이였습니다.
그러니 무슨 아빠로서 책임감있게 살았겠습니까?
오늘 은지랑 은총이 새반 새 선생님을 만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 없이 무겁습니다.
나는 사명감으로 하는데 나는 한다고 하는데 나는 영혼 섬긴다고 도에 지나친? 사역으로 인해서 정작 아이들이 학비가 없다니
그것도 남들가는 국제학교 학비가 없다면 그래도 이해가 되지만 현지인 학교 갈 학비가 없다는 사실에 제 자신이 무척이나
초라하게 느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학교 가니 선생님이 교복이 틀렸다고 하네요.
제가 태국 사람이 아니다보니 태국에서 아직도 회화가 서툴다 보니, 어디서 정보를 얻을수도 없고 다 같은 교복인줄 알았는데
유치원이랑 초등학교는 교복이 아주 약간 틀렸습니다.
그리곤 유치원은 넥타이를 안메는데 초등학교 1학년부터는 넥타이를 맨다고 합니다.
그리고 치약, 치솔, 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책은 다른 아이들은 미리 사전에 등록해서 이미 각자의 반으로 배송되었는데 아직 은지 은총이는 학비를 지불하지 못해서
책도 없다고 지금 가서 책 구입해서 가져오라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당황했죠.
선교사로 외국에 산다는 것은 나 자신은 좀 불편해도 되지만 막상 자녀교육 문제에서는 정말 당황스러운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아직 언어도 완벽하지 않지 정보도 모르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알수가 없고 답답하고 속터지고
당황스럽고....
그래서 다시 차를 돌려 책값 마련하고 치약 사고 치솔사고 다시 학교로 갔습니다.
학교로 간 시간이 점심시간인데 혹시나 하고 가보았더니 은총이는 반 전체아이가 낮잠을 자고 있었고 은지는 태국 여자아이
손을 잡고 밥 먹으러 가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만났는데도 그리 환하게 웃지도 않습니다.
그 자리를 떠나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선교사로 태국에 사는 것.
저에게는 영광이요 저에게는 사명이요 저에게는 고난이 있더라도 기쁨이지만
멀리서 학교간 은지를 바라보는 아버지로서의 마음은 가슴이 찢어집니다.
이 낯선 땅에서 태국어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해야 하고, 태국어 읽지도 못하는데 태국 아이들이랑 같이 수업을 받아야
하고 성격도 은총이처럼 밝고 장난꾸러기 같으면 걱정을 덜하는데 은지는 내성적이고 엄마성격닮아서 생각이 깊은 아이라 잘
적응할까 생각하니 어린게 이 땅에서 아빠로 인해서 고생한다 생각하니 또 눈물이 흐르고.....
은지네 교실은 2층에 있습니다.
2층 가장 왼쪽 교실 1학년 1반 교실.
오늘 가장 늦게 도착해서 그 나마 교실 가장 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현재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어서 다행히 교실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만히 우리 은지 의자에 앉았습니다.
태국에 와서 태국 영혼들을 위해서 눈물로 기도한 적은 있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 위해서 눈물로 기도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같습니다.
하나님이 잘 키워주시곘지....이런 생각으로 우리 은지 은총이를 위해서 가슴서럽게 기도해본적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오늘
은지 의자에 앉아서 기도하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솓아나오는 눈물을 참을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우리 은지 지켜주세요...."
많은 말이 필요없는 기도였습니다.
그저 앉아서 은지를 생각하며 이 아이가 견뎌야 할 앞으로의 장래, 태국어의 문제, 친구의 문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오늘 은지의 책상위에 아버지로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선교사로서의 눈물이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국제학교가 아닌 현지인 학교도 제대로 못보내는 아버지로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불신 영혼을 위한 눈물의 기도와는 다른 말로 표현할수 없는 다른 감정의 눈물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다혈질적이고 충동적이고 급한지 알지만 그만큼 감정또한 기복이 심해서 눈물도 많습니다.
주책스럽게 자꾸 나오는 눈물을 참고 다시 집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선교사님들을 축복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선교사님들이 선교지에서 자녀를 위해서 고생하며 마음아파하는 그 기도를 하나님이 축복해주시길 기도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선교사님들의 자녀들이 주안에서 자라나길 소망합니다.
아내는 몇일 전부터 다시 우울합니다.
책임없이 일만 저지르는 저를 보고 아이들을 보니 감당이 안된 탓인지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확인해보니
김천 한 교회 목사님께서 혹시나 아이들의 학비를 지원할수 있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녁 먹는 자리에서 그 이야기 하니 아내의 눈이 순간적으로 빨갛게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 아내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시길 소망합니다.
대책없이 믿음만 강한? 무책임한 남편으로 인해서 마음이 힘들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일단 학교를 갈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고 다시금 아이들을 위한 아버지로서의 눈물을 가지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돌아오면서 내가 아버지로서 딸을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 인간적 아빠의 사랑에 비하여 우리 하나님의 사랑의 예수님에 대한 사랑,
그 독생자를 죽이시기까지한 그 사랑, 아들을 버리셔야만 했던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금 깨달아서 감사합니다.
학교 마치는 시간 찍어보았습니다.
초등학교 건물입니다.
마지막 시간에 가보니 이렇게 학생 모두가 기도하고 마치는 것을 보니 감사합니다.
이 학교는 치앙라이 위타야콤이라는 기독교 학교이며 지방에서는 사립으로 보통이상 수준의 학교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을 이 기독교 학교에 보냅니다.
우리 은총이...
은초이 옆에 앉은 아이가 바로 은지입니다.
나와서 둘이서 사진 찍자고 하니...
우리 은총이는 늘 사진찍을 때만 깜찍.
우리 은지 은총이 홧팅해주세요.
태국어 잘 적응하고 아이들 잘 적응하고 이 땅에서 아버지보다 더 태국어 잘하고 아버지보다 더 큰 일을 하는 아이들 되게 축복해주세요. 아이들 하나님이 키우십니다. 아멘.
첫댓글 은지 은총이 입학을 축하합니다. 태국에 기독교 사립학교가 있다니 놀랍네요. 잘 적응하고 건강하게 학교 잘 다니길
바라겠습니다.
녜 감사합니다. 100년전 서양 선교사님들이 세운 기독교 학교입니다. 서양 선교사님들의 위대한 헌신으로 현재 치앙라이에는 두 개의 기독교 학교가 있습니다. 감사하죠. 은지 은총이 학비는 김천 주님의 교회 전도사님께서 지원해주시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교사님과 가족들의 헌신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임을 믿습니다. 늘 선교사님과 가족들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님께 영광돌리는 축복받는 가정으로 영광의 면류관을 향해 전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