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을 읽다가 문득 퇴계 선생의 <過 靑谷寺 /청곡사를 지나며>란 시를 보았다.
청곡사를 지나며 / 퇴계 이황
琴山道上晩逢雨 (금산길 지나다가 늦게 비를 만났더니)
靑谷寺前寒瀉泉 (청곡사 앞 샘에서는 찬물이 솟는구나)
謂是雪泥鴻爪處 (인생은 곧 눈 진흙의 기러기 발자국 같다고들 하니)
存亡離合一潸然 (生死와 離合이 하나의 슬픈 눈물로 흐르네)
이 시는 현재 진주 청곡사 시판에 걸려있는 시로써, 기록에 의하면 이 작품은 퇴계 이황이 1533년 3월 28일 진주 남강 촉석루에 들러 <촉석루>라는 시를 지은 다음, 한 달쯤 후인 4월 말 경 비 오는 날, 진주 청곡사에서 지은 시라고 전해지고 있다. 젊은 시절 퇴계는 청곡사에 들러 돌아가신 셋째 형님을 떠올리며 이 시를 지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퇴계 형제들은 숙부인 李堣에게 글을 배웠는데, 숙부가 진양(진주) 목사로 부임하자, 셋째, 넷째 형이 청곡사에서 공부한 적 있다. 퇴계는 형님이 세상을 떠나자 割半之痛(몸의 절반을 베어내는 아픔)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그런 간절한 표현이 있구나 싶어 나는 감탄했다. 젊은 시절 우리 형님도 청곡사 암자 두방암에서 공부했는데, 작년에 타계하셨기 때문이다.
두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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