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예배 후에 고구마 밭 두 번째 풀매기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에 비해 수월하지만 그래도 역시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렇게 서두른 것은 장마전선이 올라온다고 해서입니다. 예보를 보니1주일 동안 비가 내린다고 나와 있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고구마 밭을 그대로 두면 풀이 크게 자라고 비가 많이 와서밭이 질어서 한동안 풀을 못 뽑게 되면 풀이 고구마 순을 덮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일 오후에 뽑고 월요일 새벽부터 뽑기 시작했고 집사람도 함께 해서 오전 중에 끝냈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사택현관문의 테라스 지붕에 방수포를 깔고 싱글을 덮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일이 쉽게 끝났습니다. 방수포를 처음 깔 때는 너무 고생을 했는데 이젠 몇 번 깔다보니 익숙해져서 그런지 시간이 많이 단축된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 서둘렀는데 부작용도 좀 있었습니다. 일을 좀 길게 하다 보니 중간에 너무 배가 고픈 것입니다. 배가 고프니 모든 것이 귀찮아 지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 도달하자 새참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새참의 사전적 의미는‘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입니다. 저는 그동안 새참을 낭만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밭이나 논 주변에 앉아서 소쿠리에 담겨져 있는 음식을 나눠먹는 전원적 풍경만 생각을 했는데 제가 이번에 느낀 새참은 그야말로 쉼을 통한 그리고 굶주림을 채우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오전엔 참고 그냥 들어와서 아침을 먹고 오후엔 너무 힘들어서 물과 수박을 지붕에서 먹었는데 정말 먹고 나니 새로운 힘이 나고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화요일엔 비가 내려서 쉬었습니다. 장마기간은 비가 많이 내려서 짜증이 나는 기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번엔 쉼의 기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비가 내리면 들에서 일을 할 수 없기에 쉬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냥 무조건 쉬지만 사실 대부분의 농사를 짓는 분들은 또 실내에서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 싶습니다. 그래서 한 주간 내내 비가 온다고 해서 그동안 열심히 일한 분들을 위해 점심모임을 만들어 볼까 했는데 긴 장마가 아니라 짧게 짧게 지나가는 장마라 그 시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많이 아쉬웠는데 꼭 시간을 만들어야지 싶습니다. 수요일엔 비가 안와서 테라스 천정 작업을 위해서 콤푸레샤를 새로 구입해서 일을 준비했는데 카타기와 연결하는 밸브도 없는 것입니다. ㅠㅠ
한참 성질이 나서 씩씩거리다가 일단 카타기 없어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작업했습니다. 한참 일하는데 역시 배가 고파지기 시작 했습니다. 비록 화려한 새참은 아니지만 시원한 물 한 잔과 찐 감자 하나만 먹어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새참은 참 좋은 것입니다. 정말 필요한 회복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