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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푸스 데이 현재 총장인 알바로 델 뽀르띠요, 그리고 창립자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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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푸스 데이(Opus Dei) 센터가 설립되었다. 지난 2008년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가 오푸스 데이를 정식 인가해 줌으로써, 한국 오푸스 데이는 대전 탄방동에 아파트 2채를 빌려 2009년 9월 오푸스 데이 남성센터('한밭')와 여성센터('향촌')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독신생활을 하는 오푸스 데이 정회원들이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근거지다.
현재 대전 센터에 머무는 오푸스 데이 회원들은 모두 외국인이며, 남성 4명과 여성 5명이 별도의 아파트(센터)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뚜렷한 활동은 없는 형편이지만, 서울과 대전에서 두어 팀의 기도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에콰도르나 스페인 등에서 온 회원들로 공용어로 채택된 라틴어 전례를 행하고 있다. 한국 오푸스 데이를 위해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에 파견된 사제는 홍지영 신부(38세)다. 그는 유일한 한국 신부로 2004년 로마 교황청립 오푸스 데이 신학교인 산타 크로체(성십자가)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사제로 서품을 받았다. 그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교목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9년 8월 한국으로 파견되어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그밖에 한국에 와있는 오푸스 데이 사제는 필리핀 사람인 솔리스 신부 등 한 명이 더 있으며, 교구 사제 중에는 공식적으로 오푸스 데이 회원이 없으며, 일부 사제들이 오푸스 데이에 협조적인 경우는 있다.
한국인 회원은 정회원은 박재형 씨와 준회원인 최재한 변호사가 있다. 박재형 씨는 현재 홍콩의 오푸스 데이 센터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이따금 한국에 방문하여 한국 오푸스 데이 설립을 추진해 왔으며, 최재한 변호사는 호주에서 오푸스 데이를 접한 뒤 준회원이 되었으며,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 그밖에 회원은 아니지만, 적극적 협력자로 황적인 교수 등이 있다. 한편 준회원으로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는 박요한 씨가 있다.
정진석 추기경과 유흥식 주교, 오푸스 데이에 호의적
오푸스 데이는 70년대 초반에 한국의 일부 평신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였으며, 그 실체가 공적으로 드러난 것은 1986년 11월 17-29일까지 서울대교구 혜화동성당에서 열린 강연회였다. 혜화동 강연회는 오푸스데이 델 뽀르띠요 총장이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혜화동성당 사목회장이었던 박정훈 씨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박정훈 씨는 1987년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을 맡았으며, 유신정권 말기에 국무총리를 맡았던 신현확 등과 함께 2004년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던 국가보안법 폐지와 친일 등 과거사 청산을 중단하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파기하라고 요구한 1,100여 명의 한국내 우익세력들과 더불어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시국선언문>에 서명한 유일한 천주교측 대표였다.
오푸스 데이는 1987년 초에 김수환 추기경을 방문해 허가 지원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러나 1998년에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진석 주교가 오푸스 데이 활동을 청주교구에서 인가해 주었다. 그러나 당시엔 오푸스 데이가 자리잡을 여건이 마련되지 못해서 진전되지 못했으며, 정진석 주교가 서울대교구장 겸 추기경이 됨으로써 다시 구두로 서울대교구에서 오푸스 데이 활동을 인가 받았다. 그러나 정작 오푸스 데이 센터가 마련된 곳은 대전교구였다. 2008년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가 오푸스 데이를 정식 인가해 줌으로써 2009년 대전에 오푸스 데이 센터가 만들어졌다.
한국 오푸스 데이는 아직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기도모임을 통해 신자들에게 접근하고 있으며, 각 교구 주교들과 접촉하면서 가능성을 모색하는 단계다. 지난 6월 14일 오푸스 데이 설립자인 에스크리바 축일에 축일미사를 주례한 것은 한국 주재 교황청 대사인 오스발도 파딜랴 주교였으며, 이번에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로 임명된 한홍순 교수의 경우에도, 홍지영 신부는 "한홍순 교수에게 도움을 받은 적은 있지만, 오푸스 데이 회원이나 협력자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다만 한홍순 교수가 로마 있는 오푸스 데이 주교들과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에스크리바의 저서이며 오푸스 데이 회원들의 영적 안내서로 알려진 <길>은 <가톨릭 다이제스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윤학 변호사가 2003년 8월 '도서출판 흰물결' 명의로 출판했으며, 윤 변호사는 그후로도 오푸스 데이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푸스 데이, 사제독신제 옹호, 여성사제 반대.. 사제들은 반드시 수단과 로만칼라 착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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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지영 신부(오푸스 데이 소속) |
홍지영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행한 인터뷰에서 "오푸스 데이는 성체신심을 강조한다"며, 바티칸공의회 이후 나타난 "수평적 차원보다는 하느님과 일치를 강조하는 수직적 신앙"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사전례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거룩한 분위기에서 엄격하게 실행한다고 말했다. 홍지영 신부는 "오푸스 데이는 제의를 입지 않고 영대만 두른 채 미사전례를 행하지 않으며, 성당이 아닌 장소에서 미사를 행하는 데 부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푸스 데이는 사제독신제를 고수하고, 여성사제를 반대하며, 에스크리바가 강조한대로 인공피임과 낙태 등에 대해서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특별히 독신생활을 하는 사제들과 정회원들에게 '고행'과 '절제'를 강조하고 있는데, 육신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갈고리'라고 부르는 채찍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홍 신부에 따르면, 이런 행위들은 강압적인 의무가 아니며 자율적인 선택이라면서, 이렇게 자기 몸을 다스리면서 신심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화의 도구'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한편 오푸스 데이 사제들은 항상 수단을 착용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복을 전혀 입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푸스 데이.. 정치적 입장 없으며, 직접적 정치참여 반대
한편 홍지영 신부는 "오푸스 데이는 신학적, 정치적인 의견이 없다. 과거에 기독교민주당에 가입해 활동하고, 스페인의 프랑코 정부 아래서 외무부 장관을 맡은 회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며, 평신도의 영성교육을 통해 평신도들이 정치, 경제, 사회, 가정을 바꾸어 나가도록 독려한다고 밝혔다. 홍 신부는 "부패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투쟁이 아니라 소금"이라며, "체제와 싸우며 데모하는 것보다 사회 안에서 거룩한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푸스 데이는 오푸스 데이 이름으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스페인과 중남미 대륙에서는 평신도 회원들을 통해 정치계-경제계-금융계-언론계-교육계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홍 신부는 최근 한국교회의 주교단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낸 것에 대해서 "솔직히 4대강 사업의 타당성에 관해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정치적 견해를 갖지 않는다. 우리는 한국교회 주교단이나 사제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데 반대할 의사는 없지만, 우리들은 그렇게 행동할 생각이 없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미사를 정치적 도구로 변질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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